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저작권 총회 기조연설 맡아
SM 분쟁 후 본격적 공개석상
“K팝과 AI 접목, 산업 키워야”
최근 A2O 상표내고 송캠프 언급도
SM 분쟁 후 본격적 공개석상
“K팝과 AI 접목, 산업 키워야”
최근 A2O 상표내고 송캠프 언급도
이 전 총괄은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 정기총회에서 ‘K팝과 인공지능(AI)’을 주제로 20여 분 동안 기조 연설을 했다. 그는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흰색 셔츠 등 가벼운 차림에 밝은 표정으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CISAC은 세계 116개국 225개 단체를 회원으로 둔 저작권 분야 최대 규모 국제 단체로, 올해 정기총회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유치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후 행사장 바깥에서 따라붙는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도 “안녕하세요”라고 여유있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최근 상표 출원한 A2O 엔터는 어떤 회사냐’는 기자의 질문에 “곧 알게 되겠죠”라고 간단히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지난해 2월 SM을 둘러싼 분쟁이 한창일 때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한 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취재진과 대치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연단에서 폴란드 출신 한 참석자에 관해 “송캠프를 함께 할 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송캠프는 여러 뮤지션이 모여 함께 작곡·협업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이 전 총괄이 보이는 의욕적인 행보에 국내 K팝 업계 복귀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개인 회사 블루밍그레이스를 통해 낸 A2O 엔터테인먼트라는 상표 출원의 상품 분류는 연예오락업, 스포츠·문화활동업 등이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하며 지금의 K팝 업계의 기틀을 다졌지만, 지난해 자신이 보유했던 지분 전량을 하이브에 매각하며 ‘인생 2막’을 예고했다. 다만 하이브와의 계약 내용 중 ‘3년간 국내 경업금지’ 조항 탓에 당장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프로듀싱 사업 활로는 막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총괄은 이날 연설에선 “K팝과 AI의 접목은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정책 정비 등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가 법으로 보호받는 AI 세상을 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AI 챗봇과 아바타에 주민등록증과 같은 ID를 발급해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던졌다. 그는 “아직도 익명으로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이트와 소셜미디어가 많다”며 “아무리 작은 사이트라도 모두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창작자가 보호받을 수 있고 세계 무대에서 투명하고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게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창작자를 우선으로 보호한다는 큰 목적으로 두겠다”고 축사를 했다.
정주원 기자(jnw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