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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AG 출전 끈질기게 말리는 팀, 더 끈질기게 설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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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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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로나에서 만난 이승우




20세 이승우(베로나)의 축구인생에서 2018년은 결코 잊지 못할 해다.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 리그)에 속해있던 지난 5월 6일(한국시간) 명문클럽 AC밀란을 상대로 프로무대 데뷔 골을 터뜨린 뒤, 같은 달 28일 대구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6월 18일 2018 러시아월드컵 스웨덴전에 교체 출전하면서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드컵 무대도 밟았다.

8월부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 베트남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끈 그는 9월 1일 한일전으로 펼쳐진 결승에서 연장 전반 3분 호쾌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화끈한 경기력에 팬들은 응답했다. 벤투호 출범 이후 한국에서 치러진 4차례 평가전 티켓이 모두 동났고, 경기장엔 한동안 발길 끊겼던 10~20대 여성 축구팬들의 환호가 가득했다. 그들이 만든 손피켓에 가장 많이 적힌 이름이 바로 ‘이승우’였다.

5월 러시아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평가전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이승우는 그러나 소속팀 복귀 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출전과 A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사이 파비오 그로소(41)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이승우란 이름은 희미해졌다. 여기에 지난달 벤투호 호주 원정 평가전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언론과 축구커뮤니티 등에선 이승우가 구단과 대표팀 전력 외 선수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퍼졌다.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베로나 현지에서 만난 이승우는 “올해는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해”라며 되레 활짝 웃었다. 그는 “국가대표팀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나 또한 좋은 활약을 보여야 갈 수 있는 곳”이라면서 “팬들의 우려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대표팀에 한 번 뽑히지 않았다고 해서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 해를 되짚던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 모든 순간을 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컸다. 이승우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장 늦게 합류한 이유도, 끈질기게 출전을 말렸던 소속팀을 더 끈질기게 설득한 탓”이라고 했다.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약속했던 우승 약속을 꼭 지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단다.

대표팀 생활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느끼고, 형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며 ‘국가대표의 품격’이란 걸 가슴에 새긴 기회라고도 했다. 아시안게임 때 몸살로 고생한 자신을 위해 체온계를 구해와 체열을 확인한 뒤 방이 건조하지 않도록 손수 수건에 물을 적셔 방 곳곳에 걸어 준 황의조(26ㆍ감바오사카)의 세심함, 의기소침한 후배를 귀신같이 찾아내 어깨를 감싸며 ‘짧고 굵은’ 조언을 건넨 기성용(29ㆍ뉴캐슬)의 든든함은 ‘잘 되는 집’의 숨은 비결이었다고 한다. “(기)성용이 형이 팬들에게 줘야 한다며 선수 소장품을 걷어가는 모습에선 ‘팬 없인 우리도 없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넌 끝까지 남아서 (팬들에게)사인해주고 가라’는 성용이 형 명령도 무조건 따랐죠.”

호주 원정 명단에서 빠진 뒤에도 대표팀 선수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응원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했다. 호주 원정 명단 제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형들 얘기처럼 소속팀 주전경쟁 기회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돼 1부 리그 복귀를 노리는 베로나는 10월부터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며 7위까지 밀려났고, 변화를 꾀한 그로소 감독은 체력과 경기력을 충분히 끌어올린 이승우 카드를 꺼냈다. 지난달 24일 팔레르모와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한 그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85분을 소화했고, 전반 31분엔 디 카르미네의 선제골의 시작점이 되는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메르카토웹은 그를 “그로소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며 세리에B 13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했다.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꼭 팀이 승격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차출 줄다리기에서 ‘져준’ 구단에 대한 보답 의지다.

아시안컵 출전에 대한 열망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선수로서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최종 명단 발탁 여부는 오로지 벤투 감독님 판단에 달린 것”이라면서 “(최종 엔트리에)포함되지 않는다 해도 좌절하지 않고, 내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베로나(이탈리아)=글ㆍ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https://sports.v.daum.net/v/2018120607023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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