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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주 평범한 주말 오후였는데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낀
버건디 상의를 입은 손님이 오심
사실 처음엔 외국인인 줄 알았다
비율이 한국인 비율이 아니었음..
모자가 너무 깊어서 눈도 잘 안 보이고
피부도 엄청 하얘서 그냥 외국인 관광객인 줄
근데 그분이 부점장님한테
뭘 여쭤보고 갔는데
갑자기 부점장님이
안재현이라는 거
엥?
진짜요?
사실 처음엔 아닌 줄 알았다
안재현이라기엔 체격도 있었고
뭔가 안재현이 여길 왜..
라는 생각에 그분이 다시 뭘
여쭐 때 가까이 갔는데
목소리가 그냥 안재현임
그냥 신분증임
진짜…
목소리가 너무 낮고 부드럽고 깊은 목소리..
진짜 일반인이랑 다른 소리였음
맨즈 옷 가게라 낮은 목소리
제법 들어봤는데
진짜 깊이가 다름
바로 부점장님이랑 확신에 참
안재현은 또 다른 옷 보러 가고
우리끼리 계산대에서 오두방정을 떪
평소에 부점장님이 안재현 엄청 좋아해서
손님 좀 빠지고 널널할 때
확인 겸 사진 부탁을 함
근데 진짜 안재현이 맞았음
갑자기 심장이 300비트로 뛰고
안재현만 신경 쓰임
근데 티 내면 불편해할 테니까
안재현이 뭐 물어볼 때도 최대한 침착하게 말함
되게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설명하면서 긴장돼서 개절음
다리도 조금 떨리고
손도 떨리고
아니진정해
너 이 정도는 아니잖아
후
암튼 막 이것저것 피팅도 하심
나는 이제 딱 계산할 때 사인받으려고
종이랑 펜은 주머니에 넣어둠
그러면서 감상도 좀 더 했는데
일단 모자가 정말 오버스럽게 커 보일 정도로
얼굴이 작음
그리고 백인이라고 착각할 만큼 피부가 하얌..
옷 핏도 너무 좋고
체격도 다부짐.. 특히 어깨..
진짜 생각보다 건장해서 직원분들도 다 놀람
그리고 정말 나긋하고
상냥하고
눈만 봤는데도 설레고
그만두고 싶던 알바도 평생 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느낌
진짜
오늘 하루 종일 안재현이랑 대화했던 순간에 갇혀 삼
드르륵.. 탁.. 드르륵.. 탁..
그리고 대망의 계산
응 부점장님이랑 바로 계산대 사수
옷 접는데 안재현이 앞에서 기다니까
손이 떨려서 개못접음
그리고 계산하고 영수증 기다릴 때
종이랑 펜 건네면서 싸인 부탁함
내 이름을 물어보길래
헉 써주려나 보다 하고 후딱 말했는데
이러면서 한 번 불러줌
😇
그리고 뮤비 찍은 거 잘 봤다고 하니까
재밌게 봤냐고 물어봄
😇
그리고 뭐 암튼 얘기하면서(기억안남ㅈㅅ)
웃는데
와
누군가랑 마주 보면서 웃는 게
이렇게 설레는 거구나
안재현이 저를 쳐다보며 웃는 순간
저는 사망하였고
일은 해야 하기에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렇게 그는 저벅저벅 사라졌고
남은 건 빨개진 얼굴과
300비트로 뛰는 심장뿐이었습니다..
암튼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원래 퇴근 전에 개피곤한데
오늘은 무슨 도핑 맞은 거처럼 기운이 남아돎
나 평생 성수에서 일할래.. (그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