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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그어살) 호와 불호가 공존하는 후기..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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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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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와 불호 포인트를 나눠서 적어볼게


-불호

처음 시작부터 전쟁에 대한 이야기와 시대적 배경으로 영화가 시작해서 여기까진 뭐 워낙 반전 이야기를 많이 등장시키는 사람이라 그냥 그랬음. 근데 내가 문제점이라고 느낀 부분은 그 반전 이야기를 너무나 시혜적인 관점에서 했다는 거. 전쟁에 대한 고찰이나 반성은 하나도 없고 '봐 전쟁을 하면 이렇게 불쌍한 사람들이 생겨 전쟁은 슬퍼' 에서 끝남. 그마저도 중반으로 갈수록 그 색이 약해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다 덮어두고 전쟁을 소재로 사용하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음. 반딧불이의 묘도 사실 전쟁 관련해서 논란이 엄청 많은 작품이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래도 그 작품을통해서는 전쟁의 참상, 국가 권력으로 인해 희생되는 것들 등을 전달 받았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부분조차 존재하지 않았음. 


그리고 받아들이기 힘든 등장인물들의 태도. 처음에 새엄마 나츠코를 봤을 때 엄마와 똑 닮았다고 해서 나는 그냥 아빠가 취향이 소나무인가 이러고 넘어갔는데..그게 설마 엄마의 여동생이어서 그랬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음. 이 설정 자체가 너무 크리피함. 저때 당시 일본에 있던 시대적 풍습머시기라고 반박? 해명? 설명? 할 수도 있겠지. 근데 어쨌든 이 영화를 보는 관람객들은 2023년 살아가는 사람들임..이 설정을 받아들이기 불편한게 당연함. 이 설정 때문에 나중에 히미(마히토의 엄마의 옛 모습)가 하는 행동들 역시도 이해할 수 없게 됨. 자신의 여동생이 자신의 아들의 남동생을 임신함->전혀 거부감 없고 여동생을 아끼고 보호해줌. 마히토는 어떠하냐? 나중에는 이모 즉 새엄마 나츠코를 진짜 엄마라고 받아들임. 대체 이게 뭐냐고 왜 나만 빼고 너네는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냐고!! 


이번 영화를 보고 느낀 가장 큰 불호 지점은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였음. 결국 영화는 매개체잖아. 감독이 영화에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무언가를 담을 것이고 그게 전달될 때 비로소 관객들은 무언가를 느낌. 근데 이번 영화는 너무 뭉뚱그리고 모호하고 불친절해서영화를 보고나면 '재미 없는 건 아닌데..그래서 뭐 어쩌라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됨. 영화는 단순히 영화로만 봐야한다는 입장(어떠한 매개체가아니고 메세지를 찾으려 하지 마라)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통한 감정과 메세지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입장에서는실망적이었음. 특히 마지막 끝나는 장면이 정말...그래서 이게 뭐지? 하고 끝나버림. 뭔가 뒤에 더 있어야만 하는 영화 같다고 생각했어.


-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있었어. 수작이다, 미쳤다, 너무 재밌다 정도는 당연히 아니지. 하지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다 맘에 들지 않았거나 도중에 뛰쳐 나가고 싶거나 그러진 않았음. 그 어떤 은유나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영화의 표면만 보면 그럭저럭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함. 


남편이 사라진 아들과 새부인을 찾으려고 할 때 할머니들이 들려줬던 이야기 속에서 마히토의 친엄마도 1년동안 사라졌다가 그대로 웃으며 돌아왔다고 했는데 이게 결국 후반부에 각자의 문을 열고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세계를 선택한 히미의 모습과 연결되는 게 나는 되게 좋았음. 또마히토가 나츠코의 산실로 들어갔다가 두 사람이 쓰러졌을 때 히미는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 소원을 비는데, 이때 이미 히미는 마히토가 자신의 아들임을 다 알고 있었다는 것도 좋았음. 그냥 나는 전체적으로 히미 나오는 부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 


그리고 이건 호에 넣긴 좀 애매하지만 굉장히 형이상항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변증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 인상 깊었음. 영화의 표면만 보면 추상적이고 고정적인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음. 근데 결국 기성 세대가 지키던 세계, 기성 세대가 이상이라고 생각하고지켜왔던 세계가 무너지고->마히토가 선택한 세계 즉 기성 세대는 틀렸다고 생각했지만 우리(신세대)가 어쨌든 선택했고 바꾸어야 하는 세계로넘어가는 흐름이 좀 기억에 남았음. 


결국 제목이 뜻하는 바는 큰할아버지와 마히토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서 그나마 전달된다고 생각함. 우리가 선택한 세계는 이제 무너졌으니 너희가선택한 세계를 살라고, 그리고 그 세계를 어떤 세계로 만들지는 너희에게 달렸다고 하는 것 같음. 그런 의미에서 은퇴작 혹은 유작의 향이 많이 풍겼다고 느꼈어. 뭐 결국 은퇴를 안하시기로 했지만 킁..


글이 너무 길어졌네...하하 근데 나름 좋았던 지점도 있었고 비판할 지점도 있어서 공유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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