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사실 걍 유명해서 응원하기 시작한 거였음 (긴글쥬의, 새벽감성주의)
670 8
2024.08.04 02:19
670 8


롤은 사실 도피성으로 잡은 거였음. 내 전 본진과의 마지막 기억이 사회면이라...^^ 작년 월즈때 워낙 화제성이 좋았으니까. 유명하니까.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니까 그냥 가볍게 응원하자고. 

선물 관련해 방송에서 말해주는 걸 들으면서 얼마나 생각이 깊고 바른 사람인지 느꼈고, 또 동시에 팬들에게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 동시에 경기를 보면서 11년 동안 지치지 않고 아직도 잘하고 싶어하는 게 느껴져서, 솔직히 신기했음. 나는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도전하지도 않는 사람이거든. 그런데 어떻게 11년동안 무수히 많은 질시와 비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한결같이 도전할 수 있는 걸까? 분명 지치고 힘들텐데 어떻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걸까? 그때부터 페이커를 좋아하는 이유가 조금씩 추가되기 시작했어. 유명한 선수,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페이커 이상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 

하지만 본격적으로 페이커에게 빠지고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느낀 감정은 후회였어. 왜 페이커라는 선수를 알고 있으면서 더 깊이 파볼 생각을 못한 걸까? 더 빨리 알 걸. 더 어릴 때 좋아할걸. 그러면 더 많이 사랑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후회하는 순간에 온 게 상혁이가 데뷔일 즈음에 쓴 편지임. 내용 전부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자신과의 관계가 길었던 사람 짧았던 사람 모두 언급하는 부분이야. 정말 모든 팬들을 생각한다는 걸, 자신의 팬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얻어가고 행복하길 바란다는 게 느껴졌어. 그때부터 페이커를 사랑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사실 이때까지 입덕부정이었거든...ㅎ

그렇지만 그 뒤에 다가온 건 디도스였지. 사실 소식을 알았을 땐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의심하면서 살기도 했어. 이유 같은 건 중요하지 않을텐데 ㅎㅎ.... 하지만 선수들은 힘든 환경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그걸 보며 힘낼 수 있었음. 그 뒤로도 많은 일이 있었고.... 선물 같았던 사우디컵 우승, 연패, 회복, 그리고 오늘.

사실 경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 내 하루의 기분이 왜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거지? 내가 경기 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지? 너무 힘들고, 인터넷 디톡스도 해본 적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하나였음. 선수들이 기뻐할 때 나도 기뻤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생생히 남아있는 감정은 바로 이 기쁨이야. 슬픔과 분노가 아닌 기쁨만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어.


페이커를 좋아하는 날이 하루하루 늘어갈 때마다 생각하게 돼. 과연 너를 좋아하지 않는 날이 올까? 지금처럼 너를 좋아하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고, 한결같이 너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말하고 싶은 건 하나야. 페이커를 좋아하는 지금의 나는 사라지지 않아. 상혁이가 유퀴즈에서 한 말처럼 페이커를 좋아하고 응원한 나는, 내 경험은 나를 이루고 있을 거야. 내 안에 영원히 남아서 나를 구성하고 있을 거야. 이건 내 감정이 어떻든 불변하는 진실이지...... 페이커를 좋아한 나와 모르던 나는 아예 다른 사람일테니까.

그때서야 나는 상혁이의 편지를 제대로 이해했어. 긍정적인 경험과 감정을 얻기를 바란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스포츠를 사랑하고, 선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는 거구나, 하고. 그래서 나는 페이커를, 티원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건 페이커가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아직도 페이커로 존재해줘서, 선수로 활동해서, 아직도 끊기지 않는 열정으로 정상을 향해 날아가는 선수이기 때문이야.  


너는 오늘 감정을 드러낸 걸 후회할지도 모르고, 나는 네 심정을 제대로 알 수도 없지만 하나는 알아. 


당신은 언제나 더 나아지길 원하는 사람이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고, 우리는 이미 페이커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안다는 걸. 그렇기에 흔들리지 않고 이상혁과 끝까지 함께 걸어갈거야. 앞장서 걸어주지는 못하지만 네 뒤에서, 옆에서 끈질기게 너를 응원할게. 꿈도 꾸지 않고 푹 잘 수 있기를.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너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 말 쭉 쓰다쓰다갑자기 감성돋아서 올려봄..... 아침에 일어나서 삭제할 수도 있어 ^^;


목록 스크랩 (0)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청량한 설렘의 순간🍀 영화 <청설> 배우 무대인사 최초 시사회 초대 이벤트 284 10.20 27,69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171,25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940,27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976,04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336,152
공지 알림/결과 🏆2024 월드 챔피언십 안내 및 일정🏆 19 09.14 42,931
공지 알림/결과 🏆9시BO5 [4강]26WBGBLG 27T1GEN (진영은코인토스) 🏆 36 05.29 114,147
공지 알림/결과 🎊2023 더쿠롤방어워즈 결과발표🎊 13 23.11.21 163,920
공지 알림/결과 👾팀별 방송주소👾 14 23.11.13 190,955
공지 알림/결과 🌱롤카테 뉴비들을 위한 리그오브레전드 시청가이드🌱 18 23.09.24 198,4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911873 잡담 작년엔 직관갈수 있어서 롤드컵 체감 느꼈는데 올해는 좀 덜하다 14:26 4
911872 잡담 롤 역사상 아직 정규시즌 MVP를 4회 수상한 선수가 0명이라고 함 5 14:25 90
911871 잡담 롤붕이 소원 비웨전 서머 결승보다 치열하기 2 14:25 29
911870 잡담 도인비 8강 티테전 지금 봤는데 파이크 개얄미워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4 14:23 146
911869 잡담 난 작년에 우승하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인줄알았는데 갑자기 시즌2 시작이라 4 14:23 83
911868 잡담 Gen) [GEN-LOG] ep 4. 베를린 최고의 만찬 🍽️ 유툽 클립 14:23 19
911867 잡담 쇼메 팬 아닌데도 내년에 쇼메가 더 잘했음 좋겠어 3 14:23 51
911866 잡담 약간 타팀팬인데 oo선수 한번 우승했으면~ 하는글 보면 5 14:22 222
911865 잡담 탑오후 특) LPL 올해의 탑 상 받음 3 14:22 54
911864 잡담 난 우리팀 올해 디도스 개쌉억까때문에 내내 힘들었어서 월즈에서 억빠 받고 우승했으면 좋겠음 29 14:20 286
911863 잡담 난 피넛, 기인 이둘 월즈 우승하면 좀 눈물날거같음 타선수팬인데 5 14:20 119
911862 잡담 갑자기 선발전 보고옴 3 14:20 112
911861 잡담 난 캐니언이 담원에서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응원하긴함.. 4 14:19 216
911860 잡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운보다 공평이 중요한 뎊 1 14:19 112
911859 잡담 와 근데 진짜 도쵸까지 월즈 다 들면 20용은 대체 어떤 스쿼드였던거임,,, 4 14:19 162
911858 잡담 우리팀 떨어지니까 14:18 85
911857 잡담 샤냥이 미든데 탑 알바를 간 게 아니라 첨에 탑이었다 미드 포변한 거야?? 3 14:18 103
911856 잡담 티원 세 경기 다 그런 느낌이었음 경기 시간 전체적으로 좀 길었다고 생각하는데(작년보다) 14:17 137
911855 잡담 난 20용 입덕이라 일단 선수들이 월즈우승 한번씩햇음 좋겠어 ㅋㅋㅋ ... 6 14:16 163
911854 잡담 생각없이 하기 좋은 취미 보석십자수 추천 14:15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