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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오펜하이머) 이론과 현실, 사람과 욕망 사이에 원자폭탄 (ㅅㅍ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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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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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렵다고 이미 들어서 잘 각오하고 갔는데 엄청 재밌게 봤음

놀란이 큰 얼개를 먼저 짠 다음에 스토리를 넣는다고 했는데 그게 정말 맞구나 싶더라

 

큰 그림은 스트로스가 오펜하이머를 청문회이자 일종의 마녀재판을 하는 과정 및 스트로스가 국정 청문회를 하면서 오펜하이머 이슈가 나오고 결국은 이 쪽도 청문회에서 도덕적 재판으로 넘어가게 되는 구조임

그 안에 오펜하이머의 대학 생활 및 라스알라모스 생활, 원자폭탄 개발 역사가 그려지는 건데

스트로스의 시선은 흑백장면으로 나오고 오펜하이머의 시선은 칼러장면으로 그려지게 됨

 

놀란 감독은 대단한게 주인공이 무조건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묘사하지 않음. 

주인공은 오펜하이머와 서브주인공인 스트로스 둘 다 영화에서 보면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그려짐

오펜하이머는 너무 똑똑하고 자기가 추구하는 과학밖에 몰라서 사람 구분도 자기와 같은 똑똑한 과학자 아니면 스트로스 같은 미천한 일반인으로 나눠서 인식하고 자기 애들도 남 교수한테 거의 고아 맡기듯이 맡겨버림. 그러면서 나중에 원자폭탄 성공하고 미디어에서 띄워주니까 가족 이용해서 사진 찍는 엄청난 이기적인 사람임. 또 대놓고 바람 엄청 피고 못된 말 엄청 한다고 하잖아

스트로스도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가로서 과학자들을 동원해서 국가 산업 진행하는 사업가로 나오는데 자기를 무시한 과학자들에게 복수하려고 오펜하이머를 희생양 삼아서 정치력으로 묻어버리려고 함. 

근데 이 영화에서 이 주인공 둘의 차이는 얼마나 남에게 솔직한가, 그리고 자기의 실수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느냐 아니냐 같아. 

오펜하이머는 영화 내에서 자기의 편견을 대놓고 드러냄, 그러나 주변에서 너무 사람이 투명하게 보이니까 너가 뭐 그렇지.. 저 친구가 이런 부분은 모자라지만 다른 부분이 특출나니까 하고 사람으로서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스트로스는 자신의 정치력을 통해서 큰 그림 그려서 남을 통해서 과학자를 골탕멕이려고 하다가 자기도 결국은 오펜하이머처럼 몰리는 처지가 됨.

또한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보고 자신의 이론을 궁극적으로 추구하여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서 폭탄이라는 걸 개발하게 된 건데 결국 또 다른 폭력과 더 무서운 과학적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는 걸 대면하고 이 후폭풍을 자기의 업보로 여기고 받아들임

하지만 스트로스는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고 세상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무관이 조언도 해주지만 전혀 뉘우치지 않고 분노함

이런 점에서 놀란 감독이 인간은 한계가 있고 완벽할 순 없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줬음

 

또한 천재 과학자들이 그리 모여도 과학 발전의 결론은 예측할 수 없고, 이를 오용하는 사람의 욕망 문제라는 걸 드러내고 있어

과학자들은 단순히 새로운 양자물리학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 및 나치에 죽어가는 유대인 동포들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현실에 구현한 것뿐인데 그 폭탄이 아직까지 몇천개가 전세계에 남아서 냉전을 치루고 있는 거잖아.

오펜하이머도 그 결과지를 보고 좀 제재하시죠 하지만 트루먼 대통령은 우리가 최고인데 더 발전시켜야지. 어차피 원자폭탄 버튼 누른 건 나잖아 너겠니? 하면서 나중엔 오펜하이머한테 정부가 위협하는 걸 보고 다 부질없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국가 사상도 보여주고 있고. 

그런 점에서 자기 파괴적인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너무 과하구나 생각도 들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도 생각도 들고, 과욕으로 버튼 하나만 끝나면 지금의 일시적 평화 상태도 얼마던지 영화 결말처럼 될 수 있겠구나 싶더라. 그런 점에서 결말의 오펜하이머의 행동이 백프로 이해가 되었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 스트로스의 청문회가 재판이 되는 과정이었는데 자기도 오펜하이머를 불법적으로 증거 자료도 안 주고 마녀재판을 진행하면서 그 절차도 자기도 당하는 모습은 좀 속 시원했음

 그 점에서 권력이나 정치에 눈치 보지 않고 오펜하이머처럼 과학에 미쳐있는 과학자들이 그를 보호해준다는 점이 더 인상깊었고. 다들 그의 순수함과 뾰족하지만 강직함을 인정했다는 거니까

스트로스의 흑백장면과 오펜하이머의 칼러장면 대비는 정치와 권력, 매카시즘에 왜곡되어 제대로 현실을 보지 못하고 얼어있는 그 당시 사회와 날카로웠지만 이론과 과학에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그당시를 더욱 대비해서 흥미로웠음. 

 

배우진들이 완전 호화 오브 호화더라. 연기 다들 잘하고 조쉬 하트넷, 게리 올드만, 케이시 애플렉, 라미 말렉, 데인 드한, 케네스 브라너, 알덴 에른레히가 조연으로 나올꺼라고 생각을 아예 안 해가지고 연기에서 무너지는 장면이 하나도 없더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후반부 1인 연극 같은 독백 장면은 햄릿 원맨쇼 보는 줄 알았다.

에밀리 블런트의 강한 여성의 의지와 생각을 보여주는 장면도 멋있었음. 원래 연기 잘하는 건 아니까

맷 데이먼은 "미국 군인" 그 자체임. 연기 원래 잘했는데 확실히 기본값은 해주는구나 싶었음

킬리언 머피는 3시간 내내 나와서 화보 그 자체임 

 

영화 연출도 계속 꺠지고 부서지고 입자가 가루가 되고 주변으로 펼쳐나가는 걸 보여주면서 양자역학을 장면으로 구현하려는 게 흥미로웠음

여자 캐릭터가 너무 소모적으로 쓰인 것도 있기도 한데, 너무 나오는 인물들이 많아서 몇 캐릭터 말곤 다 잠깐 잠깐 나오고 마니까 놀란이 스트로스랑 오펜하이머 중심으로 그리기 바쁘고 그렇게 그림에도 주변 팩트는 잔잔바리로 챙기느라 정보가 계속 들어와서 머글이면 아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아

 

보면서 역사적 사실을 그리지만 단순히 밝은 면만 아니라 후폭풍이나 어두운 면도 복합적으로 그렸고, 천천히 단계적으로 묘사하면서 끊임 없이 현재와 과거가 교차된다는 점에서 <퍼스트맨>이 떠올랐는데 <퍼스트맨>보다는 템포가 빨라서 조금더 대중적이라고 느꼈음

 

여러가지로 해석할 거리가 많고 놀란의 디테일도 확실하면서 큰 구조도 꽉 짜여져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강추라고 생각함

퍼스트맨처럼 느리지만 진중하게 나아가는 영화가 싫다면 조금 고민해보고 가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왜냐면 3시간이거든 ㅋㅋㅋㅋ

난 5개 만점에서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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