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신론자인데 천주교인인 엄마에게 잡혀서 개봉 당일날 강제로 시청당했어
그래서 기대가 극극극 마이너스였어
엄격 진지 근엄 + 고난과 역경이 있을 때 하느님ㅠㅠ 하면서 기도하면 💥짠💥 하고 해결되는게 아닐까 했었거든....ㅎㅎㅎㅎ
근데 내가 생각한 영화가 아니었어
물론 신파 조금 있긴함 천주교 영화라서 하느님도 어느정도 찾긴함!
하지만 의외로 적거나 담담하게 그려서 거부감이 덜했고
고난이 있을 때 마냥 하느님 찾기보다는 어떻게든 버티고 이겨내고서야 한숨 돌리면서 후ㅠ 이것도 하느님의 뜻이겠지요.. 이런 정도더라고
그리고 아주 무겁고 지루할 것 같은 분위기는 김대건 신부님 덕분에 많이 밝았어ㅎㅎㅎㅎㅎㅎ
기본적으로 방긋방긋 웃상이고 긍정적이고 호기심도 학구열도 많아서 암울한 일 없으면 대부분 표정이 😃😄🤩😍😭 이런 재질이었엌ㅋㅋ
후반부로 가면 여전히 웃기는 하는데 어딘가 초월한 사람마냥 좀 더 담담한 웃음인 것도 아주 좋았어
그리고 1800년대의 동서양이 골고루 나오다보니 각각의 차이점을 보는 재미도 있었어
일단 의상부터 한복부터 시작해서 치파오, 사제복, 프랑스 해군, 영국군 등 국적이 다양하니 의상도 엄청 다양하고 화려해
배도 네모난 조선배, 빨간 돛의 청나라 배, 화려하고 큰 프리깃도 나오고
그런걸 마주해야 했던 조선 사람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생각해보니 참 기분이 이상하더라
단점으로는 아무래도 고난을 강조하려다 보니 김대건 신부님이 고군분투하는 씬을 너무 길게 늘려놨어...
그리고 시간대가 순간적으로 몇달 몇년씩 바뀌는데 크지않은 자막으로 휙휙 지나가다 보니 나도 몇번 놓치고 엄마는 더 많이 놓치셨더라고
배경이 1800년대 동양이다 보니 그 당시의 세계사 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 점도 조금 단점이었어
아편전쟁이 나오고 중국 배경에 영국군 프랑스군이 자꾸 나오니까 엄마는 많이 어려워하셨거든ㅠㅠㅠㅠ
그리고 이건 내가 봤던 관만 해당할 수도 있겠는데 영화관에서 역대급으로 관크를 당했어
아이고 자매님도 오셨어요~ 하는 대화는 기본이고 고문씬에서 벨소리가 수차례 울리질않나
뭘 드시려는지 비닐봉지를 계속 부스럭거리기도 하고 의자 발로차기에 정말 종합세트였음ㅠㅠㅠㅠ
영화 자체는 생각보다 마냥 무겁거나 지루하지도 않고 배경과 의상도 다양하니 재밌어서 혹시 관심있으면 한번 보는거 추천할게
굳이 천주교때문이 아니라도 시대배경도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 김대건 신부님의 일대기로만 봐도 충분히 재밌어
보러가기 전에 유튭에서 아편전쟁에 대한 짧은 영상 보면 더욱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