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제훈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탈주' 관련 인터뷰를 진행,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그는 검은색 셔츠 안에 망사 상의를 매치해 섹시한 매력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터뷰 내내 '탈주' 뿐만 아니라 영화 그 자체를 향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도굴’ 이후 약 4년만에 극장 개봉작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이제훈은 “2주 후에 개봉하는데 많이 떨리고 관객분들 빨리 만나뵙고 싶다. 기회가 되면 관객분들이 극장으로 오시는 데 직접 찾아가서 맞이하고 이야기 나누고싶다. 최대한 시간이 닿는 한 ‘탈주’에 대한 홍보를 열심히 뛰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탈주'의 출연 과정에 "이종필 감독이 '탈주' 출연 제안을 줬을 때 정말 기뻤다. 데뷔 전부터 이종필 감독의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 이종필 감독은 초창기 독립영화 작업을 할 때 주목을 많이 받았고 나오는 작품마다 독창적이고 기발하더라. 독립영화 쪽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사람인다.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함께하고 싶었다. 이종필 감독이 상업영화도 하게 됐는데 네 번째 작품만에 함께하게 돼 너무 신났다"며 "이종필 감독과 내가 목표하는 지점이 같았다.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직선적으로 관객에게 꽂히길 바란다는 마음의 비전이 같았다. 여러모로 공통 분모가 있었다. 크게 이견 없이 촬영할 때 같이 내달렸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스스로 매 상황 긴장되고 쫓기고 있고 계속 무언가 있어서 장애물을 넘어선 다음을 가는데 그것에 대한 심적인 고통과 육체적으로 괴로운 순간도 많았지만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를 좀 더 몰아붙이지 않았나 싶다. 이종필 감독은 나를 안쓰럽게 봤지만 나는 더욱 하드하게 몰아붙여서 만족을 시키고 싶었다"고 애정을 쏟았다.
작품 내에서도 두 사람은 우정인지 사랑인지 오묘한 브로맨스를 그린다. 이제훈은 규남과 현상의 감정에 대해 “그 지점에 대해선 제가 생각을 하진 못했다. 규남은 어릴때 여행가에 대한 책을 준 현상을 통해서 자유에 대한 꿈을 꾼거다. 이상향에 대한 목표에 있어서 현상이라는 존재가 규남에게 영감을 준 부분이 있다. 현상이는 계속해서 ‘여기 있어야지 더 잘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 아닌 희망 심어주지만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걸 규남은 알고 있어서 계속 벗어나려 한다. 현상은 현실을 인정하고 머물면서, 규남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너무 친했지만 지금은 대척점에 있는 두사람의 사이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남 캐릭터에 대해 “10년 가까이 군대 생활을 하고 제대 이후의 삶이 정해져 있는데, 그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해왔을것이고 여기서 벗어나고 내가 원하는 자유를 꿈꾸겠다는 목표로 탈주를 준비했다. 어떻게 탈출할지 동선을 매일밤마다 안과 밖을 오가면서 지도에 표시했다. 그런 각고의 노력이 쌓이고 쌓여서 실행에 옮길때가 됐는데 변수가 생겼고, 헤쳐가는 과정이 예상치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협상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무엇을 해서든 여기서 벗어나야한다는 일념으로 이 시나리오를 파고들었다. 그러면서도 규남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부분이 동혁이라는 인물 통해 드러낸다. 혼자 탈출하지 못하고 어떻게해서든 함께 가려고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싶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라고 전했다.
"헤쳐 나가야 하는 난관들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뛰기도 하고 철조망을 넘기 위해 굴을 파서 기어가고, 이런 순간들이 규남은 다 목숨을 걸고 하는 거지 않나. 매 컷 긴장된 상태로 촬영했다. 극한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저를 몰아붙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들 걱정했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시도했다. 산꼭대기에서 매달리는 장면도, 뛰는 장면도 숨이 멎더라도 끝까지 하고 싶었다. 사람이 뛰다가 숨이 너무 가빠져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렇게 촬영하니 영향이 있긴 하더라. 다 소화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는데 나이를 먹긴 했나 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39세 때 이 영화를 찍었는데,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무릎도 성하지 않았다. 다음에 또 이런 과격한 액션이나 험난한 모험이 있는 걸 찍을 수 있을까를 상상해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총알이 빗발치고 목숨을 잃는 상황인데,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달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쳐서 바닥에 쓰러져서 있었던 순간이 많았는데 해가 지면서 내달리는 장면은 촬영 시간이 아주 짧았다. 너무 많은 횟수로 왔다 갔다 했다. 제작진도 감독도 그만하면 됐다고 하는데, 끝까지 숨이 멎는 순간까지 뛰어보고 싶은 욕망이 들었다. 규남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극적으로 하고 싶어서 해가 질 때까지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며 질주했다. 후회 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태닝까지 했던 변신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피부가 하얀 편이어서 태닝도 열심히 했다"며 "규남이 어떻게 보면 그 피부 톤에 있어서 이렇게 부합하지 못하니까 분장팀에서 더 많이 저를 꼬질꼬질하게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규남이 군 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초조해지고 피폐한 모습을 분장을 통해서 더 극대화할 수 있어서 저는 더 마음에 들었었던 것 같다"며 "'탈주' 때는 거울을 볼 필요가 없었다, '오늘 왜 이렇게 깔끔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더 못 생기게 해주세요'라고 표현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평소 60kg 중반의 몸무게를 유지하지만 '탈주'를 촬영하면서 몸무게가 58-60kg까지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먹을 것이 있으면 동료에게 나눠주는 마음씨를 가진 규남이라 처음부터 마른 장작으로서 규남이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넉 달간의 촬영 시간이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피폐함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태까지 촬영했던 작품 중에 먹는 거에 대한 제한을 가장 강하게 뒀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탈주' 후 무릎 부상 진단을 받았다고. 그는 "오른쪽 밖 무릎 인대 부분이 문제가 생겼다.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접히질 않더라. 병원서 체크했는데 많이 써서 무리가 간 것 같다. 너무 슬펐다"고 설명했다. 또 "다시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한 후회는 없다. 진심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작중 뒷모습이지만 짧게 전신 노출까지 감행했던 이제훈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더라. 그 순간을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보면 육체에 대한 표현을 하기 위한 준비들도 있었다"며 "짧게 지나가서 아쉬우셨다면 다시 극장에 가서 큰 스크린으로 확인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n차 관람을 독려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북한말투를 위한 노력을 묻자 그는 “작품 준비하면서 함흥에서 태어나고 황해도에서 군복무한 탈북자분께 레슨을 받았다. 저는 ‘고지전’도 찍었지만, 선생님을 만나면서 다 버렸다. 요즘 북한의 젊은 청년들이 하는 말투를 그대로 녹여서 만들어보자고 해서 그 의견 받고 충실히 준비했다. (선생님이) 북한의 요즘세대가 어떻게 말하는지 시나리오에 있는 대사를 일일이 하나하나 녹음해주셨다. 이분 말투를 완벽하게 마스터 하려고 했다. 유랑민 등장신을 촬영할 때도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모든 배우들을 하나하나 다 지도해주셨다. 그분에게서 규남의 말투를 그대로 따와서 표현했다. 보통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 기다리는데 저는 지도해주시는 선생님 얼굴을 봤다. 잘 안됐으면 감독님이 오케이 하셔도 다시 촬영했다. 굉장히 공을 들였다”라고 전했다.
"규남이 왜 그렇게 절박하게 탈주를 꿈꿨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규남'을 연기하면서 인간 이제훈을 투영하게 되더라"고 운을 뗐다. 이제훈은 "전 어려서부터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스크린에서 봐온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꿨고, 20대 초반부터 달려왔다. 보장된 삶고 아니고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라 불확실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20대 중반에 대학도 다시 갔다. 친구들은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해가고 있는데 나는 불투명했다.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었지만 해보고 싶으니까 한 것이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 같은 것이랄까. 규남 역시 꿈을 도전해 볼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탈주를 계획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규남처럼 목숨까지 건 것은 아니지 않냐"는 꼬리 질문이 나오자 이제훈은 "저는 목숨 걸고 했다. 집안이 풍족하지도 않고 먹고사는 것도 보장이 되지 않았다. 나를 기대해 주는 가족들도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예계 대표 '구교환 앓이'를 온 몸으로 표현한 이제훈은 "구교환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나는 구교환 형을 알고 있었다. '꿈의 제인'이라는 작품으로 구교환 형에 대한 궁금함을 갖게 됐다. 구교환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감독으로 활동했던 시절도 있었다. 윤성현 감독의 단편 '아이들'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보게 됐다. '아이들' 이후 '파수꾼'이라는 작품이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부터 마음으로 흠모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구교환 형을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고 찐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허혈성 대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다. "현재 열심히 건강 관리 중"이라고 밝히며 "마치 교통사고 같은 상황이었다. 장이 꼬였는데 사람이 살면서 장이 꼬이고 또 풀리기도 한다더라. 그러나 안 풀리면 괴사해서 장이 썩어들어간다고 한다. 아프기 시작한 이후에 4시간을 참고 수술했다.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통을 참기 힘들었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놔주시는데 너무 아프니까 진통제를 계속 놔달라 했고, 어느 순간에는 진통제가 이미 치사량 수준이라 더 놓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며 “그때가 추석이었는데 등산복 입으신 의사 선생님이 저 보자마자 수술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수술 결정한 후 사망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다. 그 순간 내가 여기서 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내가 ‘탈주’를 찍었고 유해진 선배와 찍은 ‘모럴해저드’도 남아있고 ‘수사반장’도 있는데 결국은 완성 못하고 죽는 건가 싶더라. 동의서에 사인 후 잠깐만, 어떻게 남은 것들을 마무리하지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깼는데 살이있더라”며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 그 순간에 내가 인생을 후회없이 살고 있었나에 대한 생각을 짧지만 굉장히 많이 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들었는데 깨어나 보니까 살았더라.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 마음대로 살 거야'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즐기지 못하고 산 것에 대해 억울함이 들더라. 근데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작품을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글렀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제 몸에게 미안하지만, 제 인생은 이런 것 같다. '시그널2', '모범택시3'도 예정돼 있다"고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
많은 시청자가 기다려온 '시그널2'에 대해 "초반부 대본이 나왔는데 보면서 미쳤다는 얘기밖에 안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쓸 수가 있지? 미쳤다'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드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본을 보고) 너무 흥분했고, 김은희는 그 이상의 김은희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직접 단편 영화까지 제작한 이제훈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 영화를 봐왔다. 한국 영화 위기는 매해 있었다. 결국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극장을 찾는 횟수가 줄어든 건 맞다. 선택적으로 영화를 보게 된 상황도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은 "배우로서 사는 인생, 인간 이제훈의 삶의 간극이 거의 없다. 일을 쉬지 않고 해서 그렇겠지만 영화가 배우로서 꿈을 키우는 근간이 됐다. 영화라는 게 제 삶에 없으면 저를 설명하기도 힘들다. 작품을 찍는 게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것이 없다면 저의 삶을 부정하는 것 같다. 어떤 시련과 절망을 겪더라도 영화라는 어떤 이상향을 향해 달려가고 싶다"고 전했다.
"'탈주' 촬영이 끝나고 바로 '모범택시2' 준비를 했다. 근 3~4년 동안 쉰 시간이 없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고, 그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작품이 완성됐을 때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인간으로서 좀 쉬고 멀리 여행가면서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있는데 좋은 작품이 있으면서 촬영을 하게 되니까 그 쉼을 잊고 달릴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도 현재는 좋은 기회가 있고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가 나오는 부분에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어서 하루하루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느끼고, 앞으로 더 그럴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도 '수사반장 1958'에 이어 '탈주'까지 쉼 없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부담감은 솔직히 매 작품마다 있는 것 같다"며 "평단의 이야기와 대중에게 주목과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온도가 있는데 '항상 좋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는 것인데 설명 만족할 만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때에 대한 어떤 좌절과 슬픔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분들을 설득해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저를 갈고닦고 싶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안주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늘 자신이 한해 한해 연기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한다. 나를 좀 더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계시기에 존재할 수 있지 않나 싶다”며 “그래서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히 느껴지니까 팬미팅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나를 찾아오신 팬들을 더 즐겁게 해드릴 수 있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도 정국님의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해 훈훈한 미소를 안겼다.
팬미팅이 끝난 이후에도 3시간 가까이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셀카를 찍는 등 극진한 팬서비스로도 입소문을 모았다. 또 “그렇게 조금이라도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했다. 끝나고 나서 나가실 때도 한 분 한 분 감사한 팬들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 악수하고 셀카하고 인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팬미팅할 때 시간보다 팬들과 헤어질 때의 시간이 더 길기도 했다”며 “팬들이 당황하셨을 수도 있는데 한 분 한 분 다 기억하고 싶었다. 그 마음은 어떻게 보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듯하다. 제가 존재하는 이유에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해주신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애정과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제훈의 상업영화는 2020년 개봉한 '도굴'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4년간 이제훈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획사 컴퍼니온을 설립했고,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를 촬영했고, 단편영화 '언프레임드'를 연출했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허혈성 대장염 진단을 받아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수상반장 1958'을 선보였고, '탈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의 일정도 빡빡하다. 현재 안판석 PD가 연출하는 '협상의 기술' 촬영을 하고 있고, '시그널' 시즌2와 '모범택시' 시즌3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 유튜브도 시작했는데, 찍어야 할 시간이 없어요. 하하. 요즘 들어 더 자주 주어진 하루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서 매일매일, 하루하루 진심을 다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완전히 건강합니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메디컬 장르에서 집도하는 의사 역할도 안 해봤고, 사랑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로맨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제훈은 "당연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타이밍적으로 감사하게도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있는데, 계속 로맨스를 못했다. 사랑 이야기가 없어서 넣어달라고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작품에 사심이 들어가면 해를 끼칠 수 있으니까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하곤 웃었다.
"'시그널2'에는 있을까?"라고 농담을 덧붙인 이제훈은 하고 싶은 멜로 장르에 대해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 이야기를 했다면, 지금 나이에 맞는 사람들의 고민을 담아 현실적인 로맨스를 하고 싶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연애와 관련해 "애석하게 너무 정신없는 삶을 살다보니 나이가 이렇게 됐는데 언제 또 사랑하고 결혼할지 고민이 된다"라며 "갈수록 기회가 줄어들어서 집에서는 걱정을 하는데 힘들다. 저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운명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