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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인터뷰] ‘중꺾마’ 데프트 “軍 입대, 은퇴 아냐... 언제나 가능성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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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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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GALuUCYH

 

별은 언젠가 빛을 잃는다. 하지만 그 순간까지 찬란한 빛을 내며 밤하늘을 수놓고, 또 항성이 되어 긴 시간 동안 남아 있는다. 김혁규, 혹은 ‘데프트(Deft)’라는 이름 역시 그와 닮아 있다. 10년 넘게 프로게이머로 살아오며, 그는 한순간도 빛을 놓지 않았다. 패배 속에서도, 좌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끝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로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일 것이다. 지난 2022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당시, 그의 여정과도 닮아있는 이 한마디는 게임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데프트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경기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했고, 결국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그의 등장은 처음부터 빛이 났다. 2013년, ‘미친 고딩’이라는 별명과 함께 e스포츠 무대에 등장한 데프트는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많은 유망주들 사이에서 그는 혜성처럼 빛을 발했다. 이어 수천 킬을 기록하며 당대 최고 플레이어 중 한명으로 거듭났으며 2022년 롤드컵 우승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별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그 빛을 여전히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학생 김혁규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시작한 계기는 단순했다. 평범한 학창 생활을 보내던 16살 겨울방학, 친구들과 가볍게 머리를 식히려 롤을 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보다 잘 하지 못했으나, 두어달 만에 주변 또래에서는 가장 잘하는 아이 중 한명으로 소문이 나게 됐다. 또 새로운 티어(계급)가 추가돼도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자신이 이 게임에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처음엔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못했다. 근데 내가 보기에도 실력이 빠르게 느는 것이 보이더라. 계급도 계속 오르는 것을 보면서 ‘아, 내가 이 게임은 그래도 적당히 잘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당시 최상위 티어였던 플래티넘을 찍고 은퇴(?)를 고민하던 순간, 새로운 티어인 다이아가 추가됐다. 그는 ‘다이아만 찍고 그만 둬야지’ 하면서 계속 해 온 것이 지금까지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결국 그는 프로팀의 제안을 받으며 ‘동네 PC방’에서 ‘e스포츠 리그’라는 더 큰 무대로 옮기게 됐다.

하지만 프로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 공무원이었던 어머니는 아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바란 것이다. 또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생소했던 부모님은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처음엔 부모님이 제가 공부가 싫어서 그러는 줄 오해하셨다. 그래서 반대도 심했다. 하지만 제게도 설득할 근거가 생겼다. 게임 내 등수를 보여주면서 제가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금씩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1년 차에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부모님은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도전했고, 2년 차부터 성적이 오르며 프로게이머로서의 길을 확고히 다졌다. 어쩌면 포기하지 않는 습관은 그때부터 길러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후 데프트는 LCK, LPL을 넘나들며 그만의 길을 걸어왔다. 개인 통산 최다 킬 기록, 각종 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이 잘해야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그런 그에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이 있었다. 바로 2022년 월즈. 그는 10년 전 자신이 동경하던 무대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솔직히, 마지막 순간까지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승리를 결정짓고 나서 든 생각은 ‘와, 이게 진짜 되네?’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그도 시간이 흐르며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됐다. 바로 군 입대. 그는 군대가 막연하게 느껴진다고 했지만 두렵진 않다고 했다. 그저 몸 성히 다녀오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다만 군 입대 후 은퇴를 할 것이냐는 질문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제대 후 상황이 맞으면 계속 프로게이머로서의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2년 뒤 게임이 얼마나 변해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생각으로는 다녀와도 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팀과 선수들을 경험한 것도 미뤄 보았을 때, 감독이나 코치도 언젠가는 꼭 해 보고 싶다.”

(중략)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최근까지 KT 원거리 딜러로 활약했던 김혁규다. 롤에서는 데프트로도 더 잘 알려져 있다.”

―롤을 처음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그리고 첫 챔피언은 무엇이었는가.
“16살 겨울 방학쯤이다. 본격 프로 생활은 17살부터 시작했다. 당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찍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이아가 생겨서 계속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 첫 챔피언은 코그모다. 원거리 딜러, 서포트 이런 개념조차도 없었을 때 단순히 공짜로 할 수 있어서 고르게 됐다.”

―롤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가장 큰 매력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 하나의 팀이 되어 한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를 좋아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원딜이 아니면 어떤 포지션을 골랐을 것 같나.
“서포터를 골랐을 것 같다. 큰 이유는 없고, 어릴 적 컴퓨터가 그리 좋지 않아서 PC방에서 자주 롤을 했는데, 집에서 게임할 때는 서포터를 많이 했었다. 또 승률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LCK, LPL 등에서 수천 킬을 기록하고 원딜 중 킬 기록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 소회가 궁금하다.
“사실 최다, 최초와 관련된 기록들은 결국 나처럼 오래 프로 생활한 선수가 나오면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개인 기록보다는 대회 우승이 더 뜻깊었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이 있다면.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다. 내가 처음 프로 선수들을 본 대회도 월즈였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월즈 우승이 내 프로 목표가 됐다. 이루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생각해서 더 뭉클했다. 사실 쉽게 우승한 것이 아니다 보니 막상 우승했을 순간엔 멍했다. 당시 든 생각은 ‘와 이게 된다고’, ‘이게 진짠가’ 하는 의아스러움이었다. 마지막 세트를 보면 우리 팀이 승기를 가져가는 분기점들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마지막 넥서스를 파괴할 때까지도 긴장감을 놓치기 힘들었었다.

―데뷔 초창기 플레이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데뷔 초엔 어린 나머지 팀이 아닌 개인플레이에 의존했던 것 같다. 롤은 기계가 하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팀원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어렸을 땐 그게 미흡했던 것 같다. 내 감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팀원들도 내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그러나 프로 생활하면서 KT와 같은 좋은 팀, 좋은 동료를 만나며 많이 다듬어졌다. 또 어렸을 적의 나 같은 선수를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알게 됐다.”

―데뷔 초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래를 미리 알면 재미가 없으니 구체적인 조언은 해 주고 싶지 않다 (웃음). 다만 잘하고 있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당시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몸을 갈아 넣고 있을 때다. 잘하고 있다고 한 번 안아주고 싶다.”

―자신의 플레이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사실 나를 보면 두 가지 부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거 같다. 게임 안에서의 부분과 전체적인 팀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 말이다. 후자는 데뷔 초를 제외하고는 꽤 잘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 영향력에 있어서는 8~9점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전체적으론 7점이다.”

―자신이 뽑는 역대 최고의 경기와 가장 아쉬웠던 경기가 있다면.
“22년 월즈 결승전이 내 최고의 경기였다. 반대로 지난해 마지막 경기가 제일 아쉽다. 뜻한 것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완벽한 한 판만 하면 후회 없이 은퇴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 게임만 따지면 1만 판은 훌쩍 넘긴 것 같다. 근데 아직 그 근처에도 간 경기가 없다. 모든 경기에 조금씩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완벽했다면 아쉬움이 남아선 안되지 않겠나. 사실 월즈를 우승하면 롤에 대한 미련이 안 남을 줄 알았다. 오히려 더 많은 욕심이 생기더라. 이젠 뭔가 목적을 이뤘을 때, 그만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생겼다.”

―데프트의 역대 올스타를 꼽아 본다면?
“롤은 선수가 아닌 팀으로 평가받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제일 잘했던 팀은 2014년도 삼성 화이트와 2015~16년도의 T1를 꼽고 싶다.”

―KT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그 소회가 궁금하다.
“3년 동안 있으면서 우승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성적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아쉽다. 그것이랑 별개로 KT 팬분들에겐 늘 감사한 기억밖에 없다. KT 팬분들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처음 KT 왔을 때,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너무 감사했다. 성적을 떠나 경기장에서 받은 감동과 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경기 전 루틴이 있다면.
“경기 시작하기 전에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 경기 중에 다른 요소로 방해받는 게 싫다. 물을 마셔도 화장실을 다녀오면 되는데, 이상하게 찝찝하고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이더라. 아, 그와 별개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양념치킨이다. (웃음)”

―일명 ‘중꺾마’로도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 인상을 깊게 남겼다. 평소 철학과도 일치하는 말인가.
“지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 경기에 질 때마다 ‘이게 끝이 아니야’라고 마음을 붙잡곤 한다. 언젠가 상대는 다시 만나게 돼있다. 그때 이기면 되는 것 아닌가. 순간은 질 수 있어도 다음이 있다는 생각으로 버텨 왔다.”

―많은 팬분들이 데프트 선수의 입대를 아쉬워하고 있다. 추후 계획이 궁금하다.
“나의 장점 중 하나는 객관화가 잘 된다는 점이다. 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월즈와 같은 무대에서도 여전히 통할 수 있다. 전역까진 2년가량이 남았지만, 그 이후 게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거기까진 생각하고 싶진 않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개인적으로 내가 엄청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독기’ 하나는 자신 있다. 자신이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압도적인 재능이나 끈기가 있지 않는 이상 잘 고민했으면 좋겠다. 뒤돌아보면 어느 팀에 가도 가장 연습을 많이 했고, 휴가 때도 늘 연습실에 있었다. 가령 몇 점을 찍자, 몇 승을 거두자 같은 목표를 세우게 되면 그것을 이룰 때까지 이틀이고 삼일이고 밤을 새우고 했었다. 그러나 효율적인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웃음)”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듯 팬분들도 오래전부터 봐 왔던 분들이 많다. 결혼을 하시고 직장에 취업한 분들도 있는데,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이 바로 그런 팬들이다. 원동력이 돼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든 감독, 코치로 전향하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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