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5성급 호텔 가운데 약 90%가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각종 세금을 포함한 숙박비 최종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광고 화면에 최종 가격이 아닌 세금과 기타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만을 표시해 소비자를 낚는 ‘눈속임 마케팅’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소재 5성급 호텔 27개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다크패턴(눈속임 설계) 가격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곳(88.9%)이 첫 화면에 최종 가격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최종 가격을 표시한 호텔은 3곳(11.1%)에 불과했다.

16곳은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을 표시했고, 8곳은 세금과 봉사료 등 기타 비용을 뺀 금액을 보여준 다음 결제 단계에서야 최종 가격을 알리는 다크패턴 가격 표시 방식을 썼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종 결제 가격은 초기에 표시된 가격보다 10∼21%까지 더 비쌌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비자가 처음부터 실제 가격을 알 수 없어 가격 비교를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다크패턴 가격 표시를 규제하기 위한 전자상거래법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호텔 홈페이지의 사업자 정보 표시 상태도 미흡했다. 27곳 중 10곳(37.0%)은 상호·사업자등록번호·통신판매업 신고번호조차 홈페이지에 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