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숨 막히는 뒤태’를 집착적으로 찍은 건 언론이었고, 흥행을 위해 때론 레이싱 걸이 가슴이 파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도록 한 건 구단이다. ‘하의 실종’ 정도의 옷을 입어야 화제에 오를 수 있지만, 엉덩이가 드러나면 사과부터 해야 한다. 많은 여자 연예인들은 대중에게 몸을 어필해야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동시에, ‘알아서 조신’해야 할 의무까지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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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서는 잘 나가는 연예인도 시구 한 번에 비호감이 될 수 있고, 아무리 예쁜 외모의 여자라도 틀에 벗어난 패션만으로도 입방아의 대상이 된다. 심지어 다큐멘터리에서는 일정한 나이를 기준으로 ‘노처녀’를 규정해 결혼 ‘못’하는 이유를 밝혀내려 하고, 언론에서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성들에게 결혼하고 아이 낳을 것을 권하는 듯한 기사마저 나온다. ‘나’를 위해 시간을 쏟고, ‘나’를 위해 꾸밀 기회는 없다. SBS 에서 이연재(김선아)가 아버지 없는 가정을 혼자 꾸려 가느라 마음껏 살아본 적 없다며 한탄하는 것이 남 일 같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그 때 무대 위, 스크린 속의 소녀들은 자신들끼리 웃고 떠들고 춤춘다. 그건 평범한 그들의 또래에게나 이미 더 이상 ‘나’를 위해 살기 쉽지 않은 성인 여성들에게는 판타지일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판타지는 살면서 좀처럼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많은 여성들에게 즐거운 휴식시간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걸그룹이 노래하고 춤추는 순간만큼은 나를 위해 즐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가. 나는 예쁘지 않아. 하지만 제일 잘 나가.
https://tenasia.hankyung.com/article/2020012367884
텐아시아 시절 검색해서 제일 먼저 나온 글 일부 발췌한거임
이런 글 쓰는 사람이 그런 내용을 작성했다고 하니까 안 믿기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