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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슬램덩크에서 가장 늦게 성장한 남자 - 농구광에서 농구 선수로. 서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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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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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캐릭터를 말하자면 단연 강백호일 거다. 농구를 시작한 지 4달 만에 북산의 스타팅 멤버로 뛰는 강백호의 성장은 가파르고 비약적이다. 그렇다면 성장이 가장 느린 캐릭터는 누구일까? 나는 의외로 서태웅이라고 생각한다.

https://img.theqoo.net/JvHkQ

중학 시절부터 주목받던 완성형에 가까운 천재. 그는 정대만처럼 모두의 기대 속에 고교 리그로 올라왔으나 정대만과는 다르게 기복이 거의 없다. 외형상 그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는 풍전의 에이스 킬러 남훈에게 부상을 입고 시력에 문제가 생겼을 때가 전부다. 포지션이 특별히 정해지지 않아도 좋을 정도의 올라운더. 다혈질의 송태섭이나 예상보다 유리멘탈인 정대만, 심지어 주장 채치수조차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강철 같은 멘탈로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데다가 강한 상대를 만날 때마다 업그레이드 속도도 엄청나다. 농구만 생각하는 농구 도아후. 농구미치광이. 그런데 그의 성장이 가장 느리다고?

New power generation

북산의 거의 모든 멤버들이 자신들의 과거에서 기인한 한계에 부딪힐 때, 서태웅만이 유일하게 내적인 갈등이 거의 없다. 과거의 일탈로 인해 고질적인 체력의 문제를 겪는 정대만, 약체 북산이라는 팀 자체를 어깨에 얹은 채 매 시합을 치르다 보니 결국은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전국제패를 확신할 수 없게 된 채치수, 의미 없는 싸움으로 시간을 버리고 다녔던 강백호와 형의 그림자와 함께 뛰던 송태섭까지. 서태웅만이 유일하게 오점으로 남을 과거도 발목을 잡는 사연도 없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한 캔버스. 눈부신 재능이 있다면 명암도 존재해야 할 텐데 심지어 서태웅은 (많이들 오해하듯이) 나태하거나 오만하지도 않다. 그와 가장 닮은 캐릭터는 정우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백호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찾지 못하거나 운 좋게 찾아냈다 하더라도 정대만처럼 놓쳐버리기도 한다. 겨우 이 두 가지 함정을 피해 가면 이번에는 채치수처럼 주변의 상황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우성과 서태웅은 이 모든 것들로부터 비껴 나있다. 어린 나이부터 또래에 비해 독보적인 재능을 보유했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강백호가 2만 번의 슛 연습을 할 때, 이미 서태웅의 슛 연습 누적치는 100만 번이었다. 시간의 결이 겹겹이 쌓여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압도적인 차이를 인지한 강백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여기에 스스로의 실력을 정확히 인지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찾아내는 집요한 승부근성이 더해져 실로 서태웅은 정진하는 천재라는 기묘한 조합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만화적으로는 흔치 않은 존재지만 (그래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지만) 사실 현실에서 대부분의 톱클래스 운동선수들은 이 전형에 가깝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을 알고 있다.
스스로의 내면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다. 그래서 생각보다 삶도 사고도 단순하다. 어떤 위협이 와도, 어떤 방해물을 만나도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태도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 그게 무엇이 됐든 모든 과정을 통해 분명히 성장할 자신을 알기 때문에. 이것이 서태웅의 가장 큰 재능이다.

중학 리그를 경험하고 고교 리그에 데뷔하고 이윽고 미국 유학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단선적이다. 강백호처럼 드라마틱한 비약이 아니라 단계적인 상승이자 차곡차곡 쌓여가는 스펙이다. 덜어내야 할 군더더기도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향해 직선으로 내리꽂는다. 직선에는 낭비하는 시간도, 버리는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

그는 강백호와는 정확히 반대 위치에서 모두의 기대 속에서 북산에 입학한다. 재능과 승부욕, 그리고 성실함이라는 올 패키지로. 채치수만의 꿈으로 사라질 뻔한 전국제패도, 안경선배의 늦어진 은퇴도, 아마도 안감독의 정신적인 복귀까지도 어쩌면 이때부터 이미 서태웅의 어깨에 걸려있었는지도 모른다.


(후략)


전문은 출처 :
https://brunch.co.kr/@soulandu/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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