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아파트에서 부탄가스 폭발로 인한 불이 나 주민 30명이 구조되거나 자력 대피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 59분께 수성구 황금동 한 아파트 15층 뒤 베란다에서 불이 났다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2시간 27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화재로 집안에 갇혀있던 주민 9명이 구조됐으며, 주민 21명은 자력 대피했다.
이들은 연기 흡입, 두통, 호흡 곤란, 안구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모두 필요한 응급조치를 마쳤으며, 병원으로 이송되지는 않았다.
불길이 거세지자 소방당국은 한때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소방 장비 57대, 소방관 105명, 유관 기관 관계자 67명을 투입해 진화를 벌였다.
화재는 소방당국에 의해 오전 10시 5분께 초기 진화됐으며, 오전 11시 26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은 적신 수건에 코를 막고 대피하는 등 차분히 초동대처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성 주민은 "처음에는 알 수 없는 큰 소리가 났다가 곧장 불이 났으니 계단으로 대피하라는 소리가 났다"라며 "건너편 세대인데도 불로 인한 냄새가 확 났다. 이렇게 큰불이 난 줄 처음에는 몰랐다"라고 전했다.
주민 김모(60대 여성) 씨는 "불이 난 세대 주방에서 빨간 불빛이 보였다"라며 "유리창이 떨어지고, 화재로 강한 연기가 나 건너편 동에서도 냄새가 심하게 났다"라고 말했다.
발화 세대 거주자 역시 안전하게 대피했다.
불이 난 세대는 15층으로 보호자와 자녀들이 거주하는 가정집이며, 베란다에서 가스버너로 곰탕을 끓이다가 부탄가스가 폭발하며 화재가 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김준열 대구 수성소방서 예방홍보팀장은 "뒤 베란다에서 일회용 부탄가스를 올려놓고 음식물을 조리하다가 잠시 쉬는데 잠이 들었다고 한다"라며 "스프링클러·화재 경보기 작동 등 상세한 사항은 경찰, 가스안전공사와 합동 감식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2001년 준공된 총 28층 건물이다.
법적으로 16층 이상인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나 발화 세대가 15층인 관계로 설치 대상은 아니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이번 화재로 총 48세대가 연기로 인한 그을림 등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