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국가대표 운동선수를 심리적으로 길들인 뒤(그루밍) 성폭행을 저지른 20대 코치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8일 의정부지법 형사13부(부장 오태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28)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성폭력 치료그램 40시간 이수와 향후 3년간 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단 코치였던 A씨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1년여 기간 동안 제자 B양(사건 당시 16세)을 수 차례에 걸쳐 자취방 등에서 성폭행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도자 지위를 악용해 B양의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거부하면 "내가 너를 예뻐하는 것"이라고 회유했다. A씨는 "나중에 너한테 남자친구가 생기고 나한테 여자친구가 생겨도 성관계를 해야 한다"며 B양을 압박했다.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남편에게 '네 아내의 첫 상대가 나'라고 말하겠다"면서 협박도 일삼았다. A씨의 지속적인 성착취에 B양은 "내탓이다"라고 하거나 "내게 기회를 달라"며 굴복했다고 한다.
A씨의 범행 사실은 2021년 10월 B양 어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폭로하면서 공론화됐다. B양 어머니는 "코치가 다른 선수들에게 1시간 더 훈련하고 오라고 한 뒤, 딸을 데리고 가서 성폭행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면서 "딸과 함께 몇 시간을 울었는지 모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훈련장에서는 코치의 말이 곧 법이었다. 딸은 항상 혹시 코치의 눈 밖에 나서 불이익을 받을까 너무 두려워했다"면서 "10년 동안 노력한 딸의 꿈은 이제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B양 어머니의 폭로에 앞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듬해 4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A씨는 법정에서 "B양과 합의해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위력에 의해 장기간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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