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여기서 끝났다면 그저 미담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울산과 반포레 고후 선수들은 그라운드 밖에서 더욱 훈훈했다. 먼저 믹스드존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됐다. 울산 아타루와 반포레 고후의 외국인 유타카가 반갑게 서로 인사했다. 그러더니 유니폼을 교환하고 '인증샷'까지 찍었다.
울산은 마지막으로 도쿄국립경기장을 떠나기 전 원정 라커룸을 깔끔하게 청소했다. 팀의 고참인 김기희가 빗자루를 잡고 바닥을 쓸었고 황석호와 고승범, 장시영 등 선후배 가리지 않고 청소에 참여했다. 그리고 라커룸에 '반포레 고후의 위대한 여정에 상대로서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다시 만나 멋진 경기를 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적고 나왔다.
물론 전반전 일찍 교체된 김기희가 빗자루를 잡았다는 것은 걱정일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 김기희의 부상은 큰 것이 아니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전반전 초반 컨디션이 급격히 좋지 않아 스스로 교체를 요청한 것"이라면서 "큰 부상은 아니다. 본인이 여기서 더 무리하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랬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일화가 있다. 울산 선수단이 떠난 이후 반포레 고후 팀 매니저가 급하게 울산 구단 관계자를 찾았다. 알고보니 반포레 고후의 수비수 유타 이마즈가 간곡하게 부탁한 것이었다. 고후 관계자는 "이걸 꼭 전해달라"며 울산 구단 관계자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반포레 고후 유타 이마즈는 원정 온 울산의 이케다 세이고 코치와 아타루에게 선물을 준비한 상황이었다. 나름대로 지역 특산물인 '모찌'를 챙겨왔다. 시간이 맞지 않아 직접 전해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울산 구단 관계자가 무사히 인수인계 받아 곧 두 사람에게 '모찌'는 전달될 예정이다. 울산 선수단이 떠나도 도쿄국립경기장은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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