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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어느 판사의 생각 - 유시민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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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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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시민언론 민들레에서 연재중인 <유시민의 관찰> 에 올린 판사빙의글

판사들의 행태를 이해하는데 도움 됨..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34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34

 

 

친구야, 보내준 메일 잘 읽었다. 첨부한 동영상도 보았어. 전부 내가 한 판결을 비난하는 내용이더구나. 너는 철학자니까,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과 형사 법정의 현실을 모르니까, 그런 이야기에 끌릴 수도 있다고 봐. 친구니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할게. 이런 얘기 공개적으로는 안 하지만 너한테는 말하고 싶다. 날 손절할지도 모른다고? 그래, 할 땐 하더라도 일단 들어는 봐.

검사 욕해야지, 왜 판사를 비난해? 나더러 어쩌라고!

법정이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는 곳이라고? 아니야. 몰라서 하는 오해야. 민사 법정은 몰라도 형사 법정만큼은 절대 그렇지 않아. 너도 그렇고, 네가 보내준 동영상에서 떠든 이들도 그렇고, 다 그렇게 오해한 탓에 나를 비난하는 거야. 나는 현실을 알아. 내가 부장판사야. 형사합의부 재판장이지. 경력이 20년 넘어. 나는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 아니야. 단 하루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 그건 전적으로 틀리진 않지만 대체로 틀린 말이야. 판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고? 검찰이 기소한 형사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유죄인 경우 적절한 형량을 주는 것이지. 검찰과 피고인 측이 법정에 낸 증거와 정황과 논리를 보고 모든 걸 판단해. 법정 밖에서 벌어지는 일은 상관하지 않아.

 

우린 검사가 기소한 사건만 취급해. 검사가 기소하지 않으면, 아무리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어. 대통령과 가족과 측근들의 범죄 혐의는 덮고 야당 정치인과 가족만 탈탈 털어 처벌하는 게 정의로운 법 집행이냐고? 물론 아니지. 대통령이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법제도를 악용하는 것 아니냐고? 그래, 맞아. 그렇지만 그게 판사 책임은 아니잖아. 검찰을 욕해야지 왜 법원을 비난해? 말했잖아.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사건은 형사 법정에 오지 않는데, 나더러 어쩌라고!

기소당한 야당 정치인과 가족들한테 무죄를 선고하라고? 그게 정의라고? 아니야.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 판사는 증거를 보고 법리에 따라 판결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했다 해도, 증거를 조작하고 참고인을 회유해 허위 진술을 받았다고 해도, 검찰이 낸 증거와 증언이 허위라는 걸 피고인이 증명하지 못하면 유죄 선고를 할 수밖에 없어. 증거 조작 여부와 증언의 허위성 여부를 판사는 직접 조사하지 않아. 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그럴 의무가 없어. 처리해야 할 사건이 많아서 안 그래도 바쁜데, 어떻게 그런 일까지 하겠어?

판사들은 옛날부터 스스로 알아서 늘 그래 왔어

나만 그런 게 아냐. 지금 판사들만 그런 것도 아냐. 판사는 대부분 언제나 그렇게 해왔어. 조선총독부 시절부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쳐 민주화 시대까지 세상은 달라졌지만, 판사는 달라지지 않아. 판사가 독립운동가를 감옥에 넣은 게 아니야. 검사가 독립운동가를 기소했고 그들이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를 입증했기 때문에 유죄 선고를 했던 거라고. 우리 대법원은 정치인 조봉암한테 사형 선고를 했어. 이승만이 바로 집행했지. 인혁당 관련자들한테도 사형을 선고했어. 박정희가 다음 날 새벽 바로 집행했지. 김대중한테도 사형 선고를 했어. 전두환이 감형해 미국에 보내서 살았지만, 대법원은 김대중을 죽이라고 했어. 왜? 검찰이 기소했고 김대중이 무죄를 증명하지 못했으니까. 피고인이 무죄를 증명하지 못하면 판사는 유죄 선고를 할 수밖에 없어. 전두환이 총칼로 협박해서 그랬던 게 아니야. 협박할 필요가 없었어.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니까.

그 사람들한테 대법원이 재심 무죄를 선고했지 않았느냐고? 그건 세월이 지났으니까, 시대가 달라졌으니까, 사형을 선고한 증거와 증언이 고문과 조작으로 만든 가짜였음이 밝혀졌으니까 그렇게 한 거야.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사가 잘못했다고 인정한 게 아니라고. 판사의 잘못을 인정한 것처럼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일 뿐이야. 다시 말할게. 형사 법정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고, 판사는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 아니야. 친구야. 나더러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라고 말하는 네가 버겁다. 그렇지 않아도 그런 사람이 많아서 사는 게 쓸데없이 고달픈데, 너라도 그런 말 안 하면 안 되겠니?

 ...(중략)

 

 

 

아래는 GPT한테 요약 부탁한거

 

유시민 작가의 칼럼 **'어느 판사의 생각'**은 자신이 판사라고 상상하며 판사들의 행태와 이를 둘러싼 구조적 이유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글입니다. 주요 내용과 의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내용:

  1. 판사들의 태도와 현실:

    • 법정에서 판사는 사건의 본질적 진실을 밝히기보다 검찰의 기소와 증거에 의존해 유무죄를 판단합니다.
    • 이는 판사가 "진실과 정의의 집행자"가 아니라 법과 절차에 따라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하는 위치임을 보여줍니다.
  2. 법치의 허상과 관행:

    • 법치주의는 모든 이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검찰 기소 여부와 여론에 크게 좌우됩니다.
    • 과거부터 현재까지 판사들은 검찰과의 관계 속에서 수동적으로 행동해 왔으며, 이는 변화되지 않는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3. 판사들의 자기 정당화:

    • 판사들은 스스로를 공정하고 중립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정치적 여론이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라고 주장합니다.
    • 하지만 이는 종종 현실과 괴리가 있으며, 그들의 결정이 정의와 진실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

  • 이 글은 판사의 역할을 스스로 가정하면서, 법치주의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 유시민 작가는 판사들의 태도를 단순히 비난하기보다, 구조적으로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게 하는 사법 체계를 비판합니다.
  •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형사법정의 역할에 대한 환상을 벗겨내고, 사법 체계의 개혁 필요성을 암시적으로 제기합니다.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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