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이정재를 넘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약어 제이제이(JJ)의 그 ‘운빨’이란 게 도대체 어디까지 일지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바라봤다면, 이쯤 되면 ‘실력’으로 인정해야 옳다. 그걸 그가 연기하고 심지어 연출까지 한 최초의 영화 ‘헌트’로 증명해 보이다니.이정재가 보여줬던 영화적 재미의 정점이 ‘신세계’였고, 가까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있었다면 이 모든 걸 스스로 ‘젖힌’ 느낌이다. 사실 기적에 가깝다고 봐야 할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설마’ 자력으로 경신할 거라 곤 누구도 상상치는 못했을 거다. 때문에 감독 이정재의 영화 ‘헌트’가 관객들에게 주는 충격파는 ‘오겜’을 가벼이 넘을 수도 있다.
가히 ‘K-무비 슈퍼시즌’이라 불릴 만한 이 여름 마지막 주자로서 영화 ‘헌트’는 가장 늦게 포장을 풀어보니 ‘위시 아이템’이 딱 들어있는 그런 느낌마저 준다. ‘헌트’야 말로 각별한 ‘스포 주의’가 요구되며, 좁혀 이정재 자체 필모와 견주어 역대급으로 꼽힐 만한 액션 또 볼거리마저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스토리텔링적 측면에선 누군가에겐 ‘신세계’, 비주얼적으론 ‘다만 악’ 그 이상이란 점수를 얻을 수도 있다.
첩보 액션의 범주로 편의상 묶을 수도 있지만, 실재했던 1980년대 대한민국을 ‘극화’함으로서 리얼리티리를 담보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 그 시대가 품는 정치적 역사적 함의를 ‘이렇게 풀 수도 있었다’ 그 균형감각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상업영화이면서도 메시지 또한 놓치지 않는 ‘도대체 이정재는’ 이 소리가 어느 대목에선 절로 나오기까지 한다.
청담부부란 애정 어린 타이틀은 이제 그만 거둬주는 게 어떨까. 이정재의 오랜 동료이자 실은 ‘라이벌’ 정우성. 두 사람이 영화 ‘헌트’에서 보여주는 극강의 케미, 이걸 청담부부로 묶어 두기 너무도 치열하고 진지하다.
다수의 반전이 포함된 영화의 줄거리와 함께 최소 개봉 전까진 ‘헌트’에 미친듯이 등장하는 특별출연자 리스트도 ‘봉인’해줬으면 한다. 이 모든 게 우정출연이라면 가치로 따지면 ‘SA급 블록버스터’ 1편은 거의 무료로 녹인 셈이다.
코로나 시국에서 겨우 탈출 모드에 들어간 국내 극장가는 모처럼 ‘다크호스’란 단어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보유하게도 된다. 대한민국은 ‘이정재 보유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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