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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vy Is The Crown”
지난 월드 챔피언십 스킨이 밝고 파워풀한 느낌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그 방향성이 달랐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느꼈던 막중한 중압감과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는 2024 월드 챔피언십의 주제곡 ‘Heavy Is The Crown’의 제목처럼, 왕관의 무게를 짊어진 그들의 서사를 스킨에 온전히 녹여내고자 하는 시도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선수들은 화려함보다는 무채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하되, T1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포인트 컬러로 더해달라고 요청했다. 디자인적으로는 “날카롭고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추구하는 동시에, 전장의 선봉에서 함께 싸우는 용맹한 전사의 이미지가 드러나기를 원했다.
개발진은 선수들이 결승전 개최지였던 영국 런던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스킨의 메인 테마는 ‘고딕 스타일의 기사단’으로 설정됐다. 검은색과 은색이 어우러진 갑옷으로 중세 기사의 묵직한 느낌을 살렸고, 여기에 검은 그림자와 붉은 번개 효과를 더해 T1이 가진 어둡고 강력한 힘을 표현했다.
바로 이렇게, 왕관의 무게를 이겨낸 챔피언들의 이야기가 스킨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케리아 - 파이크
케리아는 이번 스킨의 주인공으로 ‘파이크’를 선택했다.
첫 미팅에서 그는 지난 월드 챔피언십 우승 스킨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세련되고 위협적인 암살자를 메인 컨셉트로 설정했다.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차분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뮤트 톤을 활용해달라는 그의 제안은 이후 이번 우승 스킨의 전체적인 컬러 팔레트 작업에 큰 영향을 줬다.
특히 그는 파이크의 특징적인 어깨 갑옷을 뾰족한 칼날 모양으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는데, 스킨 제작자는 “해당 디자인이 자칫하면 투박하게 보일 수 있어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스킨의 귀환 모션에는 독특한 사연이 있다. 평소 파이크를 선장 컨셉의 챔피언으로 알았던 케리아는 귀환 시 그가 T1의 함선을 타고 항해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를 바랐고, 이는 실제 귀환 모션에 반영됐다. 파이크의 함선에는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가 2개 들어 있는 보물 상자가 있으며, T1의 깃발을 꽂고 더 많은 보물을 찾기 위해 하늘의 별을 따라가는 애니메이션이 출력된다.


제우스 - 나르
스킬 이펙트는 ‘제우스’라는 자신의 닉네임에 걸맞게 번개가 포함된 VFX 효과를 추가해달라는 그의 요청을 반영하여 제작됐다. 전체적으로 붉은색 톤으로 그려진 스킬 이펙트에선 ‘Heavy Is The Crown’의 로고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스킨의 백미는 귀환 모션이다. 나르가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미니 나르일 때는 높이 든 트로피에 머리를 쿵 부딪힌다. 이는 작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직후, 제우스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다 머리를 부딪쳤던 장면을 유쾌하게 담아낸 것이다.


오너는 평소 호랑이 모양 목걸이를 착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이 호랑이를 ‘바이’의 건틀릿에 새겨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바이의 두 주먹 위에 붉은 눈을 빛내는 호랑이의 얼굴이 강렬하게 디자인됐다.
귀환 모션에는 그의 시그니처 포즈가 담겼다. 바이가 샌드백을 치는 동작 이후 자신의 닉네임이 새겨진 재킷을 어깨에 무심하게 걸친 뒤,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구마유시 - 바루스
이번 스킨 제작 과정에서 가장 꼼꼼하고 디테일한 요청을 한 선수는 구마유시였다. 그는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화답하여 '바루스'를 스킨의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그가 개발진들에게 요청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색감은 밝게, 전반적인 느낌은 유럽풍 미술 작품과 조각상을 기반으로 할 것. 그리고 스킬의 투사체는 단순하면서도 눈에 잘 띄게 디자인할 것. 무엇보다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캐릭터에 반영해 줄 것. 그는 이후 스킨 제작 막바지 단계에서도 스킬의 VFX에 세련되고 날렵한 느낌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스킨 제작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재치 있는 귀환 모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구마유시는 파리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팬들이 선물한 거대 크루아상을 먹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 장면이 귀환 모션에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페이커 - 요네
마지막으로 페이커의 픽은 ‘요네’였다. 팀의 주장답게 페이커는 스킨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와 '험난한 여정을 극복하는 서사'라는 이번 스킨 라인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개발진에 따르면, 페이커는 이 스킨이 단순히 T1의 우승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 모든 플레이어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이 깊은 뜻을 담아내기 위해, 제작팀은 그가 감당해야 했던 압박감과 내면의 의심,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정상에 선 그의 굳건한 결의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귀환 모션에는 자신의 다섯 번째 우승을 상징하는 요소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요네가 두 자루의 검으로 하늘을 가르는 모습과 함께 다섯 개의 별이 나타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 요청에 따라, 화려한 검무 끝에 요네가 하늘을 가르면 다섯 개의 별이 장식된 우승 트로피가 소환되는 장엄한 귀환 모션이 완성됐다.


프레스티지 스킨 - 사일러스
최근 트렌드에 따라 이번 프레스티지 스킨 역시 서사급 스킨 없이 단독 출시된다. 그 주인공은 결승전 MVP를 차지한 페이커의 ‘사일러스’로, 그의 눈부신 슈퍼 플레이를 이끌었던 챔피언이다.
이번 스킨을 위해 개발진은 의도적으로 기존의 아트 디렉션을 탈피하여,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사일러스를 구현하고자 했다. 다른 스킨들이 정제된 세련미를 강조했다면, 사일러스의 프레스티지 스킨은 순수하게 어두운 힘이 해방된 듯한 느낌을 전하는 것에 집중했다.
개발진은 페이커의 상징인 ‘불사대마왕’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스킨 전반에서 결코 쓰러지지 않는 강력한 힘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