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구조물/혼성 찐인지 몰라 일단 보이는 대로만 써봄..
울플러
: 스맨파 '뱅크투브라더스' 크루가 생각나는 스타일과 구성, 처음부터 끝까지 정통 힙합 스타일로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가 느껴짐. 사실 이런 정공법이 손해를 보지 않음. 수치적으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본인들의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잃을게 없으니까. 근데 그 만큼 아쉬운 부분도 존재함. 본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여자댄서가 현재 한국 댄스판에 많이 없을 거임. 그래서 남자 댄서들이 대거 헬퍼로 나왔을텐데 그게 역효과 까진 아닌데 좋은 시너지는 안느껴짐. 나는 내 스타일을 지킬거야. 라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결과물에 묻으려면 인원이 적더라도 여자댄서로 구성했으면 더 효과가 좋았을거라는 얘기임. 앞서 얘기한 뱅크투브라더스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것도, 오히려 몰개성처럼 느껴지는 면도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고 '멋'을 보여주는 스타일 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음.
레이디바운스
: 이 팀의 개성은 유튜브에 공개 된 '크루곡 퍼포먼스' 영상에서 가장 잘 보임. 컨셉추얼함과 유니크함이 색깔인데 단순히 비주얼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무브에 파워도 느껴지기 때문. 그런 매력을 메가 크루에도 잘 녹여낸거 같음. 문제는 대중들이 방송만 보고 이 팀의 이런 개성을 발견하고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 메가크루 영상을 보고 "역시 이 팀은 이런게 매력이지" 하는 기본 점수를 따기 어렵다는 것. 일단 메가크루 영상은 아쉬움이 살짝 남음. 초반 음악과 에너지가 몰입감 있는데 중반부에 레드 제플린 음악이 에너지 '톤'은 맞는데 춤 보다 음악이 더 강렬하게 느껴짐. 그래도 이 팀은 헬퍼 남자 댄서들이 레이디바운스 멤버들을 한 부족의 여왕을 모시는 느낌으로 배치해서 그런지 울플러 영상에서 느껴졌던 아쉬움은 상대적으로 덜 했음. 그리고 메가크루 영상에서 탑뷰(부감샷)는 잘 쓰면 효과가 큰데 이 팀은 표정의 에너가 강한 팀이라 중간중간 흐름을 끊는 느낌이라 아쉬웠음. 첫인상은 강렬했지만 다시 보고 싶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음. 매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 듯.
베베
: 메가 크루 미션은 사실 '판'을 깔아주는 것임. 너네가 '팀'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다 해봐 하는.. 그래서 전 시즌들도 다 메가크루 기점으로 크루 팬덤이 형성되고 결국 최종 우승팀도 메가크루 미션의 흐름을 탄 팀에서 나왔음. 아쉽게도 베베는 메가크루 미션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음. 연기가 나쁜게 아님. 연기는 분명 퍼포먼스를 살려주는 요소임. 그런데 그게 너무 자주 반복되고, 전체 흐름을 다 가져갔다는게 문제. 다수의 움직임에서 오는 극대화 된 효과를 느끼고 싶지, 가사가 잘 표현 된 연기를 보고 싶은게 아님. 그래서 계속 이거 케이팝 미션인가..? 이거 맨오브우먼 미션인가..? 갸우뚱 하게 됨. 물론 감탄한 순간들도 있었음. 초록/빨강 조명 아래 대칭 되는 구조로 짠 구성이나 천을 사용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스토리를 극적으로 구성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음. 그런데 베베를 통해 보고 싶었던 건 안무가 바다의 신선한 동작, 연습량이 느껴지는 합이었던 것 같음.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음.
딥앤댑
: 이렇게 뚜렷한 컨셉(한국 전통)을 잡고 가는 영상이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디테일'이라고 생각함. 딥앤댑의 메가 크루 영상이 '좋았을 뻔한' 부분은 많았지만 대부분의 구성에서 실패했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디테일이 떨어져서라고 생각함. 특히 한국 전통을 차용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흔하게 봤던 동작, 그림'을 차용하는건 그 만큼 이전에 봤던 레퍼런스 보다 잘해야 하는 리스크도 안고 가는 거임. 우리가 흔히 '학생이 할 것 같은...'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학생들을 폄하 하는게 아니라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할 때' 자주 하는 실수가 레퍼런스를 '자기것'이라고 착각해 흉내내는데 그치기 때문임. 예를 들어 딥앤댑 영상에서 한국 무용수를 가운데 배치했는데 정말 협업의 안좋은 예시라고 생각함. 우리는 이미 한국 무용수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음. 그래서 하얀 천 하나만으로도 뭘 보여주고 싶은지 알 수 있음. 프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도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함. 그냥 가운데 덩그라니 모셔 놓는다고 다가 아님... 다만 후반부에 효진초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음악과 카메라 워킹의 효과가 좋아서 그 한 장면 만큼은 건진 느낌이었음.
마네퀸
: 메가크루 미션을 가장 잘 이해한 팀이라고 느꼈음. 인원이 주는 압도감, 명확한 컨셉, 무대 활용, 적절한 포메이션 변화, 음악 사용, 특히 팀의 강점을 놓치지 않았음. 윈터라는 유명인이 헬퍼로 등장했음에도 전체적인 무드가 깨지지 않고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이 확실하게 전달 됨. 이 팀은 오히려 말할게 별로 없음. 전체적으로 잘했다, 는 느낌. 아쉬운 점은 무대 세트를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한건 알겠는데 동선 변화시 이동하는 댄서들의 처리가 깔끔하지 않음. 시선을 분산시키는 느낌까지 들어서 완성도를 떨어뜨림. 카메라 무빙으로도 해결 하거나 포메이션으로 충분히 가릴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디테일이 아쉽게 느껴졌음. (윈터가 아름답게 퍼포먼스를 하고 난 뒤에 쭈그려서 호다다닥 가는 모습이라니....) 미슐랭은 아니지만 맛집은 인정이라는 느낌.
잼리퍼블릭
: 보면서 놀랐음. 왜냐면 잼리퍼블릭은 어떻게 메가크루 미션을 할까? 하고 혼자 생각했을 때 2가지 키워드를 생각했는데 하나는 비욘세, 다른 하나는 미식 축구였음.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좋았다면 좋았고 아쉽다면 아쉬운 딱 그 정도였음. 비욘세 슈퍼볼 무대 중반 파트 정도 느낌이군. 딱 해외팀에서 느낄 수 있는 그루브와 파워와 함께 잼 리퍼블릭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음. 장점은 뚜렷하게 보였지만, 이 영상 자체가 이 크루의 매력을 배가 시켰냐 하면 아니라고 생각함. 여건 상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초반 스탠딩에서 트랙으로 이어질 때 까지 커스틴이라는 댄서의 아우라로 겨우 끌어가는 느낌이었지 영상 자체가 너무 '날 것'인게 문제임. 영상일 해서 더 거슬리게 느껴진 걸 수도 있지만, 필터 하나는 씌웠어야 함 ㅠ... 이부분의 아쉬움이 딱 후반부 그라운드 장면에서 해소가 됨. 이 팀의 무브를 살려주려면 좀 더 톤 다운 된 '무게감'이 느껴지는 영상 톤&매너였어야 한다고 생각함. 결과적으로 최선은 아니었던거 같고 이 팀의 정체성은 확인했으나 그 이상의 매력은 발견하기 어려웠다는게 전체적인 평임.
원밀리언
: '이기는 방법'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선수가 컨디션 조절 잘 해서 경기를 뛰면 나오는 결과. 메가크루에서 보고 싶은 '그림'을 만드는데 온갖 노력을 집약해 만들었다는게 느껴졌음. 위에 울플러, 레이디바운스, 베베, 딥앤댑 이 팀들의 아쉬웠던 점을 종합해 보면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것. 반면 원밀리언은 치말하게 짠 전략이 완벽하게 먹혔음. 특히 댄서들의 손동작이 물결 치듯 계단 위까지 뻗어나가는 장면에서 이건 성공했다. 라고 느꼈음. 선곡 역시 영리했음. 의상부터 전체적인 동선, 구성이 치밀하게 짜여진 명작 영화의 시퀀스를 보는 듯 한 느낌. 아쉬운 점은 메가크루여도 댄서 개개인의 '날'을 세워서 짧게라도 매력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전체적인 그림을 위해 희생한 것 같았음. '평창 가세요' 라는 댓글이 달릴 것 같고, 그건 곧 메가크루 미션을 제대로 성공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