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보증금은 4천만원이고, 전입신고랑 확정일자는 받았어
22년 8월에 1년으로 계약했고 지금은 묵시적 계약 갱신 상태야
건물은 신탁 부동산에 근생인데...
신탁 원부에서 소유권 말고 임대 사업 관련된 권리는 임대인에게 있다는 건 확인했고
부동산에서 10년 넘게 임대사업하면서 다음 세입자 없어도 보증금 주는 임대인이라 해서
금방 옮길 생각으로 싼 거 우선으로 해서 계약했는데
직장 일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아서 계획보다 오래 있게 됐어
일단 살면서 크게 불만은 없었어가지고 월세 올리는 게 아니면 그냥 이대로 좀 더 있으려고 했고...
그러다 어제 이사 나가시는 아래층 주민분을 1층 로비에서 만났는데
나를 붙잡고 계약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셔서 얘기 나누다가
주민분이 근생 건물이라 보증 보험은 못드셨고 전세금 5천 5백을 2월에 돌려받는 걸로 확약서만 받으시고 일단 이사를 하신다는 걸 알게됐어
또, 보증금 바로 못 준다고 해서 확약서 받는 거 때문에 관리사무소를 한달 가까이 들락날락하시면서
다른 세입자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셨대
주민분은 일단 이사하시고, 월요일에 바로 임차권 등기 설정하실건데
나도 보증금이 크니까 안전한 집을 구해보라고 조언해주셨어.
하필 지금 인터넷 등기소가 점검 중이라 일단 11월 27일에 주민분이 발급받으신 등본 공유 받았는데
23년 10월부터 임차권 등기 설정과 소멸이 반복적으로 있었더라고. 보통 2달 안에 해지가 됐는데
지금 유일하게 남아있는 24년 6월 7천만원짜리 임차권 등기는 아직 소멸이 안되어있었어.
그래서 더쿠 자취방을 비롯해서 네이버 등등 열심히 서치해보고
일단 월요일에 관리사무소 오픈하면 바로 계약 해지 의사 표명하고
3개월 동안 임차권 등기 설정 준비하고 이사하려고 맘을 먹었어
어제 부동산에도 넌지시 물어보니까 전세 세입자들이 많이 나가서 보증금 상황이 원활하진 않은데
내가 나가려고 하면 돈 문제 없이 나갈 수 있을거라고
자기네 부동산 직원도 여기 건물에 전세 들어가있다고 근거 없는 말만 해주더라고...
혹시 몰라서 녹음은 했는데 이게 오히려 부동산이 집주인한테 세입자들이 불안해한다는걸 노티하게 만든건 아닐지도 찝찝하고
내가 묵시적 계약 상태라 3개월 후에야 계약 해지가 가능한데
그 사이에 이런 소식을 들은 다른 분들이 우르르 방을 빼서 내가 순위가 밀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내가 이기적인 것 같고
이렇게 내 전재산이 날라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건지 생각만 많아져서 밤잠 설치고 새벽같이 꺴어.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질 것 같아서 동네 한바퀴 걸었는데
돌아오니까 관리사무소 앞에 사람들 대여섯명이 모여있는거야.
가서 무슨 일이시냐고 물었는데 직원 없는거냐고 하시길래
원래 관리사무소는 월~금 10시~5시 근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에 있기가 싫어서 노트북 싸들고 카페 가려고 나왔더니
아까 그 분들이 사무소 안에 들어가계시길래 직원이 나온거면 나도 하루라도 빨리 해지 의사 표명하려고
들어가서 직원있냐고 하니까 직원은 없대
그래서 내가 불안한 얘기를 좀 들어서 정보가 있다면 공유 받고 싶다고 했더니
한 어머님은 돈 받으려고 앉아있는 거라면서 우시고
한 아버님은 머 그런걸 소문을 내냐고 꿍얼거리시고는 내 호수랑 전화번호 받으시고는 나중에 연락 줄테니까 나가보라고 하시더라고...
이틀 내내 아슬아슬하게 버텼는데
쫓겨나면서 내가 아니라 성인 남성이 가서 똑같이 말했으면 그렇게 쫓아내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속이 막 울렁거리더라고
결국 카페와서는 이렇게 긴 글 쓰면서 한바탕 울었어
사실 당장 보증금 못 받는다는게 100% 확정이 난 상황도 아니고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것도 아니고 이렇게 징징댄다고 바뀌는 건 없지만....
그래도 자꾸 맘이 힘들어서 어디에다라도 얘기하고 싶었어.
잘 풀리길 응원해주라 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