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는 올 시즌을 앞두고 경기장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울산현대 시절 엠블럼도 울산HD의 새로운 엠블럼으로 모두 교체해야 했다. 이제 울산현대와 그 시절 엠블럼은 모두 추억 속으로 사라질 상황이다. 경기장에는 아직은 어색한 울산HD 엠블럼이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었다.
K리그에서는 울산HD라고 써야하지만 ACL에서는 아직까지 울산현대라고 표기해야 한다. 지난 해부터 추춘제를 도입한 ACL은 춘추제인 K리그와는 시즌 개막과 일정이 다르다. K리그는 새롭게 시즌이 시작됐지만, ACL은 2023~2024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울산은 AFC의 'ACL 참여 클럽들은 대회 첫 경기 이후 이름을 변경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 시즌까지 사용한 팀명과 엠블럼을 유지해야 한다. 전북현대와의 ACL 8강전에서도 ‘울산현대’와 그 시절 엠블럼이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등번호 역시 마찬가지다. ACL을 시작하며 등록한 등번호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서 울산현대, 아니 울산HD 관계자들의 일이 더 많아졌다. 지난 ACL 8강 홈 경기를 앞두고 AFC에서 나온 담당자가 ‘FM’으로 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경기장의 모든 울산HD 엠블럼과 구단 명칭 표기를 빼야했다. 울산HD 구단도 꼼꼼하게 일을 처리했지만 차마 빼먹은 곳이 없을 수는 없었다. 특히나 새롭게 바꾼 기자회견장이 AFC 담당자의 눈에 들어왔다. AFC 담당자는 기자회견장의 작은 울산HD 엠블럼도 모두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고 울산HD 측에서도 당연히 이를 따랐다. 결국 울산HD는 아예 큰 현수막으로 기자회견장 한 쪽을 가렸다. 울산HD는 ACL 전북전이 끝난 뒤 모든 걸 다시 울산HD로 되돌려 놓아야 했다.
울산HD 관계자는 “ACL 경기를 앞두고 온 경기장을 뒤져 울산현대 엠블럼과 명칭 표기를 찾았다”면서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도 울산현대 엠블럼과 명칭이 들어가 있다. 바리케이트 봉에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배너 밑에도 작은 글씨로 울산현대라고 써 있다. 이걸 하나하나 다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ACL 경기 때는 울산HD 직원들의 점퍼까지도 신경써야 했다. 지난 시즌 울산현대 엠블럼이 달린 점퍼가 있는 직원은 지난 시즌 점퍼를 입으면 됐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은 올 시즌 점퍼를 입고 엠블럼을 테이프로 가려야 했다.
울산HD는 다가올 ACL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경기에서도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한다. 울산HD 관계자는 “한 번 더 일을 하면 어떤가. ACL 4강에 나갔다는 게 좋은 일 아닌가”라며 웃었다. 이 관계자는 “이제 리그 경기 때면 울산HD라고 정확히 불러달라”면서 “그런데 사실 우리도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을 때면 ‘울산현대 축구단입… 아니 울산HD 축구단입니다’라고 한다.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울산HD가 울산현대보다 더 세 보인다. HID 같기도 하고 강해보인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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