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왜 사냐?
삶이나 죽음이나 어차피 한끗차인데.
우리가 생쌀을 씹지 않고
쌀을 안치는 과정에서
쌀 골라내기를 하고
부서진 걸 버리고
재료를 다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밥,
더 맛있는 식사를 내가 먹고,
내 식구들을 챙기기 위해서 아닌가.
세상 모든 일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그러니까 걔나 재나라고?
모든 문제는 돌산에서 모래 한줌 덜어내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덜어내서 해결되는 거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입으로 방정 떠는 거랑
한톨이라도 주워내는 사람이랑
어떻게 거기서 거기가 되나.
그 논리면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도 쓰면 안 됨.
평생 넝마나 주워입고 다녀라.
그 논리면 어차피 인간은 종내에는 죽으니 그냥 나가 죽으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