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프로듀스 48 내꺼야 한국 센터에 이가은이란 사람이 뽑혔다는 포털 기사를 통해서였다.
좋아하는 아이돌 본진은 있긴 있지만 그 외에 연예계 전반적으로 모르는 게 많았던 나는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기사를 읽다가
이가은이 애프터스쿨 멤버 출신이었으며, 그리고 그 이후로 긴 공백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나는 프로듀스 48뿐만 아니라 프로듀스 방송 자체를 단 1화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이가은의 순위가 궁금해져 순위표를 검색해보게되고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기에 오, 잘하나보네 하고 난생 처음으로 프로듀스 방송의 클립영상들을 봤다.
구연동화 읽듯 들려준 자기소개부터 내꺼야 무대, 기획사 평가 무대 하바나, 일본 센터 사쿠라와 함께 한 히든박스 미션.
그 중에서 내 눈길을 제일 끈 건 히든박스였다. 1-2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얼마나 중독성이 있던지. 이걸 몇 번이나 계속 돌려봤다.
멍게? 하다가 해삼을 맞추고 사쿠라와 능숙하게 일본어로 대화하는 모습이라던가, 정답을 맞추고 이야기하다 시간이 다 되어 좌절(?)하는 모습.
일본어를 잘 하는 모습에 내 마음속에서 추가 가산점을 얻었다.
그 이후로 관심이 생겨 나는 내가 가는 커뮤들에 이가은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는데, 이건 안 하는게 내 정신에 더 좋았을 것 같다.
정말 수도 없이 온갖 해괴한 논리로 까이는 모습에 속으로 반발심이 들었다.
나이가 많다 아이돌 그룹에 안 맞는것 같다 성숙하다 서사빨이다 소속사빨이다 내정픽이다
피디의 악명이야 나는 몰랐지만 자기 맘에 안든다고 저렇게 사람을 까내려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이가은에게 관심을 조금 더 가졌던 것 같다.
여전히 이가은을 향한 비난은 거셌다. 정말 나였다면 그냥 세상을 놓아버렸을지도 모르는.
그러다보니 생각이 날 때마다 가끔 지마켓에 들어가서 표를 던져주게 되더라.
그리고 결과가 나온 이후로는 마음이 아파서 커뮤에 이가은 검색하는 것도 더 이상 못하게 되었다.
내가 본 이가은은 참 다정한 사람인데. 연습생들이 엄마처럼 따르고 의지하고 품에 안겨들고.
늘 데뷔권 안에 있다가 떨어지니 충격이 엄청났다. 나라도 표를 매일 꼬박 줬으면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에 멘탈이 가루가 되다못해 아예 바스라질 상황에서도 웃던 모습만 보자니 내가 다 억장이 무너졌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누가 그러더만, 그래도 나는 이가은이 걱정된다.
이왕이면 연예계에 가은이 자리 하나 좋은 거 있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걸어갈 길이 그냥 길보다는 좀 더 예쁜 꽃길이었으면 좋겠다.
퇴근하고 나서 자기에 바쁜 나날이라 무언가 격렬하게 덕질을 하기에는 좀 힘들겠지만, 이가은이 돌아온다면 좀 더 관심갖고 그녀의 활동에 지지를 보내고 싶어진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나를 매료시켜버린 눈웃음이 정말 예쁘고 다정한 가은아. 널 응원할게.
더쿠에 가은이 방이 생겼길래 그냥 적어보고싶었어.
혹시나 방 성격에 맞지 않는다거나 하면 둥글게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