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울산 도심에서는 탄핵을 노래하는 야외 콘서트가 열렸다.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이날 저녁 6시30분께 시작한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는 에스파 ‘위플래시’, 부석순 ‘파이팅’, 샤이니 ‘링딩동’, 로제 ‘아파트’ 등 케이(K)팝이 흘러나왔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이제는 집회 필수품이 된 응원봉을 흔들었다. 훤한 조명 불빛이 무대와 참가자들 사이를 화려하게 훑기도 했다. 카메라에 비친 참가자들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뜨면 응원봉을 신나게 흔들고 함성을 지르기도 했고, 어린 아이들은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췄다.
정길만(50·울산 북구)씨는 중고거래 ‘당근마켓’을 본 따 중고거래도 안 된다는 의미로 ‘윤석열, 국민의짐 재당근 불가’라는 팻말을 직접 만들어 나왔다. 정씨는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본 문구가 인상적이어서 만들어봤다”며 “8년 전 박근혜 탄핵 때도 집회에 나왔는데, 그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아는 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윤수일의 아파트인 줄 알고 따라 부르다보니 뒤에는 모르는 노래더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집회는 케이(K)팝 ‘떼창’과 자유발언을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8살 이단비양은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가족들을 소개한 뒤 “잘못을 했으면 벌 받아야지요?”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양의 아버지(43·울산 남구)는 “1년 지나면 다 잊을 거라 말한 국회의원에게 똑똑히 알려주고 싶다. 나는 물론 내 딸도 절대 이번 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 지역사무실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울산에서 시국집회 이후 행진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인데, 이를 본 시민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서 응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는 1500여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