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가 작은데 앞에 커플 중 여자분은 나랑 비슷하고 남자는 거의 문짝이었음
올 스탠딩인데 하필이면 내 근처에 키 좀 되는 남자분들 많았음
근데 정말 진짜 남자 분이 운동하신 체격이라 너무 커다래서 고개를 양쪽으로 아무리 빼고 까치발 하고 전혀 하나도 안 보이고 남자 등짝만 보이는 거임
그래서 손 쭈욱 뻗어서 여자분을 살짝 톡톡 치고 정말 이렇게 말씀드려 죄송한데 제가 키가 작은데... 혹시 남자친구분이랑 좌우만 바꿔주실 수 있나요...? 이러니까 여자분이 나 보자마자 어머! 네! 당연히 돼요! 자기야 우리 자리 바꾸자 하고 여자분이 내 앞으로 오려 했음
근데 그 남자가 꿈쩍도 않고 버텨서 아니 본인이 줄 빨리 서서 들어오시지 제가 그럼 다른 분들도 계속 바꿔드려야 합니까? 그거 때문에 제 여자친구 공연관람 방해하시는 거예요? 이러면서 엄청 소리지르고 여자분도 당황하심
근데 진짜 무슨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마냥 사방이 다 막혀서 안 보이는 상황이라 정말 조심스럽게 양해 구했고 물론 내 욕심이었던 건 맞지만 정말 예의 바르게 정중히 부탁 드렸는데 내가 많이 무례한 거였나 싶고 거의 190 되는 남자가 거의 한 발자국도 안 되는 거리에서 소리지르니까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이거 가지고 우냐고 야 나와봐 무례하게 굴어놓고 즙 짜는 건 왜 그러는 거냐 하고 막 쏘아붙여서 그냥 죄송합니다... 이러고 공연장 맨 뒤로 가서 쪼그리고 울다가 집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