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지 몇분이 지났을까. 허남준이 지닌 독특한 호흡과 말의 리듬을 따라 ‘제2의 지문’이라는 성문, 음성의 무늬를 그려보고 싶어졌다. 드라마 <유어 아너>의 캐스팅 카드를 손에 쥔 유종선 감독이 다른 마음을 품었을 리 없다. “호흡을 자기 마음대로 쓴다. 좋은 쪽으로 이상하다”는 평가와 함께 역할을 제안받은 허남준은 “벌벌 떨면서” 피 칠갑의 범죄극을 첫 주연작으로 만나게 됐다.
허남준은 연기라는 유속에 몸을 맡겨 자유롭게 흘러온 배우다.
허남준은 지금 이 시기를 “운때가 맞았다”고 표현하며 존재의 주변에서 작용하는 미지의 힘에 공을 돌렸다. 보는 사람은 알고 있다. 그 힘은 결코 자연발생할 수 없었다는 것을. 모험적인 영혼이 발굴해낸 길이자 제 주인을 찾은 재능이 다다른 곳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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