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이상민은 "말이 안 나올 정도다"라며 "6~70분이 지나서 다리에 근육 경련이 났다. 그리고 경기 이틀 전부터 아킬레스가 좋지 않았다. 축구화를 신으면 걷지 못할 정도로 아팠는데 형들의 간절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 뒤에 계신 스태프 분들도 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보여서 '아프니까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도 내가 더 해야지'라는 생각이었다. 주위 형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역할이 상대 민경현 선수를 상대하는 것이었다. 공격적으로 많이 나가는 선수다"라며 "내가 수비 가담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아코스티가 오른쪽에서 준비했고 내가 왼쪽 윙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코스티가 부상을 당했는데 아파도 막 하려고 하더라. 그러다가 너무 아프니까 경기 전날 훈련 때 나가게 됐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나는 할 수 있으니까 아코스티 몫까지 해야지'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 결정적인 장면에 대해 물었다. 이상민이 공을 잡는 순간 인천 수비진은 아무도 없었고 하프라인 전에서 공을 받았기에 오프사이드도 아니었다. 이 말에 이상민은 웃으며 "쥐가 났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그 순간에는 쥐가 없어지고 '이건 내 거다'라는 생각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부터 시작해서 '골 넣고 팬들에게 달려가야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팬분들께 너무 감사했다. 99%는 아쉬웠는데 사실 안도감 1% 정도는 있었다. 못 넣었으면 큰일 나는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렇게 아쉬움은 있었지만 경기에서는 승리했다. 종료 휘슬 이후에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이에 대해 이상민은 "눈물도 안 날 정도로 정말 다 쏟아냈다"면서 "한마음 한뜻으로 다 같이 뛰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형들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감사했다. 내가 경기를 뛰면서 팬분들의 목소리가 1초도 들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비가 오고 정말 추운 와중에도 감사했다. 팬분들과 같이 뛰어준 형들, 그리고 벤치에서 '정신 차려라. 잘했다'라고 외쳐주신 선생님들까지 모두 감사하다"라며 벅찬 감정을 이야기했다.
