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영화 보기 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가는 걸 선호하긴 하지만
그런 내 입장에서도 진짜 아무 것도 모르고 보러 감 감독도 누군지 몰랐음
수입사가 찬란인걸 알게 됨 소지섭님 또 축복을 내리셨군요 하면서 감사인사를 드림
소리가 나오는데 아무런 화면이 나오지 않아 물음표를 띄우기 시작...
엥...? 영사사고인가? 라고까지 생각함ㅋㅋㅋㅋㅋ 근데 주변 관객들이 아무도 동요를 안함
그래서 나도 그냥 보기 시작하는데 퇴근하고 바로 가서 그런가 너무 졸렸음
잠깐 눈을 감고 소리만 들음 이게 무슨 소리지...? 하면서...
지금 와서 생각하니 이 길었던 무영상유소리 장면은
이 영화가 소리에 집중해야 하는 영화라는 걸 알려주는 장치였던 거 같음
자연스럽게 소리에 집중하게 됨
어느 순간 새소리가 섞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커지고 감은 눈 앞이 환해지길래 눈을 뜨니
풀숲에 앉아있는 평화로워 보이는 가족이 보임
무슨 영화인지 감도 안잡힘 행복해보이는 가족이구나...
잔잔하게 평범한 가족의 일상이 흘러가다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이끌려 나오는 장면이 나옴
응? 저 남자가 뭘 입고 있는 거지...?
헛것 본 줄 알았음 내 기억이 맞다면 저건 나치군복인데? 음?
하지만 급작스럽게 달라지는 것 없이 계속 잔잔함 나만 당황하기 시작함
그 군복 입은 사람들이 떼거지로 나옴 이제 빼도 박도 못함 이상한 영화가 맞는 거 같음
근데 아버지 이름이 회스래 회스요? 네? 그 회스요? 루돌프??? 루돌프 회스?
그러다 어떤 남자들이 들어오더니 뭔가를 소각하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함...
500까지 된대... 뭐가요... 돌아가면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대... 뭘요...
회스랑 소각장...? 그럼 저기가 아우슈비츠임??? 네?????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무서워짐 계속 영화는 잔잔하고 별다를 거 없는 가족의 일상인데,
아까부터 들리던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소리, 배경 저 너머로 보이는 연기와 불빛...
이 가족에게 집중하려고 해도 되질 않음 소리에 집중하게 됨
이 이후부터는 알고서 본 덬들하고 똑같은 감상일테니 굳이 하나하나 설명은 안할게
하지만 진짜 충격이었어
영화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하지만 관련 역사적 정보는 아는 상태라면 이런 느낌이라는거를 남기고 싶었음
의도적으로 디테일을 주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시각적 청각적으로만 정보를 흘리는데
그걸 내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조합하면서 충격과 공포를 느낌 영화는 한없이 잔잔한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