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위해 소속사가 일주일간 광화문광장을 사용하는 데 쓰는 비용은 3천만원으로 확인됐다. 광화문광장에서 특정 가수가 단독 공연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일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은) 하이브가 부담하는 광장 사용료는 3천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밝혔다. 시는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사용 허가 면적 1㎡당 1시간에 10원(오전 6시~오후 6시) 혹은 13원(오후 6시~다음 날 오전 6시)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1만㎡가 넘는 광화문광장을 3월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사용하는 비용으로 3천여만원이 책정됐다. 대규모 공연장 대관료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인데, 이는 광화문광장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공 공간’이기 때문이다.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시민이 평화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광장 환경을 조성하고, 건전한 여가·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이용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하이브는 이번 공연을 위해 경복궁·숭례문 사용 및 촬영 허가도 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유산청에 내야 하는 비용은 6120만원이다. 유산청 관계자는 “공연 장소 사용에 따라 받지 못하는 입장료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이 열리는 21일 경복궁, 덕수궁, 국립고궁박물관은 운영하지 않는다.
하이브가 서울의 도심 공공 공간과 문화재 이용을 위해 서울시와 정부에 내는 비용은 모두 9천만원인 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시나 정부가 지출하는 공공 재원은 시설 사용료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안전 관리를 위해 경찰 6700여명과 시·자치구·소방당국 3400명 등 1만명이 넘는 행정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도 많다. 경찰은 16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의 시민단체 집회·시위를 제한하거나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연에 앞서 광화문광장 인근 건물 출입이 통제되고 대중교통·따릉이·주변 도로 사용이 어려워지는 등 시민의 일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 팬들이 서울에 모이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커질 수 있다. 정부와 시도 이런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브에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한 넷플릭스가 공연을 단독 생중계하는 등 상업성이 짙은 만큼 상생과 공공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는 “뉴욕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국외 주요 공공 공간의 경우 상업적인 행사에 대해선 비용을 더 받는 등 사용료가 매우 세분화돼 있다”며 “광화문광장은 수백 년에 걸쳐 시민이 쌓은 자산으로 형성된 공간이므로 여기서 대규모 공연을 할 경우 그에 합당한 비용을 받아 이를 신인 뮤지션 거리 공연이나 문화재 복원 지원 등에 쓰는 식으로 순환시키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는 누구의 것인지, 공공 공간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 시민과 노동자·소상공인·팬들 모두가 어우러지는 행사를 만들 방법은 없는지 등에 대한 대답을 갖춰야 할 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규모 도심 점유 행사의 수익금 중 일정 비율을 ‘문화다양성 기금’으로 출연하도록 유도하고 이 기금을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이익공유제’도 생각해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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