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감독은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서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강원에 연봉을 깎아서 온 만큼 일본 무대에서 받던 수준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지난달 29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윤 감독은 "강원의 준우승은 모두가 생각 못 했을 것이다. 올해 굉장히 '핫'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은 어느 지도자나 같은 마음이다. 팀 관계자, 대표님께서 결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애초 정해진 데드라인까지 구단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김 대표의 의중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감독 계약 당시 조건이었던 2024년 우승시 연봉 5억원에 맞춰,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기본 연봉을 정했다. 그런데 윤 감독측은 현 연봉의 2배 이상을 요구했다. 구단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야만 해 고민하는 중"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양측의 연봉 갭은 3~4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한 발씩 양보하면 좁혀질 수도 있었지만, 어느 쪽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깊은 감정의 골도 원활한 협상의 걸림돌이 됐다. 김 대표가 지난달 22일 K리그 대표이사급 중 최고 대우로 장기 재계약을 체결한 뒤 사실상 협상은 끝난 것과 다름없었다. 6일 유튜브 방송에 앞서 윤 감독측에 최후통첩을 한 뒤 여름부터 소문이 나돌던대로 정경호 신임 감독을 내정했다. 김 대표는 "추가 협상을 했지만, 감독이 요구하는 범위와 구단의 생각은 꽤 많이 차이가 났다. 윤 감독의 요구를 수용하고, 코치진과 선수단의 요구를 모두 맞출 경우 내년 예산이 70% 초과된다"며 예산상의 이유로 윤 감독과 함께할 수 없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윤 감독은 지도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연봉이 낮은 다른 감독으로 대체되는, 유럽, 일본과는 다른 국내 축구 현실을 개탄하곤 했는데, 강원이 그런 코스를 밟은 꼴이 됐다. 8년 수석코치 생활을 끝내고 1부 감독으로 첫 발을 뗀 정 신임 감독은 "강원은 나에게 의미가 큰 고향팀이다. 중책을 맡겨준 김 대표께 감사드린다. 올해 강원 동화는 끝났다. 2025시즌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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