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하 <미션 임파서블 7>)의 미션 하달 장면은 전혀 다른 맥락을 보여준다. 에단 헌트는 장치를 전달하러 온 요원이 신참이라는 걸 파악하고, 그에게 암호를 주고받는 절차를 알려준 후 다음과 같이 말한다. “IMF 합류를 환영하네. 자넨 옳은 선택을 한 거야.” ‘어떤 장치인가’가 아니라 ‘누가 장치를 전달하는가?’와 ‘그에게 에단 헌트는 어떤 감정을 갖는가?’가 핵심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보아온 관객이라면 이 장면에서 여러 생각을 할 것이다. 약 30년 전 에단 헌트도 이런 임무로 IMF 생활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IMF 요원이 되는 것이 그에게도 옳은 선택이었을까? 그런데도 신참에게 “IMF에 온 걸 환영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생각에서 나온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에서 에단 헌트가 보여준 감정이 <미션 임파서블 7> 전체의 정서처럼 느껴졌다. 영화 내내 에단 헌트를 움직이게 만드는 건 바로 ‘걱정’이기 때문이다…”
“…7편의 에단 헌트는 IMF 요원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유령처럼 살아온 첩보 요원인 그가 새롭게 마주한 적은 자가발전한 인공지능이다. 에단 자신보다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이 인공지능은 에단 헌트를 죽이기 위해 그의 과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아마도 이 과거의 진실은 파트 2에서 더 자세히 나올 듯하다). 그래서 7편 내내 에단 헌트가 떠올리는 것은 자신이 IMF 요원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이후 유령처럼 살아온 기억이다. 그래서 ‘걱정’이 많아지는 것이다. 자신을 지켜주고 자신이 지켜온 동료들에 대한 걱정, 인공지능을 손에 쥔 세력이 지배하게 될 세상에 대한 걱정이다. 극 중 에단 헌트가 몸을 던져가며 벌이는 액션 또한 ‘걱정’을 기동력 삼는다. <미션 임파서블 7>에서 에단 헌트는 무언가를 훔치기 위해 달리지 않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달린다. 오토바이를 타고 산 위를 달리다가 낙하산을 펴고 날아가는 장면은 표면적으로는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지만, 혼자 두어서는 안 되는 사람 때문이다. 베니스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에서도 그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며 싸운다. 관객 입장에서 이제 볼 만큼 봤다고 생각했을 때 등장하는 특급열차 시퀀스 또한 마찬가지. 이전 시리즈의 마지막 액션 장면이 에단 헌트의 탈출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작품의 마지막 액션은 새로운 동료들과의 관계를 위해 설계된 듯 보인다...”
“…, <미션 임파서블 7>의 카체이싱 장면에서 에단 헌트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맘 좋은 아저씨처럼 보인다. 이러한 인상은 <탑건: 매버릭>에서 친구의 아들을 지키려 했던 것과도 다른 이미지다. 매버릭은 아날로그 시대의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걸 입증했지만, 에단 헌트는 과거의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딱하게 바라본다. 심지어 그 상대가 자신을 죽이려는 적이어도 말이다...”
“…<미션 임파서블 7>에서 에단 헌트에게 던져진 질문은 그 자체로 시리즈의 근사한 마무리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그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동시에 이 질문은 거의 매년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적으로부터 내 편을 구하는 남자를 연기했던 톰 크루즈의 배우 역사에도 고스란히 대입된다. 그래서 <미션 임파서블 7>의 에단 헌트가 어느 편이 아닌,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편을 선택하는 건, 기대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아직 파트 2가 남아 있지만).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배우이자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타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시리즈에서 선택한 마침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션 임파서블 7>을 보고 있으면 여느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위로’의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당히 뭉클하다.”
https://www.vogue.co.kr/2023/07/19/미션-임파서블-7-블록버스터-그-자체였던-배우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