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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페이커가 너무 신경 쓰인다.. 새벽 감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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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4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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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페이커가 신경 쓰여... 

사실 알면 알수록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부족할 지도 모름 나는 페이커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단지 '페이커'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넘어서 한 명의 사람이자 선수로서 알게 된 건 고작 몇 개월뿐이기 때문에

 

하지만 알아갈수록 점점 더 페이커가 행복하기를 바라게 돼

내가 페이커에 대해 아는 건 터무니없이 적고, 11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아주 일부의 일부만을 알 뿐이고, 그 시간을 실시간으로 함께 지내며 울고 웃고 가장 괴롭고 힘든 순간에도 가장 기쁘고 영광스러운 순간에도 모두 함께 해온 오래 된 팬들의 감정을 편린만 엿보았을 뿐이지만

 

페이커가 가장 행복하고 기쁜 순간을 데뷔 첫 해로 자주 골랐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니 마음이 너무 슬퍼

제멋대로 불어와 자신을 흔들고 무너뜨리려는 거센 폭풍도, 어린 나이에 눈부신 왕관과 함께 짊어지게 된 지나친 부담감도, 함께 하고 떠나가는 동료들도, 아무 걱정 없이 그저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고 정상의 즐거움을 누리기만 할 수 있었던 시기

 

누구에게든 불행은 이유 없이 닥쳐오는 걸 알아. 불행해도 마땅한 사람에게, 불행해도 괜찮은 시기에 불행이 찾아오는게 아니란 걸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무엇 하나 자신의 탓이 아닌 불행으로 그토록 오래, 그토록 크게 고통 받는 사람을 지켜본다는 건 너무 괴롭고 힘든 일이라서...

 

페이커도 너무 어리지 않았나? 어린 나이에 너무 빠르게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것 아닐까? 패기 넘치던 표현들과 활짝 드러내보이던 감정들을 숨기고 가다듬기까지, 단순히 페이커가 나이를 먹으며 성숙해지는 것 외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 자꾸만 외롭지는 않았나? 힘들지는 않았나? 마음껏 어릴 수 있는 시기가 더 길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고 자신을 의심하면서 울던 18년도 다큐 속 페이커를 생각하게 돼

앞으로 페이커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더 많은 해를 고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렇게 마음 아파하기에는 결국 나 또한 페이커의 일부분만을 보는 걸지도 모름. 내 멋대로 페이커를 재단하고 안타까워하는 걸 수도 있지

결국 페이커는 그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뎌왔고, 버텨왔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 위치에 걸맞는 사람이란 걸 온세상에 증명했기 때문에. 너무나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지만 영광의 길 뒤에 그림자처럼 따라붙은 고통과 인내를 알아줄 사람은 결국 팬뿐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리고 이것 또한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고 그저 페이커를 믿고 응원하고 따라가다 보면 결국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페이커는 이미 자신을 믿고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걸 보여줬으니까..

 

이번 페이커 생일 이벤트 때 팬들이 인용한 셰익스피어 시를 정말 좋아하거든.

당신의 여름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의 아름다움은 영원할 것이며, 인간이 숨을 쉬며 글을 읽는 한 당신은 영원할 것이라는.

그 시처럼 페이커가 세운 기록은 영원불멸할 거고,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상징이자 고트 그 자체인데도 여전히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즐기는, 지금도 너무나 노력하는 페이커가 좋아. 끊임없이 높은 곳을 바라보는 페이커가 좋아.

이미 그런 사람인 걸 알고, 11년 동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줬는데 내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모든 선택을 믿고 따라가며 응원해야지ㅠㅠㅠ

 

페이커를 평생 응원하고 영원히 사랑해야지, 말하려다가도 '평생'과 '영원' 둘 다 말로는 지나치게 쉬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세상에는 평생이나 영원을 단어 그대로의 의미로 쓸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거든

모든 감정은 퇴색되기 마련이고, 덕질에 있어서 평생과 영원이란 단어 그대로의 의미보다 '평생 너를 응원하고 사랑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지금 너를 아주 깊이 좋아한다'로 사용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 머뭇거려져

 

하지만 그럴 때 함께 드는 생각은 지금처럼 똑같이 열정적으로 좋아하지는 못하더라도 페이커를 사랑하고 응원하지 않는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임

강도가 낮아지고, 조금 더 멀리서 소식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페이커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행복하기를, 영광을 누리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기를 바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그리고 또다시 돌아가 페이커를 응원하고, 사랑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내 인생 아주 오랫동안 페이커가 함께 할 것 같다는 어떤 운명 같은 예감

 

페이커의 중국팬이 쓴 10주년 편지가 좋아. 팬들이 페이커에게 써준 편지가, 독후감이 좋아. 무조건 페이커 편을 들어주는 채팅방이 좋아. 팬들이 페이커에게 보내는 모든 종류의 사랑이 좋아.

 

그 편지들과 책으로 만든 독후감을 다 읽는 페이커가 좋아. 팬들이 있는 곳에 갈 때마다 항상 구석구석까지 살펴보며 팬들을 눈에 담고 모두 봐주려는 페이커가 좋아. 팬들 앞에 서면 평소보다 편해지고 장난기가 늘어나는 페이커가 좋아. 페청자들이 있는 채팅창을 보면서 웃는 페이커가 좋아. 차분하지만 선명하고 묵직하게, 한 점의 거짓도 없이 페이커가 팬들에게 전해주는 진심이 좋아. 팬들에게 변치 않는 태양처럼 오래 가자고 말하는 페이커가 좋아. 저를 이루고 있는 여러분들 덕에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페이커가 좋아.

 

https://twitter.com/s2FAKER/status/1737467551372960089?s=19

 

그렇게 나도 언제나 페이커의 편이 되어주는 팬이고 싶어. 굴곡 없는 길은 없고 고통 없는 영광 또한 없으며, 앞으로의 모든 순간에 기쁨과 행복만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언제나 페이커의 믿을 구석이, '모든 모습을 사랑해주는' 팬이 되고 싶어. 모든 순간에 기쁨과 행복만이 있기를 바라고 싶어. 페이커가 팬들의 사랑을 의심치 않게 하는, 그런 응원을 보내는 팬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문득 생각하다가 한번쯤은 글로 정리하고 싶어서 써봄 문제시 삭제 새벽 감성 사라지고 부끄러워져도 조용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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