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종석입니다.
설레는 마음을 꾹꾹 누르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 좋은 말들, 내 마음을 가득 담은 편지를 쓰고 싶은데 이게 참 어렵네요.
저는 글을 쓰는 지금 식탁에 2시간째 앉아있습니다.
고작 몇 줄을 쓰는 데에도 참 많은 시간이 걸리네요.
사실은 여러분들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싶어서
인터넷에 편지 잘 쓰는 법, 좋은 편지 쓰는 법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썼던 편지도 읽어보고요.
이걸 보다 보니까 저 빼고 다른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재밌는 말들을 잘하는지, 재밌는 표현들을 잘 하는지
나는 그동안 팬들한테 너무 표현이 없었던 게 아닌가 미안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런 수줍은 나를 사랑해 주는 여러분들에게 더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을 담은 이 편지 한 장을 쓰는데도 꽤 오래 걸리는 저를
팬들은 뭐가 이렇게 예쁘다고 사랑해 주는지..
제가 뭘 해도 참 느리고 뭉툭한 것 같아요.
능수능란한 사람이면 좋겠는데 여전히 많이 서툰 사람이라 미안합니다.
이 팬미팅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더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 마음이 여러분들께 잘 전달이 됐을지도 걱정이 되네요.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저는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깨가 무거운 작품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오랜만에 연기를 함에 있어 잘할 수 있을까 무섭기도 했고
4년여 만에 복귀를 하는 만큼 어떻게 보일지 겁도 나고요.
저의 몫이 큰 드라마였기 때문에 더 그랬겠지만 10년을 넘게 해왔던 연기인데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또 낯설어서 천장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일이 많았답니다.
이번 작품은 특히 연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들이 많아서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여러분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어야 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으로 힘을 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 힘든 날 떠오르는 이름이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으니까 늘 멋진 사람이어야 될텐데
여전히 많이 부족한 사람인가 봐요.
그래도 그 약속 덕분에 아주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셔서,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와주셔서 기다려주셔서 만나러 와줘서.
저도 많이 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오랜만에 꼭 얘기해 주고 싶었어요.
점점 수줍어지는 나라서 미안하고, 그런 나라서 아주 가끔 아쉬울 때도 서운할 때도 있는 거 아는데
그 마음 꼭 누르고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그 마음 나도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꼭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