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측 관중석은 'SEOGWIPO(서귀포)'라는 영문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S'는 빽빽하게 앉은 관중들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기에 한 구역에 몰려 앉아있던 것이다.
전반 18분 제주는 단체 관람 온 성수고등학교를 전광판을 통해 환영했다. 그러자 동측 관중석에서 학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233명이 방문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학교가 하나 더 있었다. 전광판에 '전주신흥고등학교'가 뜨자 갑자기 원정석 한 켠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또 뒷이야기가 있었다. 전주신흥고 또한 제주도에 수학여행 중이었다. 그런데 연고 팀인 전북이 제주 원정이라는 걸 알게 된 학생들이 경기 관람을 건의한 것이었다. 그래서 전주신흥고는 지원자에 한해 단체 관람을 결정했다. 그런데 그 지원자가 무려 170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원정석으로 향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단체 관람이라 제주 구단은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원정석이어도 사전에 알게 됐다면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평소 제주는 원정팬도 소중한 고객으로 대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제주는 원정석에 앉아 있어도 전광판에 전주신흥고의 이름을 띄우며 환영했다.
단순히 원정석에 앉은 수학여행단까지 챙긴다고 해서 제주 구단이 독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제주 구단이 진짜 독한 것은 따로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사실 전주 A여고가 수학여행을 온다기에 경기 관람 영업(?)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A여고 대신 신흥고가 왔다"라고 웃었다. 원정 팬들이 대다수일 수 밖에 없는 학교도 제주의 레이더망에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정말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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