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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실 걍 유명해서 응원하기 시작한 거였음 (긴글쥬의, 새벽감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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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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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은 사실 도피성으로 잡은 거였음. 내 전 본진과의 마지막 기억이 사회면이라...^^ 작년 월즈때 워낙 화제성이 좋았으니까. 유명하니까.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니까 그냥 가볍게 응원하자고. 

선물 관련해 방송에서 말해주는 걸 들으면서 얼마나 생각이 깊고 바른 사람인지 느꼈고, 또 동시에 팬들에게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동시에 경기를 보면서 11년 동안 지치지 않고 아직도 잘하고 싶어하는 게 느껴져서, 솔직히 신기했음. 나는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도전하지도 않는 사람이거든. 그런데 어떻게 11년동안 무수히 많은 질시와 비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한결같이 도전할 수 있는 걸까? 분명 지치고 힘들텐데 어떻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걸까? 그때부터 페이커를 좋아하는 이유가 조금씩 추가되기 시작했어. 유명한 선수,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페이커 이상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 

하지만 본격적으로 페이커에게 빠지고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느낀 감정은 후회였어. 왜 페이커라는 선수를 알고 있으면서 더 깊이 파볼 생각을 못한 걸까? 더 빨리 알 걸. 더 어릴 때 좋아할걸. 그러면 더 많이 사랑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후회하는 순간에 온 게 상혁이가 데뷔일 즈음에 쓴 편지임. 내용 전부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자신과의 관계가 길었던 사람 짧았던 사람 모두 언급하는 부분이야. 정말 모든 팬들을 생각한다는 걸, 자신의 팬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얻어가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게 느껴졌어. 그때부터 페이커를 사랑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사실 이때까지 입덕부정이었거든...ㅎ

그렇지만 그 뒤에 다가온 건 디도스였지. 사실 소식을 알았을 땐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의심하면서 살기도 했어. 이유 같은 건 중요하지 않을텐데 ㅎㅎ.... 하지만 선수들은 힘든 환경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그걸 보며 힘낼 수 있었음. 그 뒤로도 많은 일이 있었고.... 선물 같았던 사우디컵 우승, 연패, 회복, 그리고 오늘.

사실 경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 내 하루의 기분이 왜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 내가 경기 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지? 너무 힘들고, 인터넷 디톡스도 해본 적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하나였음. 선수들이 기뻐할 때 나도 기뻤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생생히 남아있는 감정은 바로 이 기쁨이야. 슬픔과 분노가 아닌 기쁨만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어.


페이커를 좋아하는 날이 하루하루 늘어갈 때마다 생각하게 돼. 과연 너를 좋아하지 않는 날이 올까? 지금처럼 너를 좋아하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고, 한결같이 너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말하고 싶은 건 하나야. 페이커를 좋아하는 지금의 나는 사라지지 않아. 상혁이가 유퀴즈에서 한 말처럼 페이커를 좋아하고 응원한 나는, 내 경험은 나를 이루고 있을 거야. 내 안에 영원히 남아서 나를 구성하고 있을 거야. 이건 내 감정이 어떻든 불변하는 진실이지...... 페이커를 좋아한 나와 모르던 나는 아예 다른 사람일테니까.

그때서야 나는 상혁이의 편지를 제대로 이해했어. 긍정적인 경험과 감정을 얻기를 바란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스포츠를 사랑하고, 선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는 거구나, 하고. 그래서 나는 페이커를, 티원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건 페이커가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아직도 페이커로 존재해줘서, 선수로 활동해서, 아직도 끊기지 않는 열정으로 정상을 향해 날아가는 선수이기 때문이야.  


너는 오늘 감정을 드러낸 걸 후회할지도 모르고, 나는 네 심정을 제대로 알 수도 없지만 하나는 알아. 


당신은 언제나 더 나아지길 원하는 사람이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고, 우리는 이미 페이커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안다는 걸.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고 이상혁과 끝까지 함께 걸어갈거야. 앞장서 걸어주지는 못하지만 네 뒤에서, 옆에서 끈질기게 너를 응원할게. 꿈도 꾸지 않고 푹 잘 수 있기를.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너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 말 쭉 쓰다쓰다갑자기 감성돋아서 올려봄..... 아침에 일어나서 삭제할 수도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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