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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콘토피아) 어쩌다봤는데 이 리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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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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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SNS 세대의 격투기를 섬뜩하게 다룬 <잉투기(2012)>,판타지 성장물 <가려진 시간(2016)> 등 섬세하면서도 함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엄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삭막하면서도 단단하게 다져진 대한민국의 아파트 신드롬을 여과없이 통찰하며 뒤틀린 아파트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을 디스토피아로 부각시킨다.

하지만 집단이기주의로 표출된 황궁 콘크리트 아파트는 아포칼립스로 초토화 되면서 유일한 기득권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르며 그 자리를 대신한다.

기존의 멸시와 천대에서 이젠 대재앙으로 황궁아파트가 새로운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잡는다.

극중내내 정부와 정치 캐릭터라고는 고작 지역구 기초의원과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국회의원이 잠시 허세로 등장할뿐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는 오로지 황궁아파트 입주민인 '내부인'만 존재하고 그외 모든 주민은 '외부인'으로 바퀴벌레 취급된다.

대재앙 이전의 무시와 모욕의 대상이었던 내부인들은 새로운 기득권이 되면서 생존을 위한 결기와 응집으로 김영탁(이병헌) 중심의 비대위공동체 즉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 외부인 출입금지/거주지 분리/끼리끼리 공동체)가 구성된다.


◇ 감독의 승리...서사를 돋보이게 하는 메타포와 미쟝센(mise en scene)

언뜻보면 앵글이 빠르게 스쳐가지만 극속에서 자주 등장시키는 메타포가 바로 역사와 정서깊은 시골마을 초입에나 있을법한 우뚝솟은 고목이다. 103동(구축 황궁아파트),111동(신축 드림펠리스/극중 나란히 클로즈업 된다)과 함께 의연하게 치솟은 고목의 신박함이 페허와 무너져내린 콘크리트와 대비되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더한다. 이 거목은 1970년대 아파트가 만들어질 즈음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강한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외부 침입자 처리와 아파트 주민들의 굳은 결기와 결의를 다짐하는 중요한 순간마다 또는 영탁의 메가톤과 함께 주민들의 응집이 필요한 순간마다 고목을 정면으로 등지고 앵글이 스치듯 지나간다.

영탁이 결의를 다지며 메가폰을 잡을때나 걸쭉하게 윤수일의 <아파트>노래를 부를때나 어김없이 그자리에 선왕당 고목처럼 자리를 지키며 서있다.

유일하게 황궁아파트 일부와 웅장한 고목은 높이 솟아있고 몇백년은 족히 될법한 온전한 모양새로 우직하게 버티고 서있다.

마치 온갖 역경에도 꿋꿋이 버텨내면 살아지는 것이고 '살아있으니 그냥 사는 것'(따뜻한 이웃의 엔딩대사)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거목 주위 곳곳에 보여지는 콘크리트 구덩이는 불완전한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또다른 메타포는 무너져 내려 폐허가 되버린 교회건물 속에서 방범대장 김민성(박서준)과 절망의 끝자락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불어넣는 그의 아내(박보영)가 한평 남짓 관 모양의 작은공간에서 마지막을 함께할 때 옆으로 누운채 깨진 창문으로 보여지는 클로즈업은 예수와 그의 제자들의 '사랑'이다.

세번째는 시퀀스가 이동할때 플래시백(flashback) 촬영기법인데 2D 영화를 보면서도 언뜻 좌석 전체가 뒤로 밀렸다가 순간 스크린 앞으로 쭉 빨려들어가는 입체감을 느끼게 했다.

전체 스크린이 황궁아파트를 중심으로 줌인(drone shot) 돼다가 순간 줌아웃 되면서 마치 도로에서 정지된 채 밀린 자동차 옆을

옆차선 버스가 지나쳐갈때 내가 뒤로 밀려나가는 반작용처럼 쭉 밀리는 착시현상이 몇번 나타난다. 아마도 3D로 보면 그 느낌이 더 실감날듯 하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보기에 따라 디스토피아로 보여지지만 페허가 되버린 집 벽에 걸린 문구들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 '예수와 제자들(깨진 창틀 삽화)' '무너진 집 벽에 걸린 평화로운 전원주택' 등 큰결에서 보면 역설적인 유토피아를 추구한다.

또한 독특하게도 디스토피아를 다루면서 기존의 정서인 뻔한 정치권력의 억압이나 다양한 종교관의 갈등(신의 저주)을 표출하지 않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저 상황에서는 나도 그럴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지독하게 절망스럽고 슬프지만 눈물이 나지않는 이유는 그 자리에 '희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담대한 세계관과 다양한 내러티브를 심어줬기 때문이다.

민성(박서준)과 그의 아내(박보영)가 보내주는 편견없이 이웃에 베푸는 사랑은 일면식도 없었던 또다른 따뜻한 외부인이 전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유쾌한 이웃>으로 묘사된다.



https://m.blog.naver.com/dkschool00/223182102500


콘유는 해석보는거 진짜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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