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민 전 대표의 추가 법적 대응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우선은 대표 자리를 둔 싸움은 조금씩 정리되는 모양새. 하이브로서는 큰 산을 하나 넘은 상황이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의 논란은 뒤로 한 채 주가와 실적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할 시기다. 4분기에는 방탄소년단(BTS) 진의 솔로 앨범 발매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예정돼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견고한 실적을 보여주겠단 계획.
회사가 신경 써야 할 또 다른 사안은 손상된 이미지 회복이다. 특히 최근 어도어 소속 뉴진스 멤버 하니가 사내 괴롭힘을 주장한 데 이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는 물론 타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을 원색적으로 품평한 내용이 담긴 하이브 내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낳았다. 이에 이재상 대표는 아티스트들과 업계 관계자, 팬들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모니터링 문서 작성도 즉시 중단했으며,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뉴진스 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뉴진스는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민 전 대표의 편에 서며 그의 대표직 복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하이브로서는 뉴진스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는 노릇. 대신 민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절충안을 내놨다. 이제 회사는 뉴진스를 끌어안고 이들이 계획된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 대표 또한 역량을 총동원해 뉴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알렸다. 뉴진스의 향후 행보를 통해 회사의 위기관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도 하이브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시장은 여전히 회사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를 넘고 개선광정(改善匡正) 하는 하이브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