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들썩이게 한 이 K-팝 그룹의 4년 만의 첫 앨범에 많은 것이 걸려 있었으나, 특색 없는 곡들은 공허하게 울릴 뿐이며 그룹의 전성기가 가졌던 기백과 활력이 부족하다."
<ARIRANG>의 평범한 팝 음악은 어떤 의미에서 한국 문화의 한 단면을 대변한다. 바로 서구의 인정과 글로벌 패권에 대한 갈망이다. 앨범 전반에 걸쳐 수많은 외국인 프로듀서와 싱어송라이터가 참여했는데, 이는 K-팝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제니(JENNIE)의 매끄러운 솔로 데뷔작 <Ruby>를 만들었던 이들, 특히 디플로(Diplo)와의 접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 곡들은 그리 자신만만하게 들리지 않는데, 부분적으로는 사운드 요소들이 서구 랩의 맥락(패션 랩의 얼간이 같은 티조 터치다운이나 제이펙마피아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에 억지로 끼워 맞춰졌기 때문이다.
Mike WiLL Made-It은 “Aliens”에서 버리는 듯한 비트를 던져주었고, 멤버들은 그 위에서 기계적으로 랩과 찬트를 내뱉으며 육중하게 움직인다. “FYA”는 팝-랩 저지 클럽(Jersey club)을 시도하지만, 오토튠 범벅에 가로막힌 반쪽짜리 에너지 탓에 불쾌할 정도로 자기 진지함에 빠져 있다.
때로는 노래가 사랑, 초월, 혹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하지만, <ARIRANG>의 메시지는 대기업에서 보낸 생일 축하 이메일처럼 반복적으로 공허하게 울린다.
한국적 문화 정체성이라는 주제 의식을 유의미하게 다룬 유일한 곡은 오프닝 곡인 “Body to Body”다. 몰아치는 비트 위에서 RM은 팬들에게 점프를 권하고 슈가는 “B-T-uh, 어디에서든 한국으로”라고 선언한다. 절정의 브릿지 부분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민요인 “아리랑”을 감동적으로 재해석해 담아냈다. 챙그랑거리는 타악기와 가슴을 울리는 보컬 화음이 울려 퍼질 때 메시지는 명확해진다. '모두가 우리를 보고 있고, 그것은 곧 한국을 보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기묘하고 심지어 우울한 뒷맛을 남긴다. “아리랑”은 오랫동안 깊은 갈망, 집단적 회복력, 심지어 남북 통일까지 아우르는 다의적인 찬가로 기능해 왔다. 이토록 공허한 앨범이 “아리랑”을 승리의 깃발처럼 흔드는 모습은 어떤 자부심도 빈껍데기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일함을 국가적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꼴이다. 어깨 위의 무거운 짐과 벌어들여야 할 돈 사이에서, BTS는 그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ARIRANG>은 바로 그 붕괴의 소리다.
ㅅㅂ 한국까지 후려치네 샹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