장점
도입부/후반부 규남이 혼자 뛰는 부분부터는 참 잘찍음
아마 시작 하자마자 규남이 탈주 계획을 치밀하게 구상하는 모습을 보고 오우 이영화 느낌좋은데? 생각한 덬들이 많았을거임... 내가 그랬음
살아도 내가 살고 죽어도 내가 죽는다 되뇌면서 지뢰밭을 거침없이 뛰어가는 규남 그뒤로 지뢰에 걸린 유대위(리현상 보좌), 날이 밝을때 미친듯이 질주하는 규남, 형도 하고싶은걸 하라는 말에 역린이 눌려서 차라리 죽어!!! 소리지르면서 규남을 패는 현상, 어깨와 다리에 총이 맞고도 군사분계선을 넘으려고 애쓰는 씬 등 후반부 장면들은 대체로 다 좋았음 처음과 끝 빼고 그 중간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장면이 북한에서 진행되는점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남한이 등장하는 순간 한 개인의 얘기가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개입할수밖에 없어서 의도적으로 남한은 안나오게 했다고 했는데 탁월한 선택이라고 느꼈음
평소에 뉴스를 보면서 북한사람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상상하던 지점을 자극해서 짧은 시간 내에 규남이 왜 그렇게 처절하게 탈주할수밖에 없는지 제대로 설득함. 영화를 보면서 탈주의 과정을 납득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라고 봄 한국 대중영화에서 (후일담인 마지막 장면 빼고)모든 장면이 북한에서 진행되는 영화는 처음이라 새롭기도 했고
효율 좋은 세트
손익분기점 200만명이면 딱 허리영환데 허용된 예산치 안에서 영리하게 세트 잘만든듯? 특히 인민에게 행복을 간판과 충돌하는 장면 좋았음
북한인에 대한 제한 없는 상상력, 암시적으로만 보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사
퀴어라고 딱잘라 말하지는 않으면서 아슬아슬한 브로맨스만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이제 너무 많아서 식상하다고 느낄 정도인데 탈주는 배경이 북한이라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음, 북한 고위직이 게이라니 대놓고 안보여줘서 그렇지 진짜 파격적인 상상 아닌가? 그렇다고 리현상 캐릭터의 전사를 대놓고 보여줬으면 영화가 길을 잃었을것같은데 특출 한명의 등장만으로 효율적으로 잘 처리했다고 생각함
단점
두 주연의 설정값 차이
임규남은 뛰어난 능력을 지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북한 인민 청년의 평균을 대표하는듯한 캐릭터임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출신 성분이 나쁘다, 어릴적 인연으로 고위직과 친분이 있다 이정도 빼고 딱히 특기할만한게 없음
반면 리현상은 통제광 소시오패스 피아노 천재 러시아 유학시절 남자 연인(얼굴이 송강인)이 있었고 그 시절을 몰래 그리워하는 아내가 임신중인 유부남 게이 북한 고위직임... 농담이 아니라 만화에서도 이정도 설정의 캐릭터는 보기 힘듦
이 과도한 설정때문에 리현상은 누구는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볼거고 누구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것같음
너무 설정값이 극단적으로 차이나서 일부러 다 가진자가 아무것도 없는 자를 추격하는 대조를 위해 이렇게 설정했나 싶긴한데... 그래도 리현상 캐릭터의 튀는 부분을 잡아주고 규남이한테 짧은 회상씬 이외의 자기서사를 좀 추가할 필요가 있었다고봄
도구적인 동혁 캐릭터의 사용
홍사빈 배우가 연기를 잘한거랑 별개로 동혁은 규남의 발목을 잡기위한 장애물로 설정된 캐릭터로밖에 안보였음
규남은 부대식당에서 점프 실패한거랑 지뢰 잘못밟은거 빼고 무려 탈북을 하는데도 극중에서 실수랄게 없음... 명사수에 달리기도 잘하고 임기응변도 좋은 슈퍼솔저 그 자체임
때문에 탈주의 과정이
동혁이가 충동적으로 탈주한다->규남이가 커버쳐주려다가 자기도 잡힌다
동혁이가 잡혀있다->규남이가 구하러간다
동혁이가 총에 맞았다->규남이가 부축한다
이런 패턴의 반복임
나처럼 영화를 보면서 임규남의 미친 능력에 작위성을 느끼고 동혁때문에 답답했던 사람이 많을것같음. 같이 탈주하는 두 병사의 능력치를 비슷하게 조절하거나 두 명을 합쳐서 규남이 가끔 실수도 하는 더 인간적인 인물로 만들었어야한다고 봄
탈주 과정 자체의 개연성 문제
아무리 사람들이 북한 군대에 대해서 모른다지만 그래도 너무 허접하게 그린거 아닌가 싶은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었음
만능의 단어 보위부;; 작품 속 군대가 북한군대라 그렇지 만약 다른 나라 군대였으면 고증얘기로 시끄러웠을듯
중간중간 튀는 CF적인 연출
초반에 양화대교가 나오면서 어린 규남이 어린시절 꿈을 쓰는 시퀀스와(특히 막 쓰다가 운전사에 X치는게 너무 공익광고)마지막에 현상이 커튼 사이에서 러브레터의 후지이 이츠키마냥 아문센을 읽는 장면 연출은 너무 튀었음... 탈주 과정 자체는 날것의 피땀눈물로 그려져서 더 위화감이 듦
전체적으로 단점이 많지만 기본 설정과 몇몇 장면 캐릭터의 매력은 참 좋아서 더 잘만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영화임... 그래도 이정도면 만족하고 봤어! 적어도 구교환 이제훈 두 배우를 좋아하는 팬한테는 인상깊게 남을 필모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