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21월즈에서 깔끔하게 우승하고 몇몇 이적하고 그런 끝을 맞았다면 이렇게까지 사랑하게 되지는 않았을까? 누구보다 간절했을 결승에서 5세트까지 간 접전 끝에 패배하고서도 웃으면서 인터뷰하던 애들을 보고 이 팀을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 이후로 바로 멤버가 바뀌고, 성적은 갈수록 떨어지고, 결국 건부마저 떠나보내게 됐을 때
어쩌면 그때 내심 인정했던 걸지도 몰라... 내가 이 팀을 응원하면서 우승컵 들어올리는 순간을 두 눈으로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허수는 남았지
허수는 추해질 때까지 계속 하겠다고 했어... 팬들 위해서
언젠가 롤방에서 딮팬들에게 허수란 더 이상 담원이 아니고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니게 되어도 유일하게 남은 자부심이라고, 얘를 응원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옛날처럼 남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해주는 선수라는 댓글을 봤는데 난 그 말이 참 우리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함. 월즈 우승을 함께했던 너캐고베가 은퇴하고 다른 팀으로 떠난 와중에도 허수가 남아있으니까 우리는 담원을 계승한 팀이고 1군 승격 이후로 월즈에 개근한 강팀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거니까...
이번 스토브 딮기한테는 정말 쉽지 않은 거 같아. 베릴은 돌아오지 않을 거 같고 리헨즈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서포터가 어찌저찌 잘 구해진다고 쳐도 정글은 이제 갓 신인티 좀 벗은 선수에 탑은 진짜 신인이지. 자기 플레이 스타일에 의문까지 생긴 애한테 자기 빼고 상체 둘을 업어 키워달라고 하는 것도 웃기잖아... 어쩌면 25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 수도 있을 거 같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럼에도 바라건대 허수가 행복하길... 무너져가는 팀에서 팀이고 팬이고 끌어안고 어떻게든 미래를 주려고 열심인 허수가 언젠간 꼭 행복해질 수 있길... 롤판에 절대라는 건 없고 그 옛날 고스트가 이뤄냈던 것처럼 페이커가 다시 해냈던 것처럼 쇼메이커 허수도 언젠간 다시 정상에 우뚝 설 거라고 믿고싶다.
허수가 있으니까 담원은 항상 우승을 꿈꿀 수 있었지. 그게 한낱 신기루같은 환상이라고 해도 쇼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그 환상이 사실이 되는 거니까
끝까지 응원할게 허수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