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518유공자셨던 아빠와 우리 가족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160 3
2024.12.23 00:54
160 3

울 부모님이 과거 얘기 잘 안하시고 엄마는 아예 옛날 얘기 입에 담는 것조차 질색팔색하시거든
그러다 최근 여러 얘기들을 듣게 됐는데 그냥 자꾸 생각이 나네
나 태어날 때 아빠가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같은걸로 수배 중이셔서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대
다행이 서울 모 병원에서 받아줘서 내가 나왔는데 지금 찾아보니 그 병원이 당시 어려운 사람들, 노동자들, 민주운동 하던 사람들한테 도움줬던 곳이라더라 의사쌤은 유퀴즈에도 나왔다고도 하고
언니는 인생의 첫 기억이 노조원 아저씨들이랑 최루탄 먹은 기억이래 ㅋㅋ
암튼 그렇게 도망 다니고 감방도 가고 하느라 돈을 못버니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준 돈으로 생활했었대
울 부모님 두분 다 학벌 좋고 엄마는 외할부지가 사업하셔서 풍족하게 사셨거든
근데 어렸을 때 울집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었어
외가댁이랑 교류도 별로 없었고
급식도 지원받아서 먹었던 것 같아
사실 난 가난이 익숙해서 별 생각 없는데 엄마한테는 그게 어떤 사무친 한이었던 것 같아
가난 때문에 나랑 언니에게 아무것도 못 해줬다는 미안함
거기에 친정 가족들까지 망쳐놨다는 죄책감
당시 경찰들이 엄마 친정까지 엄청 들쑤셨나봐
외할부지 사업하는데 가서 괴롭히고 심지어 사촌 사업하는 데까지 가서 못하게 하고
얘기 안하시니 잘은 모르겠지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엄마가 그렇게 간절하게 매달리고 기도하셨던거 생각해 보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은 그래도 경제적으로 좀 풀려서 행복해하시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대학 때쯤의 기억은 뭐랄까 몸서리를 치며 입에 담는 것도 싫어하셔
이모 말로는 당시 엄마가 다른 학생들이 선망하는 그런 아우라를 풍기는 분이셨다는데 사실 잘 상상이 되진 않아
지금의 엄마는 순수하고 소녀 같으시지만... 여전히 본인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신 것 같아 그 시절의 선택을 후회하고 자책하고 아빠 원망하고... 돈에 집착하시고
저번주엔 엄마랑 같이 국회 갔는데 전두환 땜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생각하셨다면서도 길게 얘기는 안하시더라
전두환 아녔으면 우리 가족의 삶은 어땠을까?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을 나왔던 엄마와 아빠, 풍족했던 엄마와 고아였던 아빠, 떠오르는건 가난으로 굴곡진 기억 뿐이고 다른 삶은 안 겪어봐서 잘 모르겠네

계엄 이후로 국회도 왔다갔다 하고 더쿠 보면서 희망도 얻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런저런 생각나서 그냥 글 써봤어 이제 얼른 자고 다시 일상 찾으러 가야지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다들 좋은 밤 보내! 다들 고마워!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최.초.공.개❤️ 싱글큐브섀도우 체험단 이벤트✨ 51 00:08 5,25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59,0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71,63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50,7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09,971
공지 알림/결과 스퀘어나 핫게에 올라온 게시물 또는 댓글을 욕해달라는 식으로 뒷담성 중계를 하는 것이 공지위반입니다. 핫게 저런글 왜 올리냐, 핫게 저글 어이없다, 핫게 댓글에서 또 누구 까려고 난리네, 슼 뫄뫄글에 댓글 정병 많다, 슼 저글이 xx플 갈 글이냐, 제목보니까 까려고 일부러 저런거다 등등 뒷담성으로 해당 글이나 댓글을 욕해달라고 중계하는 행위가 공지위반입니다. 8 10.16 507,573
공지 알림/결과 2025년 상반기 주요 공연장 일정 18 08.04 878,858
공지 알림/결과 2024년 하반기 주요 공연장 일정 117 04.09 1,645,425
공지 잡담 핫게 글 주제에대한 이야기는 나눌수있어도 핫게 글이나 댓글에대한 뒷담을 여기서 하지말라고 10 23.09.01 2,484,610
공지 알림/결과 🔥🔥🔥[왕덬:공지정독바라 차단주의바람] 🔥🔥🔥왕덬이 슼방/핫게 중계하는것도 작작하랬는데 안지켜지더라🔥🔥🔥 95 18.08.28 5,108,86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2953334 잡담 정치이슈에 몰입하다보니 너무 자연스럽게 탈덕이되어서 속시원함 3 06:33 134
22953333 잡담 탈덕을 해도 이제 응원봉은 못 버릴거같아 얜 이제 내 전우임 2 06:33 80
22953332 잡담 무슨색이 나아 키보드 5 06:30 143
22953331 잡담 우리이모 2찍-울엄마 1찍인데 결혼 관해서는 하지마-해라 3 06:29 158
22953330 잡담 난 사실 그냥 시국이랑 상관없이 탈덕이 가까워져오고있었는데 06:29 77
22953329 잡담 호빵 샀는데 귀엽당 06:28 121
22953328 잡담 내가 파는 장르중에 벨덬질이 젤짱 06:28 40
22953327 잡담 장시원 피디 왜 이렇게 자꾸 본인이 진행을 하려고 하시지? 06:28 72
22953326 잡담 투디는 병크터지면 캐릭에게는 죄가 없어서 괴로운 포인트가 좀 있음 1 06:26 79
22953325 잡담 엥 이거 너무... 약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트랙터땜에 공장에 불난줄;;; 10 06:25 352
22953324 잡담 인간덕질말고 다른거 덕질하고싶다 5 06:25 89
22953323 잡담 내 동생 맨날 자기는 민주당 지지자고 유식하고 다 꿰고있고 이런식으로 거드름피우면서 ㅂㄴㄹ만 나오면 엄마아빠한테 보지말라고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ㅇㅈㄹ해서 1 06:25 166
22953322 잡담 생일 한달남았는데 벌써 케이크 골랐어 06:24 35
22953321 잡담 연예계에 현타 이번에 왔다는거 ㅇ 덬질 계속할거라는거 ㅇ 1 06:23 178
22953320 잡담 시간 일론머스크들 아직도 전효성 박나래 등등 여연 지나만가는 유튜브에도 악플다는거 앎? 3 06:22 112
22953319 잡담 근데 엠사 뉴스 여전히 트랙터 30 트럭 50대이러는데 논조 바뀐거 맞음..? 4 06:22 241
22953318 잡담 한남들 여자들이 길냥이 밥주는 영상에도 댓글달고 다니잖아 5 06:20 128
22953317 잡담 2D캐나 덕질할까 7 06:19 110
22953316 잡담 솔직히 ㅌㅇㅌ에서 시위에 사실은 트젠이거나 논바이너리 있는데 여자라 하지 말라는 애들 진짜 멍청해보임 4 06:19 136
22953315 잡담 집회 다닐 덬들 잘 먹고 옷 따뜻하게 잘 입고 다녀 1 06:18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