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명절에 가면 꼭 남자상은 상부터가 튼튼하고 빛남
여자상엔 고기마저 다 부스러진거 먹다남은거처럼 생긴거
대접이랑 접시에 대충 퍼담은 찬이랑 국
내가 할아버지한테 이쁨 엄청 받고 자라서 그럴때마다
할아버지 무릎에 올라가서 하라부지 나 조거 먹구싶어 하고 예닐곱살때부터 찾아먹음
조금 커서는 내밥그릇 들고 그냥 거기 가서 앉았음
할머니가 등짝때리면 먹다남은 찌꺼기 먹기 싫다고 발작을 한게 열살쯤이고
스물 무렵부턴 남자형제들 발로차서 주방에 집어넣고
여자형제들 메인 밥상에 데려와서 밥먹이고
안돼면 거기있는 반찬 우리상에 빼옴
이제 우리 할머니댁은 남녀상 따로 안차림 다같이 한상에서 먹음
음식도 다 같이하고 같이 치움
페미니즘 엄청 대단한거 아니더라 나도 할 수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