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톤붕이+페이커 팬이라서 지식이나 관심의 범위가 치우쳐있음... 객관성 없고 걍 주관적인 감상문에 가까움
※ 기본적으로 2023, 2024 월즈 티저 시청 경험이 있다는 전제 하에 작성함!!! 아직 안본 롤붕이면 꼭 보고 오자ㄹㅇ
-https://theqoo.net/leagueoflegends/3185563254 작년 티저 관련 글
-https://theqoo.net/leagueoflegends/3428795112 올해 스위스 티저 관련 글
1) 다시 만나다 | TES vs T1
대부분의 티저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티저에선 이 대결이 얼마나 중요하고, 흥미진진할 거고, 이들이 왜 이겨야하는지를 보여줌.
그리고 제일 직관적인 건 우승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의 도전정신일거임.
실제로 작년 월즈 티저 서사에서도 많이 써먹었던 거기도 하고 올해도 대부분의 서사에서는 그냥 그걸 그대로 써먹었음.
우승에 목이 말라있다라는 건 대부분의 팀이 열심히 할 이유로 충분하니까...
but, 작년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에다가 한번도 못해본 팀도 있는 상황에서? 4번이나 해본 팀이 우리 ㅈㄴ간절합니다!!! 하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흠... 싶어질 수가 있단말입니다...
그래서 8강 티저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줌...
분명 여기까지는 풀컬러로 나오던 영상이, 서머를 회상하는 다음 순간부터는 흑백으로 전환됨.
스쳐지나가는... 서머의 많은 기억들...
워낙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팬이니까 흔들리면 그만큼 비난과 질타를 받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이번 서머는 특히나ㅎㅎ... 그 수위가 장난이 아니었고
서머때 그냥 순수하게 이겨서 기쁘다!!! 보다는 와 이겨서 그래도 이번에는 욕 안먹겠구나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는 말들이 많은 공감을 얻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너무 아픈 여름이었음...
스위스 티저 때까지만 해도 월즈,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홈그라운드 입니다 하면서 압도적인 포스를 보여준 티원이었지만,
사실 언제나 강하기만 한 건 아니었고 이런 위기가 있었고, 이런 힘든 부분이 있었다는 걸 '녹아웃 스테이지 티저 첫 도입부'부터 보여주고 있음.
한편 이 티원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도입부는 색채 하나 없는 회색빛 풍경이며,
회상의 중심인물이 되는 오너는 높은 곳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안쪽'에서 이걸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임.
뒤이어 나오는 테스의 이야기.
대사와 내용적인 부분은 비교적 직관적이라 알기 쉬운데, 특히 주목했으면 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색감임.
직전 티원의 고난을 회상하는 오너 파트는 완전한 흑백으로 처리된 반면,
기쁜 시기인 월즈 우승을 회상하는 티안의 씬도, 티원과 상대해온 경험을 이야기하는 369의 씬도 전부 컬러 그대로 들어가있음.
즉 회상이라고 무조건 흑백처리가 아니고, 무언가의 분명한 의도를 담아서 들어간 연출이라는 의미임.
이를테면 이런 씬들.
원래라면 조명과 각종 색채가 있어야 할 곳이 전부 흑백으로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나레이션과 인물의 표정에 주목하게 됨.
이 시기, 선수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연출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페이커의 컷이 많은데 티원=페이커라는 자연스러운 상징성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상상하도록 유도한 연출이라고 생각함.
(이 의도된 연출은 바로 뒤에 또 나오는 부분이기도 함)
한편 테스 선수들은 파리의 외부, 건물 밖에서 영상을 찍은 반면, 티원측은 전부 건물 안+높은 곳에 위치해있다는 것도 포인트임.
23년 8강에서도 비슷한 느낌으로 경기장 안+위에서 내려오는 티원과 밖+아래에서 올라오는 리닝의 구도를 찍었던 걸 생각하면
감독이 이 팀들에게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음.
+오너가 힘든 시기를 회상하는 장면이 모두 건물 중에서도 방 안, 외부인이 출입하기 힘든 공간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도 주목해볼만함.
어떤 고난을 겪었어도 상대를 맞이하는 티원은 의연히 챔피언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줌.
4시드로 월즈 막차를 타고서도 당당히 '월즈,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홈그라운드입니다' 하고 박아버리고,
10연패한 상대를 맞이하면서도 '챔피언으로 떠날 계획이다'라고 박아버리는 것처럼 티저 안에서의 티원은 힘들어도 꺾이지 않는 굳건한 모습을 보임.
개인적으로 제일 집중해서 봤던 구간...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파트의 중심은 분명 페이커인데, 여기서 페이커의 대사는 한마디도 없음.
무겁게 짓누르는 기대라는 부분조차도 결국은 외부인의 추측일 뿐임.
그렇지만 이어서 나열되는 기록들을 보면 많은 청자들은 그에 공감할 수 있을거고, 상상하게 됨.
이게 바로 정상에 서려면 짊어져야 하는 무게라고 아예 대놓고 말해주고 있음.
Heavy is the crown. 왕관의 무게.
다른 팀들이 도전자로서 도전정신을 빛내고 우승에 대한 이유를 말하는 것에 대한 티원의 대답이라고 할 수 있을거임.
왕관은 우리의 것이고 우리는 그걸 짊어질 준비가 되어있다ㅇㅋ?
2) 신자와 신의 대결 | GEN vs T1
해당 편은 롤이스포츠 계정하고 LCK계정이 서로 다른 제목을 사용하고 있음.
위의 신자-신의 대결은 롤이스포츠 계정쪽이고 LCK계정쪽은 [신(信), 그리고 신(神)]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함.
누가 어느쪽인지는 말할 것도 없을테니까 생략하겠음
첫 스타트부터 미켈란젤로 들고오는 사기도시 파리...
위의 대리석 조각에 대한 비유는 이 뒤에서 다시 자세히 이야기하게 되겠지만 일단 큰 흐름만 보면
대리석을 깎아서 조각하는 것 => 완성될 조각(=꿈)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함 =>심약한 자에게는 빡셈
조각가들에게 있어서 완성된 대리석 조각 = 꿈 = 프로게이머에게 있어서의 월즈 우승 으로 자연스럽게 치환되고,
우승을 위한 그 여정은 그 한가지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길이라고 자연스럽게 비유하고 있음.
그리고 그 멘트 바로 뒤에 뚜벅뚜벅 걸어나가기 시작하는 페이커...
페이커를 시작으로 다른 선수들도 이 미술관의 내, 외부를 걷고 있는 씬들이 등장함.
내부에서, 수많은 조각상들 중 아지르상을 보면서 페이커에 대해 이야기하는 쵸비.
조각을 깎는 과정 = 모든 것을 포기해야하는 여정이라면 완성된 조각상은 그 여정의 목표이자 여정에 대한 일종의 댓가임.
즉 우승의 증표이고 성취의 증거라고 할 수 있음.
이 아지르 상은 페이커가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으로서 페이커가 이루어낸 성취의 증거이자,
저 뒤에 바로 이어지는 씬에서 하필이면 쵸비가 아지르를 써서 페이커를 이기는 걸 보여주는 걸로 봐선 쵸비의 성취에 대한 증표로도 여겨짐.
한편 다음 장면, 쵸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아지르를 보다고 등을 돌려서 다시 걸어나가는 페이커의 모습이 나옴.
여기 조각된 것이 누구의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건, 하나의 조각을 완성했다고 끝이 아니고 계속해서 다음 조각을 위해 나아가야 함.
(+우연히 이번 대회에서 페이커가 아지르를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까지 더해져서 더 의미심장한 부분이 된 거 같음ㅋㅋㅋ)
뒤이어 나오는 티원의 10연패.
8강 티저에서 티원의 서머를 이야기하며 나온 흑백샷 중에 유독 페이커 씬이 많았고, 369가 20 MSC를 회상하면서도 하필이면 페이커의 샷이 잡혔던 것처럼
4강 티저에서 티원의 연패를 설명하면서도 굳이 페이커의 이름이 따로 언급됨.
당연함... 이사람은 페이커고, 티원을 설명하면서 절대로 떼놓을 수 없는 사람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가장 많은 팬을 가지고 있고, 가장 많은 왕관을 썼고, 그만큼 가장 많은 무게를 짊어지게 된 사람.
그렇지만 티원의 상대전적을 가지고 입을 여는 사람들에게 대신 말하는 건 페이커가 아님.
개인적으로 하필 이 부분을 하필 이 둘이 맡은 걸 보고 작년 월즈 4강 티저가 떠올랐음...
23년 4강 티저에서는 페이커의 복수를 돕겠다고 하는 부분에 나온게 구마유시-케리아 봇듀였고,
24년 4강 티저에서는 페이커와 티원 가지고 또 졌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월즈는 다르다, 우리는 챔피언으로 와서 챔피언으로 떠날 거다 하고
티원과 페이커를 대변해주는 존재가 바로 구케 봇듀임.
티원의 위기, 패배의 순간에 대표로 이름이 언급되는 것이 페이커가 짊어지게 되어버린 왕관의 무게라면
거기에 대해서 그 패배의 상처를 이유로 함께 싸워주고 도와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외부에서 들려오는 말들에 대신 소리내어 월즈의 티원은 다르다, 우리는 챔피언이 될거다 하고 외쳐주는 이 둘의 행동은...
말 그대로 그 무게를 나누는 거라고 볼 수 있을거임.
+덧붙여서, 개인적으로 특히나 좋았던 건 23년 4강전도 상혁이형의 복수를 대신하겠다가 아니고 '상혁이형을 도와서' 였고,
올해 티저에서도 왕관의 무게를 이어받겠다, 대신 짊어지겠다가 아니고 '함께' 짊어지겠다고 하는 부분들...
오구케는 후계자도, 계승자도, 다음 세대도 아니고, 지금 이순간 페이커와 같이 싸워나가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거 같아서 그게 너무 좋았음
한편, 4강 티저의 하이라이트 부분.
8강에서도 그렇고, 4강에서도 그렇고, 뒤이은 결승에서도 그렇고...
녹아웃 스테이지 내내 페이커가 등장하는 씬들마다 이 왕관의 무게로 비유되는 무게가 계속되서 언급됨.
동시에 4강에서는, 깨어진 조각상의 잔해들이 있는 길을 페이커가 걷고 있는 모습을 보여줌.
위에서 조각 = 성취의 상징이라고 해석했는데, 그럼 저 깨어진 조각상들은 대체 뭘 의미할까...?
이 티저에서 말해준 내용으로 해석하면, 대리석 안에는 처음부터 완성된 천사가 존재하고, 조각을 한다는 행위는 그 천사 외의 다른 돌들을 깎아내려가는 거임.
그렇게 해서 완성된 조각상이 바로 프로게이머들에게는 우승이라는거고.
그렇다면 깎아내려진, 조각상이 아닌 다른 돌들은?
조각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측면으로 보면 우승을 위해 했을 수많은 노력들이 될 수 있겠고, 끝내 조각상이 되지 못한 대리석이라고 생각하면 우승하여 성취로 이어지지 못한 많은 패배들이라고도 할 수 있을거임.
자리에 앉아 왕관을 수여받는 그림으로 묘사된 것도 그렇고, '정점에 선 자'라고 대놓고 박은 것도 그렇고
이번 월즈 우승으로 더더더더욱 흔들림 없는 자리가 되었지만, 이 4강 티저의 시점에서 페이커는 이미 이 판에서 신이라고 불리는게 과장이 아닌 사람이었음.
그렇지만 페이커가 강하다고 해서 늘 당연하다는 듯이 이겨온 게 아니고,
그가 하나의 조각을 완성하기까지는 수많은 노력의 잔재가 있었고, 무수한 실패의 흔적이 있었음.
그런 사람이니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거임.
단순히 처음부터 강하기만 했던 사람이 아니고, 노력과 실패와 더 많은 증명을 거쳐서 지금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니까...
한편 이 '새로운 미래를 원한다면 증명하세요' 라는 말은 쵸비와 젠지를 향한 말이면서 동시에 다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음.
왜냐면 그 바로 다음 컷이 이 무거운 무게를 함께 짊어지겠다는 동생들의 각오이고,
새로운 시대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젠지쪽만이 아니고 티원과 페이커 역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왕관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겠다는 오구케의 각오에도 저 증명은 필요했고,
과거와 현재 뿐만이 아니라 미래 역시 티원의 것이라는 페이커의 말에도 증명은 필요했음.
결과적으로 저 두가지 모두 티원측에서 Prove 해버려서
SKT Faker: 증명하세요 / T1 Faker: 증명했습니다 <<라는 밈까지 나온게ㅋㅋㅋ 싱글벙글이긴함ㅋㅋㅋㅋㅋ
3) MAKE THEM BELIEVE | T1 vs BLG: 최종 결승
대놓고 BLG에 대한 기대와 압박으로 시작하는 결승 티저.
첫 중국인 미드라이너 우승 언급하면서 IG(첫 월즈 우승 LPL팀) 모습하고 유니폼에 박힌 LPL 로고 보여주는 게 이 상황에 나이트에게 걸린 기대를 보여준다고 봄.
단순히 첫 중국인 미드 우승자가 나올 기회인 것만이 아니고 하필이면 상대가 LPL 천적 LPL 킬러 월즈 다전제 승률 100% 이런 거 주렁주렁 달린 티원이라서...
심지어 나이트 개인도 티원하고 엮인 게 있어서...
하필이면 그 슈퍼토스 나온 징동전 페이커의 맞라이너가 나이트였고, 시리즈 내내 페이커의 활약이 눈에 띄었던만큼 더더욱 아쉬웠을거임.
응원 영상도 각오도 ㄹㅇ 첫 중국인 우승 미드에 대한 기대가 꽉꽉 담겨있음...
하지만? 기대와 압박으로 따지면??? 우리 티원 어디가서 절대로 지지않죠???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중압감, 그리고 선배들과 자신들이 스스로 쌓아올린 영광의 무게.
이런 순간에조차 굳이 지명되어 이름이 오르는, 가장 많은 기대와 가장 많은 주목과 가장 많은 무게가 걸린 선수.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하필 월즈 자켓 디자인에 20주년 로고까지 박혀서 더욱 중압감이 느껴짐.
왕조라고 불리웠던 팀. 황금기가 지났다고 여겨졌던 19년도에도 공식해설에서 '가장 위대한 팀'이라고 불리운 팀.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 작년의 우승팀.
여기서 손목을 만지는 컷이... 의도된 연출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인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장면을 보며 마음아팠던 팬이 나 하나는 아닐거임...
이 선수가 작년, 그리고 올 한 해. 어떤 위기를 겪었고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식으로 극복하려고 하고 있는지.
외부인인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극히 일부이고, 단편적인 부분들 뿐이지만, 저 자리에 도착하기까지 거친 과정이 결코 쉽고 편한 길이 아니었다는 것만큼은 모두가 알고 있음.
작년 월즈 결승 티저를 봤으면 익숙한 연출임.
용준좌의 말을 기점으로 선수들이 등장하는 장소가 바뀜.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곳, 무대위. 그렇지만 관중 하나 없는 독립적인 공간.
현실과는 별개의, 선수들의 심상세계이자 마음 속을 노출하는 곳으로 해석할 수 있음.
'의구심'. 단순한 의심하고는 조금 다름.
의구심 (疑懼心) : 믿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마음. (doubt, suspicion, misgivings)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순간.
스위스에서는 초월적인 모습으로 '월즈,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홈그라운드입니다' 라고 선언했던 사람이,
8강에서는 다시 날아오르겠다고 말하고, 4강에서는 상대에게 당당하게 증명을 요구했던 사람이,
결승에 와서야 비로소 의구심이 들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상을 한다고 대답함.
신으로 불리는 단 한명임에도, 스스로에게 의구심이 든 적이 있었다고 간접적으로 시인한 순간이기도 함.
그리고 아마, 그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거임.
"
한동안 저는 제 직감이 떨어졌다고 느꼈고, 그걸 회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영원히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올해 초, 저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고, 다른 선수가 저를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의 말이 옳았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
수년 전부터 이미 이 사람은 때로는 스스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가장 위대하고 가장 까다롭고 가장 엄격한 선수인 스스로에게 "이제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증명해왔을거임...
페이커만이 아니고 다른 선수들 역시 이런 공간에서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옴.
빈이 떠올린 건 어렸을 적 아버지와 게임을 하던 기억과, 20년 월즈 결승에서의 기억.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을 했다는 걸 의미하는지 바닥에는 금색 꽃가루가 뿌려져있는 반면, 빈이 손에 쥔 건 은색 꽃가루뿐임.
"결승 무대에 서는 선수라면 누구나 큰 압박감을 느낄거에요" 라는 말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감 넘치기로 유명한 선수인 빈에게 준 건 그만큼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함.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질문, 답변 순서는 비엘지의 선수이지만...
빠르게 아주 잠시, 그러나 누구라도 볼 수 있는 속도로 깨어진 꽃병과 꺾인 장미꽃이 나옴.
장미=페이커=티원 공식으로 레드불 다큐나 스위스 티저에서 이미 티원을 상징하는 소재로 쓰인 적이 있는 장미이지만
앞선 파트에서 월즈 준우승을 언급하고 있던 것과 '놓아주지 않고 자꾸만 옥죄어 오는 기억'이라는 부분을 보면...
줄기가 꺾이고 꽃잎이 바닥에 흩어진 저 장미가 의미하는 건 페이커이고, 깨어진 꽃병은 SKT T1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음...
(당연히 티저 연출과 대본상 그럴 거 같다는 거고 실제가 그렇다는 말이 아닙니다)
온이 보고 있는 건 스위스 스테이지 당시로 추정되는 스스로의 사진임.
위의 질문과 엮어보면 온에게 있어 자신을 놓아주지 않고 옥죄어오는 기억이란 스위스 스테이지 당시의 부진이라는 의미.
한편 화면이 전환되면서 마이크에 둘러쌓인 두 선수가 나옴.
대사 내용과 합쳐서 보면 저 마이크는 중심에 선 선수에게 발언을 요구하는, 입을 떼줄 걸 기대하는 외부의 기대/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음.
화면이 전환되면서 나오는 구마유시-케리아 바텀 듀오.
이 둘의 발 밑에는 깨어진 조각상이 있음.
중요한 건 이 조각상이 4강 티저에서 페이커 발 밑에 놓여있던 거 같은 형태의 돌조각들이 아니고, 거의 완성된 모습의 조각이라는 거임.
완성된 조각상 = 우승이라는 성취, 성과라고 위에서 해석했던 걸 가져오면 이 '거의 완성되었지만 깨어진 조각상'은 결국, 우승에 가까웠지만 우승은 하지못한...
좀 더 명백히 말하면 준우승으로 끝난 적지 않은 대회들로 해석할 수 있을거임.
놓아주지 않고 옥죄어 오는 기억... 준우승... 짚이는 게... 많죠...?
밑에 조각들도 한두개가 아닌 거 같음ㅎ...
하...
오너의 파트.
비어있는 관객석,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마이크.
오너의 말과 위에서 나온 마이크의 해석을 합치면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활약을 해야한다, 성과를 내야한다는 기대와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음.
지금까지는 특히나 페이커쪽에 강조되어 왔지만, 앞에서 빈이 말한 것처럼 월즈 결승쯤 오게 되면 모든 선수가 압박감, 왕관의 무게를 어느정도 느끼게 됨.
장미꽃의 꽃잎을 움켜쥐는 페이커.
어둠 속에서 갈 길을 잃었을 때, 우리를 이끌어줄 빛은 어디에 있는가.
의구심을 가지게 되고, 과거의 기억이 나를 옥죄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나아가는가.
직설적으로 바꾸면, "너는 대체 뭘 보고 노력하는거임?" 으로 표현할 수 있을거임.
이어지는 가족들의 응원영상, 그리고...
여태껏 비어있다고,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객석에서 무수히 많은 불빛이 쏟아져나옴.
이 불빛 하나하나가 자기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메세지를 담고 있는 걸 생각하면
결국 선수들이 질문을 받고 스스로 힘든 시간들을 토해내던 그 순간들, 아무도 객석에 없다고 생각했던 그 장면들조차도
가족이나 동료, 친구, 팬 등 응원하던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봄.
여담으로 그와중에 나는 응원메세지 보내는 많은 사람들 중 이 둘이 성과나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는 게...
행복하고 뭐든지 보여주는 과정이 되기를 바랐다는 게 너무 눈물버튼임...
월즈 이래의 LPL킬러 LPL학살자였던 티원에 대해 빈이 이야기를 하면서 짧은 순간 굉장히 많은 컷이 지나감.
티원에게 꺾여나간 많은 LPL팀들과 중간중간 승리해서 좋아하는 티원 선수들의 대비, 그리고 뒤에 깔린 작년 징동전 승리콜.
It is not LPL versus LCK! it is T1 versus the LPL! And they like those odds!
LCK가 LPL에 도전하는 게 아니고 LPL이 T1에게 도전하는 구도이며, T1은 그걸 자신만만해 한다는 그 유명한 콜이 울려퍼지다가 도중에 끊김.
승리하고 나아가야 하는 이유로, BLG 측은 LPL과 T1의 상대전적을 말함.
그들은 상대를 무너뜨려야 하는, 명확한 도전자의 입장임.
그렇다면 T1은 무슨 이유를 내걸까.
이미 챔피언인 이 팀은, 최정상에 있는 선수들은, 대체 왜 그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내던지지 않고 짊어지려는 걸까.
8강, 4강, 결승까지. 그 무게에 대해서 티저로 계속 빌드업을 해왔음. 얼마나 무겁고, 얼마나 힘든지 몇번이고 강조해왔던 부분임.
그리고 최후의 최후, 결승 티저 맨 끝부분에서 바로 그 이유가 나옴.
기록과 역사와 명예 같은 걸 위해서도 아니고, 리그를 위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의 믿음을 위해서.
무겁게 짓누르는 기대. 정상에 서려면 짊어져야 하는 무게.
무거운 사명. 정점에 선 자의 사명.
의구심이 찾아오는 순간, 나를 놓아주지 않고 옥죄어오는 기억.
티저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이 부담과 중압감들을 모두 견디고 이겨내고 끝끝내 증명하려는 이유가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서'.
더샤이의 우승론. 작년 월즈 결승 소재로도 사용된 이 이론만 봐도 월즈 우승은 계속되는 증명의 반복임.
처음은 운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두번째는 그게 운이 아니었다는 것에 대한 증명. 세번째 우승은 스스로가 실력이 있다는 것에 대한 증명.
T1과 페이커의 3번째 우승이 있던 2016년.
페이커도 더이상 최고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그를 뛰어넘고 있다는 말이 또 나오고 있던 시기.
그 당시 의구심을 떨치고,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서 페이커는 MVP를 받으며 우승했음.
그리고 올해.
당시와 비교해서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하지는 않을 그 매서운 압박 속에서
더이상 증명할 필요조차 없는 선수가 그렇게나 증명하고자 한 것은
어려움이 있어도 믿어준 사람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었음.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우리 월즈 위너 톤붕님들ㅊㅊㅊ
사실 11월 중순 쯔음에 초안은 썼었는데 탬버린이 짤랑짤랑 대는 바람에 사진 같은 거 한번 다 뜯어고치고 내용도 좀 수정함
25년 월즈는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또 어마무시한 티저가 나올 거 같은데다
23 월즈 이후 므시도 이 감독님께 티저 맞긴 거 보면 티저가 있다는 가정하에 추가되는 국제전+25 므시 티저도 기대해볼만 한듯
하 이제 자러가야지 연말에 쓰는 연차 이즈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