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즌을 보낸 강원과 윤 감독이지만, 재계약 협상에서는 난항을 겪었다. 온도 차가 컸던 쟁점은 '몸값'이다.
윤 감독이 올해 받은 연봉은 4억 원. 과거 일본 J리그에서 활동할 당시 연봉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그는 도민구단의 현실을 감안해 받아들였다.김병지 대표는 "처음에 계약서를 쓰면서, 2024년 우승 시 25% 인상된 5억 원에 새롭게 계약하기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윤 감독 측도 "그 문구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부분에서 서로의 주장이 갈라진다.
강원 구단은 비록 우승을 놓쳤지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자 윤 감독에게 6억 원을 보장하고 성적에 따른 옵션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옵션을 모두 충족할 경우 8억 원이 넘는다는 게 구단의 주장이며 이는 K리그 기업구단을 제외한 시·도민구단 기준으로는 사령탑 최고 대우다.
김 대표는 "우리는 우승이 아닌 준우승인 데도 윤 감독에게 기존 계약서 이상의 대우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윤 감독은 강원의 제안보다 더 좋은 대우를 원했다. 보장 금액을 늘리고 옵션을 더하면 10억 원 이상이 된다.
윤 감독 측은 "윤 감독은 좋은 뜻으로 강원 지휘봉을 잡았고, 이번 시즌에는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구단에서도 시즌 중 구두상이지만 최고 대우를 고려하겠다고 했는데, 실질적인 제안은 우리가 생각한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윤 감독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윤 감독 측은 올 시즌 성적은 물론 흥행까지 최고의 성과를 낸 만큼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단은 윤 감독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쇄적으로 오르는 선수단, 프런트 등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도민구단의 예산은 한정돼 있다. 기업구단처럼 회장님들로부터 더 많은 예산을 받아내기가 쉽지도 않다. 그런 상황에서 너도나도 다 크게 연봉이 올라가면 결국 얼마 못 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원과 윤 감독이 결별한 뒤에는 어쩌면 위약금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해 6월 최용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강원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은 1년 6개월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장 계약 옵션 조항도 포함했다. 윤 감독이 이를 거부하고 팀을 떠날 경우 강원에 억대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최악의 경우 법적 다툼까지 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가운데 윤 감독 측은 "계약서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해 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6일 강원 구단의 이번 시즌을 결산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 감독과 재계약 불발과 함께 협상 진행 과정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윤 감독 측은 "현재로선 상세하게 다 말할 수 없다. 6일 방송에서 나올 김 대표의 발언을 살펴본 뒤 대응하겠다"고 했다.
윤 감독은 강원과 재계약 협상 무산과 향후 거취에 대한 뉴스1의 취재 요청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