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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챌린저스) 패트릭은 어떻게 (강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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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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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는 누굴? 에 이은 패트릭은 어떻게? 

 

패트릭은 어떻게 이겼을까? 

 

 

역시 패트릭 얘기하려고 관련된 맥락을 다 가져오다보니 글이 매우 길어졌어 미리 미안 읽어준 영방덬들 미리 고마워! 

 

 

 

 

제목과 문체에서 오는 강렬한 자표주의

원덬 혼자만의 생각주의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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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챌린저스는 연애를 테니스에 빗댄 영화야. 어쩌면 인간관계, 어쩌면 그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감정, 또 어쩌면 사랑이야기라고 말해도 될 것 같아. 우리는 무수한 사랑영화를 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음악도 좋고 도파민 터지는 결말도 좋고 각본도 좋고 (local awards는 반드시 저스틴에게 각본상을 줘야해요) 메타포인데도 테니스를 역동적으로 묘사했다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우리는 타시 대신 아트를 이렇게 사랑하지도 않았을 거고, ㅈ방망이 휘두르고 다니는 패트릭에게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끼지도 않았을 거고 유교걸 뺨을 후려치는 타시에게 동질감을 느끼지도 않았을 거 같아.

 

이 영화는 관계 그 자체를 자극적으로 묘사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관계 망 속에 있는 개인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심리가 느껴진거야). 그래서 영화 전체가 매우 섹시한 텐션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성관계 묘사는 매우 수위가 낮아. 아트와 패트릭의 키스를 비추던 카메라는 금새 시선을 옮겨서 그들의 키스를 보는 타시의 표정을 매우 오래 비춰. 타시와 아트의 베드신은 둘이 키스하는 것보다 뒤에 붙은 타시와 아트의 슬픈 표정을 더 오래 보여주는 것 같아. 타시와 패트릭의 성관계는 아예 나오지 않고 타시가 침을 뱉었을 때 패트릭의 표정이 길게 비춰지더니 성관계 후의 둘의 대화로 옮겨가지.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어떤 욕망 그리고 결함 또한 가진 개개인이 각자의 사랑을 향해 가는 여정으로 보여. 그 욕망과 결함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서 감정이입이 가능해지고. 그 여정이 테니스라는 거대한 메타포로도 가려져 있기도 하고, 서로 다른 셋의 욕망과 결함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어서 동시에 경쟁적으로도 드러나기에 굉장히 겹겹이 이야기가 쌓여있으니 알아보기 쉽진 않지만. 내가 읽을때는 아트의 경우 자신의 성지향을 알고 인정하고 진짜 자신을 마주하려는 용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봤어. 타시는 판을 짜는 사람같지만 결국 판위에 움직이는 욕망 중 하나이고. 게임 체인저. 그럼 패트릭은 뭘까. 패트릭은 게임을 즐기기만 하고 남의 부인이랑 자기까지 하는데 마지막에 웃고 네트를 넘어온 아트를 얻기까지 하네? 대체 패트릭은 잘한 게 없는데 어떻게? 

 

 

패트릭이 가진 욕망은 굉장히 뚜렷해, 성욕. 타시 처음 봤을 때도 아디다스 파티에 계속 남아있으면 자고싶어 안달나 보일 거라며 호텔셔틀이나 기다리자, 한 건 패트릭인데 결국 안가고 기다림. 안달난거 맞아오. 호텔에서 대화할 때도 아트가 패트릭은 여친 있다고 하는데, 패트릭은 여친 아니라고 하지. 패트릭은 심지어 그 대화 중에 아트를 좋아하는 마음도 드러나거든. 근데 여친이 아닌 어떤 여자가 있다, sex buddy가 있는 거지.

 

패트릭은 성욕이 넘쳐나. 초반에 모텔 가서 신용카드 결제하는데 한도초과로 못 머물고 나가잖아. 근데 재밌는게 뒤에 들어오는 게 게이커플. '패트릭은 한도초과로 게이들이 머무르는 곳에 못 머문다.' 응, 성욕이 한도초과해서 동성애 zone에 못 머물러. 그의 성욕이 동성애를 넘어서 이성애로 넘어가 버려서 penalty를 먹지. 

 

다시 13년 전 주니어 US오픈 복식날로 가보면, 패트릭과 아트가 타시의 경기를 보러가면서 핫도그 먹으며 하는 대화가 있어. 아트가 패트릭에게 져달라고 말하니까 패트릭은 져준다고 말해. 이 영화에선 테니스가 연애 혹은 연애감정에 대한 거대한 메타포라고 했잖아. '지는 것'은 '사랑을 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거 같거든. 이전 글에서 아트가 패트릭이 자길 좋아하는 걸 어느 정도는 알았을 거라고 했는데, 여기서 아트가 '너는 계속 날 좋아할 거지' 하고 던진 공을 패트릭이 '계속 좋아할 거야'하고 받는 거야(하지만 그 공은 이제 핫도그 포장지가 구겨진 모양이 되어 뒤로 버려지는데). 근데 패트릭이 타시 얘기하고 타시랑 자고 싶어하는 걸 아트는 그 이후로 목격하거든. 근데 그것만으로는 아트는 '웃어.' 패트릭이 호텔 셔틀이나 타러가자고 해놓고는 다리 떨면서 못 떠나는 걸 웃으면서 보고 있거든. 

 

그런데 그랬던 아트가 별안간 화를 내는 게 타시의 부상 이후야.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이 뉴로셀 결승 2세트에서 아트가 인라인 한 공(맞지? 인으로 보긴 했는데 너무 빨리 지나가서 확실친 않음)을 way out했다며 화를 내며 패트릭이 라켓을 부수는 장면. relationship으로 이걸 읽으면, 패트릭은 아트가 정정당당하게 자기와의 경쟁에서 타시를 얻은 게 아니라 중간에서 이간질 하는 등의 정도를 벗어난 방법으로 타시를 얻었다, 고 생각해서 화가 나. 하지만 코드바이얼레이션을 받는 건 정작 패트릭이거든. 정작 선을 넘은 건 패트릭이라는 얘기. 패트릭이 아트를 계속 좋아할 거라고 하더니 그러지 않았고, 타시를 좋아하게 되잖아. 하지만 이때까지는 배신감은 느껴도 함께 타시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 아트는 넘겼을 거 같은데, 패트릭이 타시와의 연애에도 집중하지 않는 모습(타시의 게임을 보러오지 않음)을 보이자 넌 아웃!이 된 게 아닐까. 그 후로 아트와 패트릭은 함께 게임을 하지 않게 돼.

 

패트릭은 연애관계에서 지켜야할 선을 지키지 않아. 초반에 바다에서 하던 대화에도 패트릭은 일하기 싫어서 테니스한다고 말하는데, 연애관계에서도 한 군데 머물러서 헌신하기 보다는 즐거운 곳을 찾아다니는 거지. 타시와의 싸움에서도 타시가 패트릭에게 '2라운드만 되면 이미 이겼다고 생각해서 게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건 아트와 타시와 패트릭의 관계에 그대로 적용돼. 아트가 타시 바로 곁에 있는데도 이미 타시는 자기거라고 생각해서 타시에게 집중하지 않지. commitment 어디 맡겨놨어?  응, 아트에게 맡겨둠 뉴로셀 대회에서 아트와 코트 반대 끝에 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그 모습처럼 아트는 commitment의 화신, 선을 지키느라 재미는 없는 연애를 하고 패트릭은 욕망의 화신, 연애를 즐기기만 하고 자신이 해야할 일은 하지 않아. 

 

패트릭이 선을 넘었다면 그 선은 어디에 정해져 있는 걸까? 영화 후반부 사우나 씬을 보면 아트가 패트릭에게 허세(가진 것을 '넘는' 자신감)는 어디서 오냐, 너 예전처럼 별로로 산다, 그런 느낌의 말들을 하는데, 이 말들은 (다르게도 해석될 수 있지만) 아트가 너 왜 즐기는 연애만 하냐, 하는 거거든. 근데 뒤에 패트릭은 '난 너랑 playing 하던 때가 그립다'고 답해. 아트는 헌신하지 않는 연애의 선을 말하는데  패트릭은 아트와 갈라진 지점을 말하는 거지. 패트릭의 선은 '아트와의 playing'과 이성애 사이에 그어져 있어. 그리고 그 선 안에 진심이 있고 그 선을 넘는 이성애에 진심이 없다는 의미. 

 

패트릭이 동성애에 머무르지 않고 이성애로 넘어가버린 것은 동성애=아트에 대한 마음이고 여기가 '잔고가 없으니까' = 애정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니까 한도초과해서 성욕을 주고받는 연애만 해온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물론 뇌절일 수도 있음. 여튼 내 생각에, 패트릭의 욕망의 내용에는 아트를 향한 마음이 들어있어. 패트릭은 아트와의 관계에서 채워지지 않는 것을 선을 넘어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채우려고 해온 것으로 보여. 

 

뉴로셀 경기 3세트가 패트릭이 '져주는' 게임이 되고, 아트는 듀스 상황에 가서야 그걸 알고 매치포인트에서 포인트를 넘겨버리지. 아트가 타시와 패트릭이 잤다는 걸 아는 것은, 동시에 13년전 자신이 져달라고 했던 말대로, 패트릭이 자신에게 져준걸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해. 테니스라는 메타포를 벗겨내면 이건 패트릭이 13년 전 마음이 있던 그대로 아트를 좋아한다고 표현한 것과 같은 거지. 근데 경기 끝까지 져주지 않고 중간에 그걸 알려줬다? 패트릭은 자기가 져줄 필요가 없이 아트가 이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지. 연애관계로 생각해보면 자기가 혼자 좋아할 필요 없이 아트도 자기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거지. 


아트도 이 게임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는 걸, 아트도 진심을 다해 이 게임을 즐기고 이길 수도 있다는 데 걸어본 거야(이 장면은 그래서 패트릭이 게임체인저로 등극?하는 장면이 돼). 타시대신 타시의 경기에 서서 게임을 하지말고, 자신을 보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신호를 제대로 받은 아트는 자신의 마음으로 자신의 코트에서 서서 패트릭을 보는 거지. 그래서 아트가 웃으니까 아, 먹혔다, 하고 패트릭도 비로소 웃어. 그렇게 셋 사이에서 깨지지 않을 것 같던 tie 상태는 깨지고 드디어 타시를 빼고 둘이 마주하지. 일대일랠리를 하면서 양극에 있던 둘은 가까워지고 아마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겠지?

 

 

패트릭은 한도를 넘어선 성욕이라는 결함을 가지고 본인도 모르게 삼각관계를 만들었다가 그 삼각관계를 부술 계기 또한 주는 '동력' 그 자체인 것 같아. 영화 내내 열심히 '자고'다니면서 잘한 거 하나 없던 패트릭이 어떻게 아트를 '받아 안는가?' 아마도 아트에게 자신을 향한 마음이 있다는 걸 '믿어본' 그 한조각의 용기가 잘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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