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한국 사는 외국인인데 이번에 이사해야 해서
내가 같이 방 알아보고 오늘 계약서 쓰러 같이 갔는데
서류 하나하나 짚으면서 내가 다 번역해서 설명하는데
특약에 '재개발 진행 시 즉시 이사한다'는 조항이 있는 거임.
오래된 구역 구축 주택인데 집주인이 4년 전에 매매했길래 '아.. 혹시 이 지역 재개발 들어가나?' 생각하긴 했는데 기간도 안 정해놓고 재개발 확정시 그냥 이사를 가라니?
근데 내 집 계약이었으면 소심하게 말 못 하고 걍 사인했을 텐데...
남자친구한테 불합리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지 않은 거임ㅠㅠ 한국 이상하게 안 봤으면 좋겠다 + 내가 지금 이걸 고치지 않으면 얘가 두고 두고 투덜거리는 걸 들을 거 같다...... 는 느낌이 빡 들어서
공인중개사분한테 겁나 센 척 하고 다다다다ㅏ 따졌다...
중개사: 아이~ 재개발 그렇게 빨리 안 돼요. 2년 안에 절대 안 돼.
나: 어차피 안 될 건데 그냥 적은 거면 이사비 지원한다고 적어 주시면 되겠네용!
중개사: 이렇게 적혀 있어도 이 아래에 보면 공인중개압체 상궤에 따른다고 돼 있잖아요. 혹시나 2년 안에 재개발 진행해서 나가시게 되면 상궤에 따라 이사비 해드려요.
나: 비용지원없이 나가라는 항목이 그보다 먼저 윗줄에 적혔잖아요. 뭐든지 위에 먼저 적힌 게 더 기본베이스가 되는 건데? 그리고 어차피 해줄 거면 적어주시면 되잖아요. 바꿔 주세요~~~
중개사: 아이 근데 재개발이 그렇게 쉽게... 빨리 진행되고 그러지 않으니까...
나: 그러니까 안 될 거 보기라도 좋게 바꿔 주시면 되지 않아여?ㅎㅎㅎ
웃는 얼굴로 '왜 안 돼요? 아 바꿔 주세요~ 얘가 미국인이라 그래. 미국인은 서류가 다예요~~ 이사비 지원 글자만 추가해주세요~ 별 거 아니잖아요~ 왜 안 돼요?' 이러고 남자친구 국적 팔아가며 말꼬리 잡고 늘어진 결과
중개사분이 뒤에 있는 집주인한테 '그럼... 이사비만 추가할까요?' 물어 보고 집주인이 ㅇㅇ 해서 2년 내 재개발 진행 사유로 퇴거 요청 시 이사비는 지원한다, 고 고쳐서 계약서 다시 뽑음...
하..... 사람 싫어하고 분쟁 싫어하는 intp가 기존쎄 흉내내느라 멘탈 개털리고 힘들었다.....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