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12일 전교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신명고 학생 24명은 전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난 3일 선배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나라가 한 사람의 교만한 판단으로 계엄이 선포됐다"며 "역사책에서만 보던 '계엄'을 똑똑히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계엄군이 국회로 들이닥치고,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이 마치 우리를 강압적으로 탄압한 일제와 독재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 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친구들도, 광복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눈물로 싸우신 우리 학교 선배님들까지 모두가 차가운 한숨을 내쉬었다"며 "도대체 그들이 내뱉던 공정과 상식, 자유 민주주의는 어디로 간 것이냐"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1919년 독립을 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 학교 선배님들은 맨발로 거리로 목소리를 냈다"며 "이제 우리는 선배님들의 뜻을 따라가며 어둠을 깨뜨리려 한다"라고도 했다.
이어 "두 번 다시 독재를 위한 경솔한 계엄령이 선포될 수 없도록 우리가 물려받고 이어갈 이 사회가 더 이상 처참히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구하려 나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24명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켜보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함께 시국선언문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개교한 지 122년인 신명고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를 가졌다. 1919년 3·8만세운동 당시 이 학교 학생들은 거리로 나가 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항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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