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팀워크의 승리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여름에 겨울 분장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만큼 고생이 심했다. 한컷이 끝날 때마다 달려가서 배우들의 분장을 고치는 일의 반복이었다. 마치 레이싱팀처럼 일사불란하게 작업하고 빠지는, 그야말로 팀워크의 승리였다. 함께 고생한 만큼 유달리 애정이 더 가는 작품이다. 나중에 시사회 때 스크린을 보고 벅차서 우리끼리 따로 회식도 했다. (웃음) 영탁은 이병헌 배우의 괴력을 새삼 확인한 캐릭터다. 그는 디테일한 설정을 추가하면 그걸 마치 제 몸처럼 소화한다. 이병헌 배우만큼 성실하고 준비된 배우를 본 적이 없다. 오래 알고 지낸 만큼 서로 놀리면서 작업을 하는데, 너무 과한 거 아니냐고 투덜대면서도 캐릭터가 잘 표현되면 누구보다 기뻐하는 게 느껴진다. 배우 얼굴을 다르게 만진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워낙 바빠서 분장 테스트 촬영을 제대로 못하고 넘어갈 뻔했는데, 그럴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해서 결국 무사히 마쳤다. 결과적으론 전체적인 톤을 잡아주는, 언제나 믿음직한 배우다.
다른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애착이 간다. 박서준 배우의 경우 워낙 반짝이는 마스크를 가지고 있고 뭔가 만져보고 싶은 배우다. 민성 캐릭터에선 그걸 지우는 게 관건이었다. 최대한 생활감과 피로함이 묻어나게 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럼에도 눈이 반짝이는 걸 감출 수 없는 게 좋았다. 박보영 배우의 경우엔 큰 변화가 있어선 안되는 캐릭터라서 나약한 면모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지만 분장을 좀더 과감하게 했어도 나쁘지 않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혜원 역의 박지후 배우는 테스트 촬영을 해보고 무척 놀랐다. 보라색 머리는 혼란스런 영화의 성격을 반영한 색깔이었는데 거기에 먼지를 뒤집어씌워 빛바랜 보라색을 만들었다. 불안한 표정과 창백한 표정이 더해져 후반부의 분위기를 잘 잡아주었다.”
https://naver.me/F1elKjKZ
콘유는 분장도 진짜 자연스러웟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