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상무 측은 공평하게 입대하는 선수 20명을 모두 영상으로 담아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고심 끝에 김천상무 측은 20명의 신병 연락처를 사전에 모두 수소문했다. 축구계는 좁다. 기존 선수들에게 문의하고 건너건너 연락처를 물어봐 20명의 연락처를 모두 확보한 뒤 장문의 인사말과 공지를 일일이 20명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시간에 맞춰 훈련소 입구로 와 짧은 영상 촬영에 응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천구단 관계자는 “다행히도 20명 모두에게 답장이 왔다”면서 “순조롭게 이 선수들의 첫인사를 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천상무 측이 센스도 발휘했다. 20명의 선수를 같은 시간에 모두 모이게 할 경우 이 선수들이 대기를 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날 입대는 오후 2시였다. 입대 전 1분 1초가 아까운 신병들에게 짧은 인터뷰 영상을 찍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건 괴로운 일이다. 김천상무 측은 10분 간격으로 10명씩 모일 수 있도록 공지했다. 10분 먼저 모여야 하는 10명은 20명의 신병 중 나이 어린 순으로 정했다. 김천 구단 관계자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어린 선수들이 형들보다 10분 먼저 오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이 선수들은 오후 1시에 10명, 오후 1시 10분에 10명이 모였다. 하지만 2천 명의 입대 장정과 가족들이 붐비는 공간에서 훈련소 입구에 정확히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신병들은 원소속팀 홍보 담당자의 얼굴은 익숙하지만 김천상무 홍보 담당자의 얼굴은 알 길이 없다. 이날 김천상무 담당자는 일부러 선수들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도록 김천상무 엠블럼이 달린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소 입구에 서 있었다. 그가 서 있자 선수들은 ‘아 저 분이 김천상무 담당자구나’라면서 약속된 시간에 약속된 장소로 모였다.
다들 까까머리인 탓에 김천상무 담당자도 20명의 선수 얼굴을 일일이 알 수는 없었다. 김천상무 담당자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오면 누가 누군지 정말 모른다”면서 “그런데 김천상무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으니 다들 어딘가에서 나타나서 ‘저 XXX 선순데요’라고 먼저 인사를 하더라. 20명 모두 사전에 한 공지를 보고 약속을 잘 지켜줘 영상을 순조롭게 찍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20명의 신병은 입대 첫날부터 ‘까라면 까는’ 군대 문화에 곧바로 적응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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