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위를 가면서
어른들이 그렇게 충격을 받았다잖아
지금까지 자신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그 끔찍한 핏빛 역사를
애들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아서
거리로 다시 왔고 그래서 비장했다고.
그래서 거리에 수 많은 아이들이
여봐란 듯이 응원봉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걸 보고
그게 충격적으로 좋으셨다는 거야
아 세상이 변했구나
총과 칼 앞에 부르짖지 않아도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구나.
그걸 얘들이 하는구나
최소한의 양심으로 모인 어른들은
그 해맑은 저항 앞에
그렇게 부끄러우셨다고.
그런 인터뷰들을 많이 봤거든.
그 생각들을 접하니까
광장은 세대 갈등을 다 덮는구나
모두가 화합을 하는 장이구나
그 생각이 들더라.
왜 광장에 가라는 줄 알겠어
나도 기성세대에 가까운 나이라서
같은 응원봉을 들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
그냥 미안한 거야.
이런 세상에 이 어린 친구들을 내던진 게
그런 담론을 어른들은 계속할 거 같아.
이 세상을 어떻게 되돌려줘야 하는가.
이 세상을 어떻게 함께 같이 사는가.
피로 얻었던 결과물이라 여겼던 민주주의를
가장 평화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법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배운 것 같아서
참 뜻 깊다,,, 란 말 하고 싶은데
어떻게 끝을 맺을지 모르겠...
이제 첫 걸음이니까
앞으로도 할 일은 굉장히 많은데
오늘 하루는 발 뻗고 모두 잘 자길 바래.
오늘도 우리는 참 멋진 하루를 보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